好學의 漢字文學/[명심보감]明心寶鑑

明心寶鑑 알아 둘 것

好學 2009. 3. 22. 22:12

 

 

 

明心寶鑑

 

일러두기

 

 

 

시대의 문신(文臣) 추적(秋適) 선생이 동몽(童蒙)들을 위하여 고전에서 귀감이 될 만한 문구들을 발췌하여 편집한 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 번 읽어보면서 느낀 점은 글귀도 물론 좋지만 현대인들이 한자, 한문 공부를 하는 데도 이만한 책이 없다 싶을 정도로 내용도 간결하고 그다지 어려운 글자도 없습니다. 인용된 글귀들 역시 기원전의 까마득한 책에서부터 송대에 이르기까지 (물론 후대에 더 첨가되어 조선 시대의 글까지 있지만) 시기적으로도 다양하며, 내용도 또한 유가(儒家)에만 국한하지 않고 유불선의 복합된 사상까지 망라되어 있어 동양인의 정신 세계를 느낄 수 있는 훌륭한 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인의 교양서로서 한번쯤은 반드시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제가 명심보감을 번역하면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글자 그대로의 직역을 하는 데 있습니다. 명심보감의 내용은 옛날 어린이들이 배울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에 문장의 속뜻을 이해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직역을 함에 있어서도 어정쩡하게 얼버무리듯이 대충하는 글풀이가 아니라 글자 하나 하나마다 그 쓰임새를 알 수 있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해석법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문은 얼핏 보면 아무런 문법도 없이 그럭저럭 글자를 뭉쳐서 만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알고 보면 한문도 엄연한 문법체계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문 고유의 문법으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종종 영문법을 원용하여 설명하였으므로 다소 적확(的確)하지 못한 설명이 될 우려도 있으나 오히려 영문법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더 쉽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또한 원문을 인용함에 있어서는 토(吐)를 달지 않고 단순히 쉼표로 구두점을 구분지어 놓았습니다. 전통대로라면야 당연히 토를 달아야겠지만, 사실 토를 달아 읽는 것은 한문을 해석하는 데 그리 좋은 방편은 아니라고 봅니다. 옛날에는 암기를 위해서 우리말의 조사나 어미를 한자에 덧붙여 읽었지만 지금은 암기를 할 이유도 없거니와, 또한 이는 영어에 우리말의 조사를 달아 읽는 것과 같이 어색한 일이기도 합니다. 또 독해실력을 기르는 데도 토를 달아 읽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여겨 토는 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번역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오역한 부분이 상당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발견하시거든 서슴지 마시고 메일을!!.. 

이제 마음의 몽매함을 깨우쳐 줄 보감(寶鑑)에 여러분을 비추어 보십시오. 

 

장자(莊子)에 득의망언(得意忘言)이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말이란 뜻을 담고 있는 그릇에 불과할 뿐, 그 말에 얽매어 진정한 뜻을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명심보감을 제가 몇 권 접해보았는데 뜻풀이는 꽤 잘되어 있으나, 처음 한문을 읽는 사람들이 그 말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도록 충분한 배려는 해놓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글을 읽던 그 글의 문법을 제대로 알아야 의미 전달이 잘 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겠습니다.  

 

아래의 명심보감은 초심자들이 한문의 문법을 이해하고 한자(漢字) 하나 하나의 쓰임새에 익숙해지도록 세심한 설명을 제 나름대로는 덧붙여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글에 담긴 진정한 뜻을 이해하고 무젖어 나름대로 얻는 것이 있으면 큰 다행이겠습니다. 그러나 그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뜻보다도 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진정한 뜻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래의 명심보감은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한문의 문법을 주로 설명하였습니다. 몇 번 숙독하신 후에 그제서야 득의망언(得意忘言)의 경지에 이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 경지는 누가 이끌어줄 성격의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독자의 의지와 능력에 달린 것입니다.  

 

  池濬, 譯註    讀者諸賢, 惠存    歲在一千九百九十七年十一月日書 

 

  붙임: 명심보감은 고려(高麗) 충렬왕때 문신 추적(秋適)이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책의 서문등의 내용으로 보아 명초(明初)에 범입본(范立本)이 지은 것으로 봄이 옳을 듯 하며, 우리 나라에서는 조선초기에 책으로 간행되어 유포된 것이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