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교육 3/(국어사전)國語辭典

[말글마당] 떼어 놓은 당상

好學 2011. 4. 10. 22:35

 

[말글마당] 떼어 놓은 당상
  
6ㆍ2 지방선거에서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며 자신하던 많은 후보자들이 예상외로 고배를 마셨다.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이 없이 진행될 것`을 이르는 말로 `떼어 놓은 당상` `떼 놓은 당상` `따 놓은 당상` `따논 당상` `떼어논 당상` `떼논 당상` 등 여러 가지 표현이 있어서 혼란스럽다.

이 중 어느 게 맞고, 어느 게 틀린 표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의 셋은 맞고, 뒤의 셋은 틀리다.

당상이란 조선시대 정3품 이상의 품계에 해당하는 벼슬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로, 이 벼슬을 가진 관원을 당상관이라 칭했다.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말은 본래 `당상관 벼슬을 떼어서 따로 놓았다`는 뜻으로, 어떤 사람이 당상관이 되는 것은 조금도 염려할 바가 없다는 의미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떼다`는 떼어, 떼니 등으로 활용되므로 어간 `떼`에 붙는 보조적 연결어미 `어`는 생략할 수 있다. 따라서 `떼 놓은 당상`으로도 쓸 수 있는 것이다.

`따 놓은 당상`도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데 임금이 누구에게 따로 주기 위해 떼어 놓은 벼슬 자리라면 당사자 처지에서는 이미 따 놓은 벼슬 자리가 되므로 이같이 쓸 수 있다.

그러나 `놓다`는 놓아, 놓으니, 놓는 등으로 활용되므로 `놓은`을 `논`으로 줄여 써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따논 당상` `떼어논 당상` `떼논 당상` 등은 모두 틀린 표현이다.

`뗄래야 뗄 수 없는`이라는 말도 잘못된 표현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이라고 쓰는 것이 맞다. `떼려야`는 `떼려고 하여야`에서 줄어든 말이다. 즉 떼려야가 일상언어에서 뗄래야로 잘못 변질된 것이다.

`~려야`는 뒤에 주로 `ㄹ 수 없는`을 수반해 불가능의 의미로 만들어주는 어미다. `~래야`는 사전에도 없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다 굳어져 잘못된 입말이 표준어를 밀어내고 마치 주인처럼 행세하는 어휘가 비일비재하다. 이로 인해 언어생활이 혼탁해지고 있는데 이는 바른 언어생활을 위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