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마당] 표준어와 문화어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다. 방중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국의 도움을 받아 나진ㆍ선봉 지구를 개발하는 등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부 언론에서 함경북도 항구도시 나진(羅津)의 표기를 `라진`으로 해 헷갈린다.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두음법칙이 적용돼 `나진`으로 써야 한다. 2004년 대규모 열차 폭발사건이 일어난 `용성(龍成)`도 마찬가지다. 6ㆍ25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흐른 지금 남과 북은 이념과 체제에 따라 언중들의 말글살이 또한 엄청나게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물론 남북한 모두 한글을 공용어로 쓰고 있고, 문법체계 역시 1933년 조선어학회(한글학회)에서 제정한 조선어맞춤법(한글맞춤법)을 쓰고 있다. 우리가 쓰는 표준어는 `교양인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인 데 비해 북한은 `문화어`라 하여 `로동계급이 현대에 사용하는 평양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분단 60년 동안 북한에서는 자모배열 순서가 달라지고 두음법칙 폐지, 사이시옷, 띄어쓰기 등에서 표준어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 언어를 보면 `수령 교시 무산계급 강성대국` 등 이념성을 강조하고, `동무 세포 어버이` 등 뜻풀이가 달라지고, `눈섭(눈썹) 넉두리(넋두리) 드디여(드디어)` 등 맞춤법이 변하고, 사족(사주ㆍ使嗾) 외곡(왜곡ㆍ歪曲) 홍문(항문ㆍ肛門) 등 한자 독음법에 차이가 난다. 특히 한자나 외래어를 한글로 풀어 쓰는 경향(순화)이 강하다. 예를 들면 나들문(출입문) 문지기(골키퍼) 차마당(주차장) 잊음증(건망증) 손기척(노크) 볶음머리(파마)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 가시아버지(장인)등이다. 분단은 우리말을 이질화하고 훼손시켰다. 모국어는 겨레의 영혼이라고 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이 이념 문제로 예산 지원 등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민족문화 공동체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 진정한 통일을 대비해 남북한 말글의 하나됨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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