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교육 3/(국어사전)國語辭典

[말글마당] 반증과 방증

好學 2011. 1. 31. 23:03

[말글마당] 반증과 방증

`한 달 만에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는 것 자체가 유동성의 빠른 증가를 크게 염려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유난히 반대 의결권 행사가 많았던 현상도 하나의 반증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별 생각없이 사용하는 명사 표현 중에는 조그만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드는 때가 많다. `반증`과 `방증`도 그렇다. 국어사전에는 어떻게 설명돼 있을까.

방증(傍證)은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줌, 또는 그 증거라고 풀이한다. 반증(反證)은 어떤 사실이나 주장이 옳지 아니함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함, 또는 그런 증거라고 해설한다.

한마디로 정황을 들어 간접적으로 증거하고자 할 때는 방증을, 그에 반대되는 직접적인 근거를 들어 논박하고자 할 때는 반증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모호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장본인`과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국내서 여성 바지정장을 유행시킨 장본인이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장본인(張本人)은 어떤 일을 꾀하여 일으킨 바로 그 사람이란 뜻으로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이에 비해 주인공(主人公)은 어떤 일에서 중심이 되는 사람을 의미하며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따라서 주인공으로 고쳐야 한다.

`완연`과 `만연`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완연(宛然)은 눈에 보이는 것처럼 아주 뚜렷하다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이에 비해 만연(漫然)은 어떤 목적 없이 되는 대로, 전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짐 등의 의미로 쓰인다. 따라서 `봄기운이 완연(만연)했을 4월의 어느 하루가 열렸다`에서는 완연을 사용해야 한다. 이 밖에도 `충돌-추돌` `누적-축적` `결재-결제`와 같이 앞자나 뒷자에서 같은 자 돌림의 단어가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비슷하다고 대충 사용하기보다는 의미를 분명하게 살펴 적확하게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