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마당] 중복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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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를 제대로 못하면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시고, 중언부언 중복표현하면 식사를 먹고 축구를 차게 된다." 오래전 초보 어문교열기자 시절 띄어쓰기와 중복표현을 경계하라며 농담삼아 던진 선배의 말이다. 최근 벌어진 비극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천안함 함수ㆍ함미`도 해군 용어를 거르지 않고 그대로 옮기다보니 함(艦)이 두 번 나열된 중복표현이다. 천안함과 함께 쓴다면 함수를 머리부분ㆍ전반부로, 함미를 꼬리부분ㆍ후반부 등으로 적어야 중복표현을 피할 수 있다. 중복표현은 언뜻 보면 반복형 강조법처럼 여길 수 있으나 군더더기가 돼 언어의 세련미를 크게 떨어뜨린다. 중복표현은 이미 한자나 외래어에 포함된 내용을 다시 언급하기 때문에 생긴다. 중복표현을 편의상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먼저 명사형으로 LPG가스(×) LPG(○ㆍLiquefied Petroleum Gas), 노잣돈(×) 노자(○ㆍ路資), 상갓집(×) 상가(○ㆍ喪家), 생일날(×) 생일(○ㆍ生日), 손녀딸(×) 손녀(○ㆍ孫女), 함성소리(×) 함성(○ㆍ喊聲), 비명소리(×) 비명(○ㆍ悲鳴)과 같은 게 있다. 수식형으로는 따뜻한 온정(×) 온정(○ㆍ溫情), 넓은 광장(×) 광장(○ㆍ廣場), 더러운 누명(×) 누명(○ㆍ陋名), 다른 대안(×) 대안(○ㆍ代案), 남은 여생(×) 여생(○ㆍ餘生) 등이 자주 쓰인다. 서술형으로는 결론을 맺다(×) 결론을 내다(○), 낙엽이 떨어지다(×) 잎이 떨어지다(○), 먼저 선수를 치다(×) 선수를 치다(○), 가까이 접근하다(×) 접근하다(○), 병원에 입원하다(×) 입원하다(○), 서로 상의하다(×) 상의하다(○), 널리 보급하다(×) 보급하다(○) 등이 중복표현이다. 오래 일한 어문교열기자는 `~의 미래 전망`과 같은 토론회 제목이나 `~의 향후 계획`과 같은 보도자료 제목을 보는 즉시, 화사첨족(畵蛇添足)인 `미래` `향후` 따위의 단어에 돼지꼬리를 붙여 날려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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