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교육 3/(국어사전)國語辭典

[말글마당] 결혼과 혼인

好學 2010. 12. 8. 20:43

 

 

[말글마당] 결혼과 혼인

 

 

입춘 경칩이 지난 지 한참이나 됐는데도 수그러들지 않던 추위가 4월 들어서야 조금씩 풀리면서 훈훈한 바람을 타고 멀리 들과 산에서 봄꽃들이 고운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다. 남녘에서 들려오는 봄소식과 함께 선남선녀들이 부부가 됨을 알리는 `혼인` 청첩장이 쏟아진다. 바야흐로 `결혼` 철이다.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을 때 일반적으로 `결혼(結婚)`이나 `혼인(婚姻)`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요즘은 영어가 대세여서인지 `웨딩`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원래 `결혼하다`와 `혼인하다`는 다른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혼인`은 예전이나 오늘날이나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결혼`은 그 뜻이 달랐다. 말하자면 `길동이가 꺽정이와 결혼하였다`는 말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말은 `길동이` 자손과 `꺽정이` 자손이 `혼인`하기로 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남자와 남자 또는 여자와 여자끼리 `결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혼인하다`에서 `혼(婚)`은 `며느리집(장인집)`을 뜻하고 `인(姻)`은 `사위집(시집)`을 뜻하는데 예전에 혼인을 하면 신랑이 신부집(婚)으로 먼저 가서 예식을 올렸다. 즉 남자가 `장가(丈家ㆍ장인의 집)`를 가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뒤에 신부를 데리고 신랑집(姻ㆍ시집)으로 오는데 이는 여자가 `시집`을 가는 것이다. 그래서 `장가가고 시집간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혼가(婚嫁) 혼구(婚) 혼취(婚娶) 등도 혼인과 같은 의미로 쓰였다.

모름지기 한 집안이 다른 집안과 자손을 매개로 인연을 맺고, 자녀가 부모에게서 독립해 혼인이라는 의례를 거쳐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을 인륜지대사라고 했다. 한국은 선진국 가운데서도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새봄을 맞아 인륜지대사가 넘쳐나고, 새로운 생명이 많이 탄생해 이 같은 걱정들을 잠재워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