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마당] `턱도 없다`와 `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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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글은 동사나 형용사가 잘 발달한 언어에 해당한다. 세상사와 자연의 온갖 변화무쌍함을 다양하고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음은 우리 글이 지닌 우수함이자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하고 어법에 맞는 말을 찾아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거나 문장을 어색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눌어붙다는 동사를 늘어붙다로 쓰거나 턱없다는 형용사를 택없다로 쓰는 때가 많다. `누룽지가 밥솥 바닥에 늘어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에서 늘어붙어는 눌어붙어를 잘못 사용한 경우다. 마찬가지로 구어적으로 택도 없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턱도 없다의 잘못된 표현이다. 여기서 턱도 없다는 턱없다에서 왔는데 이치에 닿지 아니하거나 그럴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거나 수준이나 분수에 맞지 아니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비슷하게 잘 틀리는 말이 날개가 돋히다는 표현이다. 최근 교열을 하면서 `냉동실 전용 플라스틱 밀폐용기 `멀티락`이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는 덕분이다`는 문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냉동실 전용 플라스틱 밀폐용기 `멀티락`이 날개(가) 돋친 듯 팔려 나가는 덕분이다`로 고쳐 써야 어법에 맞는 표현이다. 해군 천안함 침몰사고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가끔 틀린 표현이 눈에 띄어 옥에 티가 되곤 한다. "문제의 발단은 한 준위에 대한 입관식이 진행되던 지난 1일 오전 11시께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 일행 10여 명이 한 준위의 빈소에 들리면서 시작됐다." "마치 죄인이 된 듯 고개를 떨군 실종자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불과 하루 전 만났던 한 구조자 어머니의 말이 생각났다." 앞문장에서는 들르다가 들리다로 잘못 표현돼 있다. 한 준위의 빈소에 들르면서 시작됐다가 맞다. 뒷문장에서는 `고개를 떨군`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국어사전은 떨구다는 떨어뜨리다로 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고개를 떨구다`는 관용 표현으로 굳어 있어 고칠 필요가 없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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