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교육 3/(국어사전)國語辭典

[말글마당] 빈소와 분향소

好學 2010. 11. 7. 16:23

 

[말글마당] 빈소와 분향소

세상살이가 왜 이리도 무거울까. 백령도 천안함 폭발사고에 이어 연이은 대형 교통사고로 수많은 사람들이 유명(幽明)을 달리했다. 나라 안만 그런가. 나라 밖에서도 온갖 테러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희생자들에게 삼가 명복을 빌 뿐이다.

지난달 29일 원로 교육학자 이응백 서울대 명예교수가 별세(別世)했다. 이 교수는 생전에 국한문혼용을 주창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으나 `보배로운 우리말`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서` 등을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말에 대해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되살리려 노력한 국어학자다.

사람이 죽으면 먼저 부음이 온다. `부음(訃音)`이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알리는 말이나 글을 뜻한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부고(訃告)` `訃報(부보)` `부신(訃信)` `상보(喪報)` `통부(通訃)` `휘음(諱音)` 등이 있다. 우리말로는 죽다, 돌아가다란 뜻의 `궂기다`에서 온 `궂긴 소식` 등이 쓰이고 있다.

부고가 오면 빈소를 찾아 죽은 이의 넋을 기리고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게 된다. 그런데 `빈소(殯所)`와 `분향소(焚香所)`에 대해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빈소는 발인(發靷ㆍ장례를 지내러 가기 위하여 상여 따위가 떠남)할 때까지 시신(屍身)을 담은 관을 놓아두는 곳이고, 분향소는 시신이 없는 곳에서도 향을 피우고 조의를 표할 수 있도록 마련하는 곳이다. 따라서 빈소는 시신이 있는 한 곳에만 설치할 수 있지만 분향소는 여기저기 마음대로 둘 수 있다. 작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逝去)했을 때 봉하마을에 차려진 것이 바로 빈소이고, 대한문 앞 등 전국 곳곳에 마련된 것은 분향소라고 해야 한다. 시신이 있고 없고의 차이다.

죽은 사람의 몸인 `송장`을 이르는 말인 시신과 같이 쓰이는 말로는 `사시(死屍)` `시구(屍軀)` `시수(屍首)` `시체(屍體)` `연시(沿屍)` 등이 있는데 어감에 차이가 있으므로 잘 가려 써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말로는 `주검`이 많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