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세계文學名作]

4. 실낙원(Paradise Lost:1655-1667) ㅡ 밀턴

好學 2009. 8. 20. 13:01

 

4. 실낙원(Paradise Lost:1655-1667) ㅡ  밀턴

에덴의 낙원 중앙에 과실 나무와 신비로운 나무
향기 좋고 맛 좋은 것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뛰어난 것은 생명의 나무였다.
보석과 같은 이 나무의 과실은 너무도 향기로워
잠을 모르는 신들이 한없는 환락의 춤을 추고 있었다.

아담과 이브가 살고 있는 낙원은 환락과 행복의 선경이었다.
사탄은 뜻하지 않은 광경에 마음이 타는 듯한 분노와 부러움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늠름한 아담의 모습과 청초한 이브의 모습에 질투심이 일어났다.
거기에는 권리와 지혜와 참다운 자유의 성결함이빛나고 있었다.
싱싱한 과실 나무들의 생명을 부르는 그 아름다운 맛은 형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생명의 나무 옆에는 우리의 죽음인 지혜의 나무가 서 있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고 자주색의 열매가 달린 포도 넝쿨 새들은 아름답게 합창했다.
자연의 신 춤의 신은 즐겁게 춤을 추었다.
아담과 이브는 서로 손을 잡고 벌거벗은 채 걷고 있었다.
그들은 악을 몰랐으며 사랑으로 맺어져 있었다.

두 사람은 녹음에서 또는 분수 옆에서 쉬었다.
유쾌한 동산에서의 상쾌한 서풍을 받으며 산책하다가
과실을 저녁으로 먹었고 먹은 과실 껍질로 맑은 물을 떠 마셨다.
앞에는 지상의 여러 동물들이 와서 장난을 하였다.
태양은 점점 기울어지고 돌아오는 별들은 저녁 하늘의 선구자처럼 반짝였다.

사탄은 점점 가까이 가서 두 사람의 즐거운 대화에 부러운 듯이 귀를 기울였다.
아담과 이브는 최초의 남자와 최초의 여자였다
"이브여, 너는 나의 모든 기쁨이다.
신은 우리들을 흙으로 빚어 이 낙원에 살게하셨다.
신은 자비롭고 영광된 분이시다.
우리들은 이 낙원의 모든 나무 가운데
생명의 나무 곁에 있는 선악과만 따먹지 않으면 된다.
삶의 옆에는 죽음이 있다.
죽음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나 무서운 것이리라
너도 저 나무의 과실을 맛볼 때 죽음이 우리들에게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겠지?
그 외에 모든 것에 대해서는 무한의 자유가 허용되었다.
또 어떠한 환락도 무한히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의 생활은 항상 신을 찬미하고 초목과 꽃을 기르는 일이다"

이브는 아담의 존귀함을 찬미하였다.
악마는 이것을 듣고
"그들에게 금지된 나무가 하나 있군. 선악의 지혜를 금하고 있는 것이다.
안다는 것이 죄가 되는가? 그것이 죽음인가? 그것은 불합리하다.
그것이 그들의 신에 대한 신앙과 복종의 증거인가?
나는 이제부터 그들의 마음을 유혹해야겠다.
그리하여 금단의 과실을 먹고 죽게 하리라"라고 중얼거렸다.

사탄은 그들을 파멸에 빠트릴 방법을 찾아낸 것을 기뻐하였다.
조용한 낙원의 저녁 동물들은 숲 속으로 들어가고
새들은 나무에서 꿈을 꾸며 나이팅게일만이 밤의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달이 구름의 베일을 걷고 나타났다.

아담과 이브는 잠자리에 들었다.
그들의 잠자리는 자연 그대로의 과일 나무들과
향기로운 꽃과 아름다운 나무로 덮여 있는 조용한 장소였다.
사탄은 마술로써 환각과 꿈과 공상을 갖게 하였다.
그녀의 순결한 머릿속에 불평 불만의 생각을 갖게 하고
방종한 욕망과 교만이 생기는 환상을 갖게 하였다.

아침이었다.
동쪽 하늘의 태양이 붉은 진주를 땅 위에 뿌릴 때
아담이 여느 때처럼 잠에서 깼으나 이브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아담이 손을 잡고 흔들자 이브는 눈을 뜨고
어젯밤의 악몽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타락의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하여
늙은 천사 라파엘을 불러 두 사람을 보호하도록 명하셨다.
라파엘은 아담과 이브에게 사탄의 이야기를 들려 주며 경계하도록 하였다.
아담이 천지 창조에 대하여 묻자 라파엘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하느님께서는 성자가 사탄과 싸워 이긴 것을 칭찬하여
새로운 세계를 하나 창조하고
거기에 인류를 살게 하고 기쁨과 사랑의 왕국으로 만드셨다.
그 창조는 6일 간에 이루어졌는데 제1일에는 낮과 밤을 구분하셨다.
제2일에는 하늘과 물을 구분하셨다.
지구에 땅과 바다를 만들고
대지 위에 풀과 나무와 꽃이 나게 하신 것이 제3일이었다.
해와 달과 별을 만든 것이 제4일이었다.
바다에는 물고기가 헤엄치게 하고 육지에는
하늘 높이 새들을 날게 하시어 제5일은 조류와 어류를 만드셨다.
창조의 제6일은 신의 모습을 닮은 인간을 흙으로 만들어
생명의 입김으로 불어넣으시고 자연을 다스리게 하셨다.
신은 그것을 남성이라 하고
다시 여성을 만들어서 지상에 자손을 퍼트리게 하셨다.
제7일에는 창조된 세계를 흡족해하며 모든 일을 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