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eca De vita beata 행복론 9장 8.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안전하게 다져나가려면, 우선
세상 사람들이 애써 손에 넣으려고 하는 것을 소유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도둑들이 훔치려고 노리는 것을 소유해서도 안된다.
인간의 몸뚱이는 약탈품이 아니다.
아무리 도둑들이 득실거리는 길이라도 가난한 자와 헐벗은 자는
무사히 지나갈수 있다.
솔직담백하게 행동하는 것이 그 사람의 생활을 행복하게 한다.
설사 그는 조소와 경멸을 받고 있더라도 이것은 진실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따르는 일로서 행복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인간은 항상 기만의 괴로움 속에서 살기보다는 오히려
간소한 대로의 처지에서 만족을 느낄 일이다.
여기서 "간소한 대로” 라고 한 말은 게으른 생활을 용납한다는 뜻이 아니다.
불안한 생활은 무엇보다도 자기를 기만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실제로 자기가 훌륭하지 않으면서 훌륭한 듯이 보이기 위해
자기의 치부가 드러나지 않을까 하여 경계하며,
남들에게 정체가 드러날까봐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사람을
무슨 염탐이라도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여
언제나 딴사람으로 둔갑하려고 신경을 쓸 것이다.
인간은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나 공무에 온 힘으로 종사함이
도덕적으로 좋은 약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한편 이런 공적인 생애에서는 야심과 모함사이에 끼여들게 되므로
정직하게 행동하면 마음을 놓을 수가 없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현자가 세상에서 은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현자는 평안히 도피하는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
현자는 세상에 나설 경우에는 그 영예를 염두에 두는 것 못지 않게
물러설 경우에는 언제나 적을 향해 손에 검을 들고 있는 시늉을 해야 한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 생활태도가 있겠지만,
학구적인 생활은 사람을 권태롭게 하지 않으며,
학구심이 자타에 대해 마음을 안정시켜 주고
우리에게 지기와 명예를 동시에 얻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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