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eca De vita beata 행복론 9장 2.
안정된 생활을 원하는 사람은 권세 있는 자들의 분노를 사서는 안된다.
그들의 비위를 건드리지 말고 살아가야 한다.
권세있는 자들을 반드시 가까이 사귀지 않드라고 적으로 돌리지만 않으면 된다.
그들의 교만한 세도에서 벗어나는 것은 마치 항해자가 폭풍을 피하는 것과 같다.
난폭한 뱃사공은 폭풍을 개의치 않고 어디든지 돌진하여 맹호와 같이
암초와 거센 파도를 헤치고 나갈 수 있을줄 알지만, 조심스러운 항해자는
어디가 위험한 곳인지 미리 조사하고 날씨나 배의 장비도 살펴본 연후에,
다시 나침판으로 난파나 침몰로 이름난 장소를 멀리하고 항해하기 마련이다.
현자가 세상 일을 처리해나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기에게 해를 끼치려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멀리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그를 멀리하더라도 상대가 눈치채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
이 경우 상대방은 자기를 피하는 것이
자기를 묵살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다.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말이 많은 사람이나, 소문을 즐겨 퍼뜨리는 사람
또는 이간질을 잘하는 자들을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백해무용하고,
듣는 자나 말하는 자에게도 한결같이 위험천만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흔들려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은
마음의 안정에 큰 장애가 된다.
악한 마음을 다른 형식을 빌려 위장해 보인들 그것은
또 하나의 악을 대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은 이를테면 악덕에 먹칠을 하는 격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을 게을러서 얻지 못했으면서
이를 안타까워하는 것은 생활을 나태와 후회로 끌고 가는 것이다.
한 가지 식욕에서 다른 식욕으로 옮겨가는 것은 맛을 선택해서가 아니라
변화를 바라기 때문이지만, 우리의 양심이 지둔해지면,
그것은 부당한 쾌락에 다시 불을 붙이는 격이 된다.
즉 우리로 하여금 밤의 풍경을 위해 한낮을 잃어버리게 하고,
밤이 되어도 낮이 찾아올 것을 염려한 나머지 밤마저 잃어버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