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天路歷程]John Bunyan

천로역정 57

好學 2009. 6. 19. 19:16

 

천로역정 57 -  John Bunyan 

그리하여 크리스찬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크리스찬 : 한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어떻게 해서 당신은 애당초 이런 순례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까?
희망 : 어떻게 해서 내 영혼의 행복을 추구할 생각을 하게 됐느냐는 이야기죠?
크리스찬 : 예, 바로 그것입니다.
희망 : 나는 오랫동안 우리 허영의 시장에서 진열되어
         사고 팔리는 물건들에 도취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만약 지금까지 그것들에 계속 빠져 있었더라면
         나는 틀림없이 지옥과 멸망 속으로 빠져버렸을 것입니다.

크리스찬 : 그것들이란 어떤 것이었습니까?
희망 : 이 세상이 온갖 보석과 재물을 말합니다.
         게다가 나는 폭동, 반역, 음주, 사기, 불결, 안식일의 무시, 
그리고 그 밖에도 영혼을 파멸로 이끌 만한 것은 무엇이나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말을 듣고, 그리고 허영의 시장에서
        고결한 삶과 믿음 때문에 죽음을 당한 믿음의 말을 듣고
        거룩한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모든 향락의 마지막은 죽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 때문에 하나님의 진노하심이
       '순종하지 않는 자들의 머리 위'에 떨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크리스찬 : 그러면 그런 걸 깨닫자 곧 확신을 갖게 됐습니까?
희망 :  아닙니다. 처음 말씀을 듣고 내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나는 사실 죄의 악함이라든가 그 죄를 지은 대가로
          따라오는 형벌에 대해 애써 외면하려 했고
          말씀으로부터 오는 광명한 빛을 보지 않으려 했습니다.

크리스찬 : 하나님의 축복이 당신에게 처음으로 임했을 때 당신이
           그토록 부정하려고 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습니까?
희망 : 그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나는 그것이 내게 임하는 하나님의 섭리인 줄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죄인을 회개하게 할 때 우선 그 죄를 깨닫게 하신다는 걸 몰랐던 것입니다. 
        

둘째, 내 육체적 삶에 있어 그때까지 죄라는 것은 아직 달콤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죄를 떠나기가 싫었던 것이지요. 
        

셋째, 나는 차마 내 옛 친구들과 절교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있고 함께 논다는 것은 매우 유쾌한 일이었으니까요. 
        

넷째, 죄의식이 나를 사로잡던 순간은
         너무나도 괴롭고 가슴 아팠기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크리스찬 : 때로는 그런 괴로움을 스스로 물리친 적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희망 : 그럼요, 있었지요.
         그러나 죄의식은 또다시 내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그러면 나는 전보다도 훨씬 더 괴로웠습니다.

크리스찬 : 그래요? 그럼 무엇이 당신의 마음속에 그렇게 죄의식을 가져다주었습니까?
희망 :  여러 가지가 있었죠.
          이를테면,

          첫째, 단지 길거리에서 착한 사람을 만나거나,
          둘째, 어떤 사람이 성경 말씀을 읽는 것을 듣거나, 
          셋째, 내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거나, 
          넷째, 이웃 가운데 누가 병을 앓는다는 소리를 듣거나, 
          다섯째, 장례식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듣거나, 
          여섯째, 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하거나, 
          일곱째, 누가 갑자기 죽었다는 말을 듣거나,
          여덟째,특히 얼마 안 가서 내가 심판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랬습니다. 

크리스찬 : 그런 몇 가지 일 때문에 죄의식이 덮칠 때
            당신은 간혹 그 죄의식을 쉽게 떨쳐버린 적이 있었습니까?
희망 : 아닙니다. 쉽게 물리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럴 때마다 그 죄의식은 나의 양심을 더욱 단단히 붙들고 늘어졌으니까요.
         그래서 마음으로는 돌아섰으면서도 다시 죄를 짓는 생활로
         되돌아갈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되면 괴로움은 훨씬 더 커지곤  했습니다.
크리스찬 : 그럴 땐 어떻게 하셨습니까?
희망 : 나는 내 인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틀림없이 저주받게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크리스찬 : 그래서 인생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까?
희망 :  예, 그래서 나의 죄짓는 생활로부터, 죄 많은 친구들로부터 탈출했습니다.
          그러고는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눈물로 지은 죄를 회개하고,
          이웃에게 진리를 전파하면서 종교적인 의무를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내가 한 일은 이런 일 말고도 많은데
          지금 이 자리에서 한꺼번에 다 열거할 수는 없습니다.

크리스찬 : 그래, 자신이 만족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까?
희망 :  예, 잠시 동안은 그랬습니다.
          그러나 결국 다시 괴로움이 나를 무겁게 짓눌러서
          그동안 이루어놓은 모든 성과들을 압박했습니다.

크리스찬 : 인생을 바꿨는데도 어떻게 해서 그런 일들이 일어났을까요?
희망 : 내게 괴로움을 가져다준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죠.
         특히 "우리의 모든 의로움은 더러운 누더기와 같다."느니, 
          "어느 누구도 율법에 따른 행동으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느니,
          "너희는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후에 우리는 아무런 이익이 안 되는 종이라고 말하라."
          하는 등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랬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우리의 모든 의로움이 더러운 누더기와 같고,
         율법에 따르는 행동으로는 아무도 의로움을 인정받지 못하며,
         모든 일을 다 마치고도 여전히 의로울 것이 없는 존재로 남는다면,
         율법에 따라 살아서 천국에 갈 생각을 한다는 것은
         바보짓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나는 이렇게까지 생각했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상점에 백 파운드의 빚을 졌다가 그것을 다 청산했어도
         상점 장부에 기록된  명세서를 없애버리지 않았다가는
         그것을 증거로 상점 주인이 그를 고소할 수도 있고,
         그가 다시 빚을 갚을 때까지 감옥에 넣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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