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智慧묵상/[지혜묵상]신앙지혜

믿음이 어디있느냐?

好學 2012. 9. 26. 21:37

믿음이 어디있느냐?

누가복음 8:22~25

 

 

그동안 남자라는 단어는 힘과 권력의 상징으로 묘사되어왔다. 그러나 믿음의 영역에서만큼은 ‘한 걸음 뒤에서 ’혹은 ‘마누라 따라서’ 등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10년 동안 교회 정문 앞까지 운전수 노릇을 마친 후에는 교회 본당에서 5년 동안 수면제 먹은 예배자로 살다가, 어느 날 은혜받아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며 쑥스러워 하던 한 남자를 기억한다.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면 나 때문에 울며 기도하는 것 아니냐고 짜증내던 남자가, 이제는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며 미안해한다. 남자들은 가정과 사회에서 리더였다. 그런데 왜 남자들은 신앙에 있어서 리더이기보다 끌려가는 신앙인들이 되었을까?

예수님께서 12명의 남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있었다. 배를 타자 예수님은 이내 잠이 들었고, 광풍이 불어와 물결이 출렁이고 급기야 배에까지 물이 밀어닥쳐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위기일발이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은 심히 다급해졌다. “주여! 주여! 우리가 죽겠나이다”(눅8:24)며 예수님을 깨웠다. 주님을 두 번씩이나 부를 정도로 당황했고 생명의 위기까지 느꼈음을 알 수 있다.

문득 풍랑 위의 배 안에 갇힌 제자들의 얼굴빛에서 오늘날 남자들의 두려움에 찌든 얼굴빛이 보이는 것은 왜 일까? 그들은 어려서부터 이기기 위해 사는 사람처럼 살아왔다.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도,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승진을 쟁취하기 위해서도 시험은 항상 그들을 따라다녔다. 심지어 승진에서 밀리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렵게 올라온 현재 인생의 자리에서도 누군가에게 밀리면 안 된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산다. 알 수 없는 인생의 광풍이 밀려와 자신의 인생을 흔들까봐 두려워한다. 예수님이 탄 배 안에는 적어도 4명이나 되는 노련한 어부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을 찾기보다 우리가 죽게 되었다며 아우성을 쳤다. 한 번 남자들에게 있어서 가끔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을 가져다 주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무엇보다도 삶에 대한 두려움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 가족들에게 삶의 필요를 제공하지 못하게 될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나?’ 혹은 ‘앞으로도 내가 염려 없는 미래를 사는 것이 가능할까?’ 하고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남자들에게 지금 자신의 능력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꿈들을 장황하게 말하는 버릇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자신의 위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더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격려할는지도 모르겠다. 본문에서 예수님은 평안하셨고(눅8:23) 제자들은 죽겠다고(눅8:24) 아우성을 쳤다. 나는 남자로서 제자들을 이해한다. 제자들은 병을 고치는 것도 귀신을 쫓아내는 것도 보았는데 물을 잠잠케 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 제자들이 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일을 믿음으로 갖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제자들에게 인생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지만 예수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은 없었다. 광풍의 위력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은 알고 있었지만, 바다를 잠잠케하시는 예수님의 권세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예수님과 함께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제자들처럼 우리는 세상 살아가는 일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어부였던 제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어떤 순간에 배가 뒤집히고 사람이 죽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이정도 광풍이면 충분히 우리를 삼키고도 남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그 두려움에 지배당하고 말았다. 믿음없는 남자들의 한계점이다.

남자들이여,

그대의 인생에는 어떤 광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가? 인생은 광풍이 몰아치는 바다와 같지만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 두려움이 아닌 평안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믿자. 나를 죽일 것 같고 나를 망하게 만들 것 같은 광풍은 언제든지 나를 에워싸며 위협할 것이다. 하지만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은 내가 휘몰아치는 광풍에 휘둘려 좌절의 바다에 빠지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신다. 예수님에 대한 믿음으로 광풍을 당당하게 맞서는 인생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