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세계文學名作]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8. 예기치 않은 친구 6

好學 2012. 3. 23. 21:40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8. 예기치 않은 친구 6  

여기 가위 가져왔어요. 정말이지 안된 일이에요.

뒤돌아보는 머디 아줌마의 얼굴 위로 친근한 미소의 그림자가 스쳐지나갔다.
난 항상 작은 집을 원했단다,
젬 핀치. 하느님께서 철쭉꽃을 심을 더 넓은 땅을 주신 거야!
슬프지 않으세요?

내가 깜짝 놀라 물었다.
언젠가 아버지는 그집은 머디 아줌마의 전부라고 말했었다.

슬프냐구? 아니, 그 오래된 암소 헛간은 정말 보기 싫었단다.
난 정말이지 백 번도 더 그집에 불을 놓고 싶었지.
내가 그곳에 갇히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하지만 ,,, .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진 루이스 핀치. 네가 모르는 일이 많이 있는 거야.
자, 보렴. 작은 집을 지어 두 명 정도한테 세를 주고 그리고 ,,,
고맙게도 앨라배마에서 가장 훌륭한 정원을 갖게 될 테니까.
내가 시작만 한다면 저 벨링그리스 궁전도 보잘것없어질 거다.

오빠와 나는 마주 바라보았다.

불은 어떻게 붙었어요.
오빠가 물었다.

잘 모르겠지만 분명 부엌의 가스관에서 시작된 것 같아.
지난밤 화분이 얼을까봐 그곳에 불을 켜 놓았거든.
그건 그렇구 지난밤 예기치 않은 친구를 갖게 됐다면서, 진 루이스?

어떻게 아셨어요?

애티커스가 오늘 아침 법원으로 가며 얘기해줬단다.
사실은 말이다, 난 너희들과 무엇이든 같이 나누고 싶거든.
그리고 나 역시 그 정도의 감각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머디 아줌마는 내게 있어 정말 수수께끼 같았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가장 아끼던 정원조차 엉망진창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기운차고 오빠와 나의 일에까지 진심어린 관심을 보여주다니.

아줌마는 나의 혼란을 알아챈 듯 말씀하셨다.

내가 지난밤에 유일하게 마음태운 것이 있다면,
그건 그 불로 인한 소동과 위험이었단다.
여기 있는 모든 이웃이 다칠 수도 있었거든.
에이베리 씨는 일주일은 몸져누워 있어야 할 거다.
그는 온힘을 다 써버렸고, 그러기엔 너무 나이가 많았지.
난 이미 그렇게 얘기했다마는. 자 그럼 손을 씻고
스테파니 아줌마가 안 볼 때 그에게 가져다줄 케이크를 만들어야겠구나.
아줌마는 나의 요리법을 삼십 년간 따라하고 있지만
내가 함께 산다고 해서 그 비결을 알려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이지.

나는 머디 아줌마가 망해서 그 요리법을 넘겨준다 해도
스테파니 아줌마는 결코 따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머디 아줌마는 내게 요리법을 보여주었는데
특별한 비결이라면 설탕 같은 재료를 듬뿍 넣는 것이었다.
그날은 모든 게 멈춘 듯 고요했다. 공기는 차고 맑았으며,
법원 시계는 줄이 팽팽히 당겨지는 소리와 함께 크게 울려퍼졌다.
머디 아줌마의 코가 빨개졌다.

난 여섯시부터 계속 밖에 나와 있었단다.
금방이라도 얼어버릴 것 같구나.
들어올린 손바닥은 십자무늬의 잔 금으로 가득했고
흙과 피가 말라붙어 갈색으로 더럽혀져 있었다.

그러다 엉망이 돼버리겠어요. 흑인을 좀 쓰시지 그러세요.

그리곤 오빠는 주저없이 말했다.
스카웃과 저도 도와드리겠어요.

고맙구나. 하지만 먼저 저쪽에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이 있을 텐데.

그리곤 우리 마당을 손으로 가리켰다.
저 허깨비 눈사람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런 건 번개같이 치울게요.

내가 대답했다.

나를 내려다보는 머디 아줌마의 입술이 소리없이 움직이더니
갑자기 손을 이마로 가져가고는 웃음을 못내 참지 못하고
우리가 떠나온 그 자리에서 계속 깔깔거리고 있었다.

오빠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으며
저런 모습이 바로 머디 아줌마일 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