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세계文學名作]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7. 누가 보내준 선물일까 3.

好學 2012. 3. 18. 07:42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7. 누가 보내준 선물일까 3.

할아버지 시계에 대한 신기함이 시들해지면서
그것을 갖고 다니는 것이 짐스러운 일이 됐고,
오 분마다 시계를 확인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용수철 하나와 작은 핀 하나로 열심히 고쳐보려 했지만 시계바늘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휴, 못 고치겠어. 스카웃?
응?
이런 것들을 보내주는 분께 편지를 쓰는 게 어떨까?
참 좋은 생각이야, 오빠. 감사의 편지를 쓰자 ,,, 어, 왜 그래?
오빠는 귀를 막고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도 모르겠어, 모르겠어. 나도 왠지 몰라, 스카웃 ,,, .
그는 거실을 바라보았다.

나 아버지께 말씀드려야겠어, 아니야, 난 못해.
내가 대신 말할까?
아니야 그러지 마, 스카웃. 스카웃!
왜?

오빠는 저녁 내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얼굴이 밝아져 내게로 왔다가
다시 마음이 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자, 여기 있어. 편지나 쓰자.

내가 종이와 연필을 오빠의 코앞에 갖다댔다.
그래, 존경하는 아저씨께 ......

그 사람이 남자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난 머디 아줌마라고 생각하는데. 오래 전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으음, 머디 아줌마는 껌을 씹지 않아.
오빠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 아줌마 솔직하신 거 알지?
내가 언젠가 껌을 드리니까, 싫다고 하시면서
껌은 입천장에 들러붙어 말을 제대로 못하게 만든다고 하셨어.

오빠가 열심히 설명했다.
그럴듯하지 않니?
응, 어쨌거나 그 아줌마는 주머니시계도 없으니까.

오빠가 시작했다.
존경하는 아저씨께.
우리는 그것을 감사 ,,,
우리는 선생님께서 옹이구멍 안에 보내주신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제레미 애티커스 핀치 올림.

이렇게 사인하면 오빤지 모르실 거야.
오빠는 지우고 그냥 젬 핀치라고 다시 썼다.
나도 그 이름 아래 진 루이스 핀치(스카웃)라고 적었다.
오빠는 편지를 봉투에 집어넣었다.

다음날 학교 가는 길에 오빠는 앞장서서 뛰어가 나무 앞에 멈추었다.
나무를 올려다 보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려 나를 불렀다.

스카웃!

나는 뛰어갔다.
누군가 시멘트로 옹이구멍을 막아버렸던 것이다.

울지 마, 스카웃 ,,, 울지마, 걱정 마.
오빠는 학교로 가는 동안 내내 중얼거렸다.
점심때 오빠는 음식을 한입 가득 집어넣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 나도 따라나갔다.

아직 지나가지 않았어.
다음날도 오빠는 불침번을 섰고 마침내 그 대가를 받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나단 아저씨.
안녕, 젬, 스카웃.
저, 아저씨.

래들리 씨가 돌아섰다.
저, 혹시 저 아래 옹이구멍을 아저씨가 막으셨나요?

그래, 내가 메워버렸다.
왜요, 아저씨?
나무가 죽어가고 있거든. 병이 들면 시멘트로 막아줘야 하는 거란다.
너도 알아둬라, 젬.

오빠는 오후 늦게까지 그것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곳을 지나게 되자 생각에 잠긴 듯 옹이구멍을 가볍게 두드리곤
점점 우울해졌기 때문에 나는 오빠에게서 거리를 두고 걸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우리는 아버지를 마중나갔고 돌아오는 길에 오빠가 말했다.

아빠, 저 아래에 있는 나무 있잖아요.
무슨 나무?
학교에서 오자면 래들리 집 마당 쪽에 있는 거요.
으응.
그 나무 죽어가고 있는 거예요?

아니,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
잎사귀를 봐라, 푸르고 무성하잖니 누런잎 하나 없이 ,,, .
그건 병이 난 것도 아니죠 ,,,?
저 나무는 너희들처럼 건강하다, 젬. 그런데 왜 그러지?
나단 아저씨가 그것이 죽어가고 있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그럴지도 모르지. 그집 나무니까 더 잘 알고 계실 테지.

아버지는 집으로 들어가셨고, 오빠는 현관기둥에 기대어 어깨를 비비고 서 있었다.

가려워, 오빠?
나는 한껏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아무 대답이 없었다.

안 들어갈 거야?
조금 이따가.

오빠는 해가 질 때까지 서 있었고, 나는 오빠를 기다렸다.
집으로 들어올 때 보니까 오빠는 울고 있었다.
오빠의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나는 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은 것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