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世界文學感想]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 - 큰 바위 얼굴 4

好學 2012. 2. 22. 20:35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 - 큰 바위 얼굴 4   


또다시, 여러 해가 평온한 가운데 흘러갔다.
어니스트는 아직도 그가 태어난 골짜기에 살고 있었고, 이제는 이미 중년의 남자가 되었다.
그리고 미미한 정도나마 차차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지금도 예전과 같이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여전히 순박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여러 가지 많은 일을 생각하기도 하고 느끼기도 하였고,
생애의 가장 좋은 시절의 태반을 인류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해보겠다는 신성한 희망으로 보내 왔었다.

어느덧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전도사가 되었다.
그의 말고 높고 순박한 사상은, 소리 없이 그의 덕행으로 나타나기도 하였으나,
그것은 또 그의 설교 중에서도 흘러 나오는 것이었다.
그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감명을 받고 새로운 생활을 이룩해 나가게 할 진리를 토했다.
청중은, 바로 자기네의 이웃 사람이요 친근한 벗인 어니스트가
범상한 사람이 아니라고는 생각조차 해 본 일이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어니스트 자신은 꿈에도 그런 생각을 품지 않았다.
그러나 개울물의 속삭임과도 같이 한결같은 힘으로, 그의 입에서는
아직까지 그 어느 누구도 말해 보지 못한 사상이 술술 흘러 나오는 것이었다.

얼마간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마음이 냉정해지자,
그들은 올드 블러드 앤드 선더 장군의 험상궂은 인상과
산 위에 있는 자비로운 얼굴과는 비슷한 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또다시 큰 바위 얼굴과 똑같은 얼굴이,
어떤 저명한 정치가의 넓은 어깨 위에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 오고,
신문에는 그것을 확인하는 많은 기사가 실렸다.

그는 개더골드 씨나 올드 블러드 앤드 선더 씨와 마찬가지로,
이 골짜기에서 태어났으나, 일찍이 그 고장을 떠나 법률과 정치에 종사하여 왔었다.
부자의 재산과 무사의 칼 대신에, 그는 오직 한 개의 혀를 가졌을 뿐어었으나,
그것은 앞의 두 가지를 합친 것보다 더 강력한 것이었다.

그의 언변은 놀랄 만큼 유창하여, 그가 말하려 하는 것이 무엇이든,
청중은 그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어, 그른 것도 옳게 보고, 정당한 것도 그르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일 맘이 내키기만 하면,
그는 오로지 그의 숨결만으로 휘황한 안개를 일으켜
대자연의 햇빛을 무색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 언변은 때로는 천둥과도 같이 우르르 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한없이 달가운 음악 소리와도 같이 속삭이기도 하였다.
그것은 격전의 질풍이었고 평화의 노래였다.
사실을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는 그 혓속에 심장을 지니고 있는 듯하였다.
실로 놀라운 사람이었다.
그의 혀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는 한의 모든 성공을 가져오게 했을 때
그의 혀가 말하는 소리가 각 주의 정부와 여러 군주의 조정에 울리고,
그리하여 방방곡곡에 외치는 목소리로써, 온 세계에 그의 명성이 떨치게 된 뒤에
마침내 그의 혀는 국민으로 하여금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도록 설복시키고야 말았다.

이보다 앞서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자,
그의 숭배자들은 그와 큰 바위 얼굴과의 사이에 비슷한 모습을 찾아내었다.
이런 사실로써 이 신사는 올드 스토니 피즈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다.
친구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추대하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을 때,
그는 자기 고향인 이 골짜기를 방문하려고 출발하였다.
기마 행렬은 주 경계선에서 그를 맞으려고 출발하였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일을 쉬고 길가에 모여, 그가 지나가는 것을 보려고 하였다.
그 사람들 속에는 어니스트가 있었다.

기마 행렬은 말굽 소리 요란하게 달려왔다.
먼지가 어떻게나 보얗게 나는지, 어니스트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악대가 연주하는 감격적인 음악의 우렁찬 반향이 골짜기에 퍼져,
이 골짜기 구석마다, 저명한 손님을 환영하는 소리고 가득 찼다.
그러나 가장 웅대한 광경은 멀리 솟은 절벽이 그 음악을 되울리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모자를 벗어 위로 던지며 소리를 쳤다.
그 열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하였고, 어니스트의 가슴도 불붙었다.
그도 모자를 위로 던지며 큰 소리로,
“위인 만세! 올드 스토니 피즈 만세!”
하고 외쳤다.
그러나 아직도 그 사람을 보지는 못하였다.
“왔다!”
어니스트 가까이 서 있던 사람들이 외쳤다.
“여기 저기, 올드 스토니 피즈를 봐라.
그리고 저 산 위의 노인을 봐라. 마치 쌍둥이 같지 않느냐?”

이같이 화려한 행렬 한가운데에 네 마리의 흰 말이 끄는 뚜껑없는 사륜 마차가 왔다.
그 수레 안에는 모자를 벗어든 유명한 정치가 올드 스토니 피즈가 앉아 있었다.
“어때? 희한하지!”
어니스트의 곁엣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큰 바위 얼굴은 이제야 제 짝을 만났다.
솔직히 말하여, 마차에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미소를 띠고 있는 얼굴 생김을 처음으로 보았을 때,
어니스트는 산 위에 있는 얼굴과 흡사하다고 생각하였다.
훤하게 벗어진 큰 이마며, 그밖에 얼굴 형상이 참으로 대담하고 힘있게 보여,
마치 타이탄과 같은 전형과 경쟁하려고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산 중턱의 얼굴을 빛나게 하며
그 육중한 화강석 물체를 정신적인 것으로 영화시키고 있는 장엄이나 위풍이나,
신과 같은 사랑의 위대한 표정은 찾아볼 길이 없었다.
무엇인지 원래부터 결핍되었거나, 그렇지 않으면 있던 것이 없어져 버린 것 같았다.
이 놀랄 만한 천품을 지닌 정치가의 눈시울에는 지친 우울한 빛이 깃들여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니스트의 곁엣사람은 팔꿈치로 그를 쿡쿡 지르면서 대답을 재촉하였다.
“어때? 어떤가 말이야! 이 사람이야말로 저 산 중턱의 노인과 똑같지 않아?”
“아니오!”
어니스트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아니, 조금도 닮지 않았소.”
“그렇다면, 저 큰 바위 얼굴에게 미안하데.”
이렇게 대답하고 곁엣사람은 올드 스토니 피즈를 위하여 다시 환호성을 올렸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아주 낙심한 것같이 우울하게 그 곳을 떠났다.
예언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할 의사가 없는 것같이 보였기 때문에 그는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