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時事/[인천]역사이야기

사라진 三木島

好學 2011. 9. 16. 22:13

사라진 三木島

  • 삼목도(三木島)는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작은 섬이었다. 이 지역에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세 섬 사이의 바다가 하루아침에 매립되는

    바람에 이미 섬으로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섬의 이름을

    '삼목'이라 한 데는 '섬 한가운데 나무 세 그루가 있었다'는 설과

    '바닷물이 드나드는 목이 세 곳이 있었다'는 설이 있다.

    실록에 삼목도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1401년 조선 태종 때이다. 왜적이

    쳐들어와 염전을 노략질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5년 뒤인 1406년에도

    왜선 4척이 침략하여 배 2척을 빼앗아 가는 행패가 있었다. 이 같은

    노략질이 빈번했던지 1421년 세종 3년에는 이곳에 수군을 배치했다.

  •  

    세종실록 지리지에 "삼목도는 자연도 옆에 있다. 둘레가 45리인데 수군,

    목자(牧子), 염부(鹽夫) 등 20여 호가 살고 있다. 조수가 물러가면

    자연도(지금의 영종도)의 말이 서로 왕래한다"고 기록해 삼목도가 군사

    요충이자 소금 생산지요 말 목장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사 지리지에는 삼목도가 인주(仁州=인천의 옛 이름)의 속도(屬島)로

    나와 있으며 고구려 때도 사람이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이전

    선사시대 삼목도는 주라기의 화강암이 분포되어 있었고 장안부락을

    위시한 10여 곳에 신석기 시대의 화려한 자취가 남아있다. 그 아득한

    옛날 해변가에서 불을 피웠던 화덕자리, 삶의 흔적이 잠들어 있는 포함층

    유적, 모래가 섞인 토기들이 무수히 발견되었다.

  •  

    이 같은 선사 유적의 보고가 사라지게 됐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유적지 자체를 보존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그간 수습된 유물들을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길이 전할 방안을 속히 세워야겠다는 생각이다. 이

    달 말까지 인천국제공항 공사는 공항 유휴지 개발 사업을 위해

    삼목마을의 주택를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고 한다. 110 가구가 살던

    마을의 절반 가량은 벌써 이주한 상태고 여기서 퍼낸 흙으로는 공항

    인근에 들어설 관광지 부지 조성에 사용한다고 한다.

    누가 영종, 용유, 삼목도를 잇는 갯펄 위에 아시아의 허브 공항이

    들어서고, 인천 초유의 국제적 관광지가 조성될 줄 짐작이나 했던가?

    19세기 개항이 제국주의 열강에 의해 강요된 개항이었다면,

    금세기(世紀) 벽두에 우리 힘으로 당당히 '하늘'을 연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이야말로 진정한 '인천의 개항'이라고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