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時事/[인천]역사이야기

內洞, 상가 1번지

好學 2011. 8. 26. 22:34

 

인천이야기/ 內洞, 상가 1번지

 


중구 내동의 옛 이름을 내리라고 아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 동네의 이름은 원래 ‘내동’ 이었다. 그런 것을 일제가 부제를 실시하면서 '내리'로 바꾸었던 것이다.


이 곳이 한국인 상가의 중심지로 부상한 것은 1920년대 전후였다. 오늘날 중소 기업 은행에서 경동 파출소에 이르는 거리에는 금융 조합, 내리 우편소, 비단전주봉기 상점, 태풍상회, 스탠다드 석유 대리점인 대양상회, 그리고 인천에서 최초로 양품을 취급했던 대동상회 등 당시 최고급 상점들이 성업 중이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50, 60년대에 들어선 ‘양품점’. 양품이란 개화기 이후 서양에서 들여온 ‘박래품’을 가리키는데, 6.25동란 후에는 구호 물자가 ‘양품’으로 행세하기도 했다. 양품점들의 진열장에는 외국제 나일론 양말, 티 셔츠, 손톱깎기, 면도기, 포마드, 머플러 등이 수북히 쌓여 있어 마치 산타크로스의 선물 보따리를 연상케 했다.


구호 물자와 함께 들어온 미국식 생활 문화는 내동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여성의 복장이라고 해 봤자 재래식 한복이나 통치마 저고리, ‘몸빼’가 고작이었고, 미군정 때도 우리 여성의 1% 정도만이 양장을 착용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보면 ‘양장’ 붐은 구호 물자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내동은 그 상업적 전통을 이어받았음인지 지금도 옷, 구두, 화장품, 보석 상점 등이 휘황한 조명을 밤늦게까지 밝히고 있다. ‘미성양품점’이나 ‘대신양행’같은 고전적 상호야 찾을 길이 없지만, 화려한 옛 상권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이 요즘 한창이다.


협소한 내동지역을 신포동까지 넓혀 ‘신포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고, ‘아스콘’ 포장, 주차장 신설, 전선 지중화 사업 등을 진행중이다. 옛 영화를 찾으려면 역시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를 풍성하게 갖추는 동시에 인천국제공항-월미도-청관(차이나타운)-관동 특수박물관-신포 문화의 거리로 이어지는 중구만의 독자적인 관광 코스 개발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好學의 時事 > [인천]역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배꼽산’   (0) 2011.08.27
박물관 도시로   (0) 2011.08.27
외세 막은 화도진   (0) 2011.08.27
청일전쟁과 보물선 찾기   (0) 2011.08.26
[인천이야기] 궁핍했던 50년대   (0) 2011.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