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聖經信仰/[종합]인물.말씀.강연

민족,민주,민중과 함께 사는 새로운 길을 향하여 - 6. 하나가 되어 5.

好學 2011. 1. 22. 07:43

6. 하나가 되어

(3) 세계 여성의 날 기념 '85한국여성대회'

 

85년 3월 8일,"민족,민주,민중과 함께 하는 여성운동"이라는 주제로 서울 YWCA회관에서 열린 '85 한국 여성대회는 빈민,농촌,노동여성들이 참가하여 그들의 문제를 그들의 소리로 고발하는 장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깊은 모임이었다.

이 대회가 열리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다.즉 1984년 9월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CCA 주최로 migration woman에 대한 회의가 있었는데 이 회의에서 각국의 여성문제가 심각함을 자각하고 이 여성문제를 사회화하기 위하여 지금 현재 제정되어진(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을 지킬 것을 결의하고 각국에서 이를 준비하였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도 교회여성연합회와 NCC여성위원회에서 발의해서 그 동안 여대생 추행 사건에 연대해서 싸우던 단체들이 여대생 추행사건 대책위원회에서 결의하였다.

 

기존의 여대생 추행사건 대책위원회에다 카톨릭 여성 농민회,노동자 복지협의회 여성부, 또 하나의 문호, 주부아카데미협의회,기장 여교역자협의회들의 단체가 연대하기로 하였다. 당일 대회에서는 한국여성운동의 방향이라는 주제강연 하에서, 여대생 추행사건,도시주민,기생관광,여성농민,노동여성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이 대회는 기층 여성과 여성운동을 연대시키려 한 점, 기존 여성단체가 중산층,기성세대 중심이었던 것을 극복하고, 연령이나 빈부,계급을 총망라한 운동으로 전환시키려고 노력한 점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이제 문제는 이 연대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82)

물론 기존의 여성단체들이 다 연대한 것은 아니지만 새롭게 태동한 여성단체들과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여성단체들이 비록 수는 적다 하더라도 미래의 한국의 여성운동을 이끌어 갈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그 대회에서 발표된 '85 여성 운동선언은 중요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족,민주,민중운동과 함께 하는 '85여성운동선언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우리는 세계여성운동과의 대화를 확인하며, 동시에 한국 여성들이 처해있는 특수한 상황을 분명히 인식하고 한국여성운동의새로운 좌표를 설정하고자 한다. 오늘날 우리 민족은 외세에 의해 강요된 민족분단의 비극 아래 계속적인 남북한 군비경쟁의 위협에 살고 있다. 과다한 생존을 위협하며 사회전체의 민주적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60년 이래 외자에 의존한 수출주도적 경제정책은 약 500억달러의 외채를 부담하게 하고 막대한 국내 경제 잉여를 미국,일본 등으로 유출시키고 있다. 특히 정부는 대다수의 서민층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소수 자본가의 이익을 옹호하는 반민중적 경제정책으로 인해 터져 나오는 서민대중의 불만을 비민주적 법륙과 공권력으로 억눌러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여성들은 노총이 발표한 월 최저생계비 16만원에 훨씬 못미치는 월 10만원 이하의 저임금에 시달리며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과 산업재해와 직업병으로 건강한 모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하에 있다. 저농산물 가격경책과 무차별한 외국 농축산물 도입으로 농촌경제가 파탄이된 상황하에서 여성 농민들은 이농에 따른 농업노동력 결핍으로 농사일과 함께 가사노동까지 고스란히 떠맡은 현실과 아울러 적자영농으로 200만원 이상의 농가부채까지 짊어진 채 농약중독에 쓰러져 가고 있다. 농촌경제의 파괴로 인한 농민의 집단 이주로 형성된 도시판자촌의 빈민여성들은 노점상,행상,가내하청,등에서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대책 없는 철거정책에 의해 생존이 위협당하는 극히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계속 심화되는 대외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하여 기생관광을 정책산업화하여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여성들의 성을 외화획득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가세하여 대중소비문화의 조장,왜설,오락영화의 범람은 여성들을 소비 노예화시키고 성적 노리개화하여 국민의 정치의식을 마비시키고 있다. 정부에서 지원하고 외국자본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제주도 관광단지 개발계획은 외국자본의 직접적 지배와 향락문화의 조장,한국여성의 성적 수탈이 복합적으로 표출된 대표적 예가 될 것이다.

 

이처럼 경제적 불평등 아울러 성차별을 제도화시키고 있는 가족법의 모순및 사회문화적 차별의식은 이제 민주화를 요구하는 여대생들에 대한 경찰의 추행,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여성 노동자에 대한 폭력 등 정의와 진실에 대한 탄압의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여성의 현실을 볼 때, 한국의 여성운동은 단순한 여성지위 향상이나 여가활동의 수준을 벗어나야 한다.

또한 대다수 여성들의 생존권 투쟁을 외면한 채 특권층 여성의 점유물이나 출세를 위한 발판이 되어서는 안된다. 올바른 여성운동은 분단을 고정화시켜 이익을 꾀하는 외세를 물리치는 민족운동으로 정치적 억압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사회의 민주화와 남녀평등이 민주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민주화 운동으로 그리고 생존권 획득을 위해 투쟁하는 대중적 조직기반을 갖춘 민중운동으로의 성격을 띠고 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민족,민주,민중과 함께 하는 여성운동을 지향하며,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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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장

@ 외세에 의해 강요되는 민족분단의 고착화와 한반도의 핵전략 기자화를 반대하며,민중적 차원에서 통일 논의를 전개하고,민중의 희생을 강요하는 대외종속적 정치,경제,군사정책을 시정해야 한다.

 

@ 사회전반의 민주화와 남녀평등의 민주사회를 이룩하기 위하여 여성들의 정치의식이 고양되고 여성들의 힘이 민주세력으로 결집되어 군부통치의 장기화를 종식시키고 대통령 직선제 개헌 및 언론기본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 여성에게 불리하게 제정되어 있는 가족법이 개정되고 취업,승진,정년의 불평등이 시정되며 이러한 불평등을 정당화시키는 가부장적 차별의식이 종식되어야 한다.

 

@ 여성 노동자의 모성과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8시간 노동제와 최저 16만원의 생계비가 보장되고 여성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을 불법화하고 잇는 현행 노동법은 개정되어야 한다.

 

@ 여성농민의 모성과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저농산물가격 정책,외국농축산물 도입이 중지되고 농가부채가 탕감되어야 하며 농협의 민주화가 이룩되어야 한다.

 

@ 빈민여성의 모성과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생계대책 없는 철거정책은 중단되어야 한다.

 

@ 대일무역적자를 메꾸려고 여성을 희생시키는 관광기생정책이 철폐하고 새로운 매춘여성과 향락산업을 유발시키는 제주도 관광단지 개발정책은 중지되어야 한다.

민족,민주,민중과 함께 하는 여성 운동 만세!

 

1985. 3. 8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기독교학생총연맹 여성부

VIII,민족,민주,민중과 함께 하는 새로운 길을 향하여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 여성선교위원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기독교장로회 여교역자협의회
여성평우회
여성의 전화
또 하나의 문화
주부아카데미협의회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여성부
인천지역사회운동연합 여성부
한국노동자복지협의회 여성부
카톨릭 여성농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