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聖經信仰/[종합]인물.말씀.강연

민족,민주,민중과 함께 사는 새로운 길을 향하여 - 끝맺는 말

好學 2011. 1. 22. 07:43

끝맺는 말

미흡한 대로

 

대로 기독교 여성들의 100년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수백년에 걸친 조선조의 문화는 이땅의 여성들의 의견을 봉쇄했을 뿐만 아니라 듣지도,보지도,느끼지도 못하게 하고 오직 순종만을 강요해 온 문화였다고 할 수있다. 이렇게 세뇌되어 짙은 어둠에 짓눌려 있던 여성들에게 천주교와 동학은 이들을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따라서 100년 전에 기독교가 복음을 이 땅에 전파할 수 있는 길은 이미 닦아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100년 전의 우리 선배여성들은 과감하게 기독교의 복음을 받아들여 자기들을 속박하고 있던 문화에서 해방받으려 몸부림쳤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게 하는 모든 요인을 제거해 버리고, 존엄한 인간답게,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길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래서 여성들은 자기들을 감추려는 쓰개치마를 훨훨 벗어 던지고 자기를 노출시켜,자기의 주체성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또 누구의 아내,누구의 딸,누구의 어머니라고 불려지는 대신, 자기 자신의이름을 자기 나름대로의 삶을 살려고 집을 뛰쳐나오기도 하고,교회로,성경반,사경회,미션계 학교로 찾아다니며 자기성장에 힘썼다. 이렇게 해서 그들에게도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해방의 첫 단계였을 뿐, 그 사회 전체가, 또는 민족과 국가가 잘못된 문화에서 해방받지 못하는 한 그들 개인의 해방도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이 몸담고 있는 가정뿐만 아니라,민족문제,사회문제에 눈을 돌리게 되고 강대국의 횡포에 저항하며,고난받는 동족,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문제에 대처해서 투쟁하는데 기독교적인 한계점을 느낀다.

 

 기독교 자체가 서양의 가부장제 문화에 둘러싸여져 왔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고, 따라서 만인이 평등하다고 가르치면서도,"여자는 잠잠하라, 남편에게 순종하라"는 교훈을 강조하고, 여전히 주인과 노예를 인정하며,권세가진 자에게 순종하라는 기독교의 가르침(복음의 본질과는 다른)을 강조하는 데사 과감한 혁명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기독교 여성운동은 개인주의적이요, 계몽주의적인 차원,혹은 개량주의적인 차원에 머물수 밖에 없었다.

 

세월이 감에 따라 밖의 세상은 변화하는데 교회울타리 안에 안주하는 교회 여성들은 초기 기독여성들의 과감한 개혁정신은 잃어버리고,보수적인 체계 안주형으로 바뀌어가게 된다. 물론 선교사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식민지신학을 강조한 영향도 있겠지만,일제 말기를 거쳐 해방을 맞이했을 때는, 혼란한 전환기의 지도자로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처지에 있지 못했다. 위선적이고,보수적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여성으로 사회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정권과 밀착하여 개인의 영달이나 안일을 도모한 몇몇 기독교 여성지도자들이 민족과 민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1960년대 4월 19일 정의를 부르짖는 학생들의 의거로 한국의 기독교는 크게 반성하게 되었고,여성지도자들도 조용히 과거를 돌이켜보고 잘잘못을 가려서 이 땅의 여성들과 함께 새로운 방향모색을 하게 되었다. 유신헌법으로 국민의 기본권마저 봉쇄당한채 인권이 유린된 1970년대를 거치면서,이 땅의 기독교 여성들은 민주,민족,민중의 문제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기독여성 운동이 몇몇 여성지도자들의 운동이거나 그들의 출세의 발판 구실을 하는 정도여서는 안되겠다는 자각이 생기기 시작했다.그래서 기독여성 운동이 몇몇 여성지도자들의 운동이거나 그들의 출세의 발판 구실을 하는 정도여서는 안되겠다는 자각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기독교인,비기독교인,소외된 기층계급의 여성들 모두가 하나로 연합전선을 펴야 한다고 의식하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시작한 단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숙하고,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향으로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분은 우리를 해방시켜 자유케 하시며,사랑과 평화의 나라를 이룩하시려는 하나님이심이 분명하다고 확신한다. 우리의 결정으로 우리의 힘으로만 이룩할 수 있는 과업이라고 허세를 부릴 수는 없다. 우리는 소외된 이웃들, 특히 여성들과 함께 고난을 나누시고,그들의 인간회복을 위해 이 땅에 오셨고, 그일을 하시다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그의 제자로서 그의 발자취를 따르겠다고 고백하는 무리들이다. 이런 신앙고백을 가지고 지내온 백년 동안 우리의 선배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성령의 도우심으로 오늘에 이르게 해준 것을 감사해야 한다.

 

그들의 발자취에서 긍정적인 교훈,부정적인 교훈을 빼놓지 말고 찾아야 한다. 역사에서 교훈을 찾으려 하지 않는 단체나 민족이나,또는 어떤 운동도 발전하거나,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막 민주,민족,민중을 위해 광범위한 연대운동을 시작하려는 기독교 여성운동에 해방의 역사를 이끄시는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 바라며, 이 일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우리 모두가 동참할 수 있기를 바라마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