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세계文學名作]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 제 6 장 야곱의 싸움 - 1

好學 2010. 10. 4. 21:12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 제 6 장 야곱의 싸움 - 1 
    내가 그 이상한 음악가 피스토리우스로부터 들은 
    아프락사스에 관한 이야기는 간단히 되풀이될 수는 없는 성질의 것이다. 
    오히려 그에게서 배운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로의 길을 한 발자국 내디딜 수 있던 일이다. 
    당시의 나는 열 여덟 살의 유난스런 젊은이였는데 
    오만 가지 일에 남달리 조숙해 있으면서도 
    또다른 오만 가지 일에는 아주 뒤떨어진 채 의젓하지가 못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해보면 어떤 때는 
    자기가 무척 잘난 것 같은 건방진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떤 때는 의기를 상실한 채 비굴한 심정이 들기도 했다. 
    때론 나는 나 자신을 천재라 여기기도 하다가는 
    때로는 내가 반쯤은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기도 했다. 
    요컨대 나는 내 동년배들처럼 즐거움이나 생활을 함께 나눌 수가 없고 
    때로는 그들과의 사이에 절망적인 격리감을 느끼면서 
    내 생활이 폐쇄적이라는 것에 대한 깊은 가책과 걱정으로 초췌해지기도 하였다.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한 기이인 피스토리우스는 
    내게 자기 자신에 대한 용기와 존경을 간직하라고 가르쳐주었다. 
    나의 말 속에서, 나의 꿈 속에서, 나의 환상과 생각 속에서 
    그는 노상 가치있는 어떤 것을 찾아내서는 그것들을 적절하게 해석해주고, 
    진지하게 논했으며 내게 모범을 보여주었다. 
    ”당신은 언젠가 내게” 그는 말했다.
     “’도덕적이 아니기 때문에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소. 
    그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아니오. 
    하지만 당신 자신이 바로 그 도덕가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오! 
    다른 사람과 당신 자신을 비교하진 마시오. 
    가령 자연이 당신을 박쥐로 만들었다면 타조가 되려고 애쓰지 말란 말이오. 
    당신은 번번이 자기를 별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는 
    보통 사람과 다르다고 자신을 자책하고 있소. 
    그런 생각을 버리시오. 불을 들여다보고, 흘러가는 구름을 보시오. 
    그래서 어떤 예감이 당신을 찾아들고 당신의 영혼 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그것들에게 당신의 몸을 맡기시오. 
    그것이 선생님이나 아버지, 혹은 어떤 흠모하는 신의 뜻과 합치되는지를, 
    그들의 마음에 드는지를 맨 먼저 묻지 마시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은 망하는 거요.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은 안전한 땅 위를 걷게 되고 그러다가는 화석이되고 마는 거요. 
    이봐요, 싱클레어. 
    우리의 신은 아프락사스요. 그는 신인 동시에 악마지요. 
    그는 자신의 내부에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동시에 지니고 있소. 
    아프락사스는 당신의 생각이나 꿈에 대해서 무슨 이의를 제기하진 않을 것이오. 
    그것을 결코 잊지 마시오. 
    그러나 만약 당신이 흠잡을 데 없이 모범적인 평범한 사람이 되어버리면 
    그는 당신을 버릴 것이오. 
    당신을 버리고는 자기의 사상을 요리하기 위한 새로운 그릇을 찾아가고 말 것이오.” 
    나의 모든 꿈들 중에서 그 어두운 사랑의 꿈이 가장 충실했다. 
    나는 매우 자주 그 꿈을 꾸고 문장의 새 밑을 지나 옛날 우리 집으로 들어갔으며 
    어머니를 포옹했는데 다시 보면 나는 어머니 대신 
    키가 크고 반은 남성이며 반은 여성인 어떤 사람을 끌어안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 여자에게 일종의 두려움을 느끼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는 듯한 동경으로 그 여자에게 밀착되고자 애썼다. 
    나는 이 꿈에 대해서만은 피스토리우스에게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온갖 다른 이야기는 그에게 다 하면서도 그 이야기만은 남겨두었다. 
    그 꿈은 나의 은신처이며, 나의 비밀이며, 나의 피난처였다. 
    나는 심정이 착잡할 때는 으레 피스토리우스에게 
    옛날 북스테후데의 파사칼리아를 연주해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어스름한 저녁의 교회 안에서 이상스럽게도 친밀하며 
    자기 자신의 내부에 침잠하여 자기 스스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한 
    이 음악에 빠져 넋을 놓고 있었다. 
    그 음악은 항상 나에게 도움이 되었고 
    영혼의 소리에 정당성을 부여할 준비를 갖추게 해주었다. 
    풍금 소리가이미 잦아든 뒤에도 우리는 잠시 교회 안에 머물며 
    희미한 저녁빛이 고딕식 창문을 통해 비치고 있다가 
    이윽고 사라져버리는 것을 바라보곤 하였다. 
    ”내가 이전에는 신학자였고 하마터면 목사가 되려고까지 했다는 것은” 
    피스토리우스가 말했다.
     “어쩌면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소. 
    하지만 그때의 일은 다만 형식에있어서의 착각에 불과한 것이었소. 
    목사가 된다는 것은 여전히 나의 천직이고 나의 목표요. 
    단지 나는 너무 일찍 만족했던 것이고 아프락사스를 알기도 전에 여호와에게 몸을 맡긴 거요. 
    모든 종교는 아름다운 거요. 종교는 바로 영혼인 것이오. 
    사람이 그리스도교의 만찬을 먹든, 메카로 순례를 가건 그것은 한가지인 것이오.” 
    ”그렇다면 당신은” 내가 말했다. 
    “진정한 목사가 될 수 있을 텐데요.” 
    ”아니, 싱클레어, 그렇지 않소. 
    그럼 나는 거짓말을 해야 했을 거요. 
    우리들의 종교는 마치 종교가 아닌 것처럼 행해지고 있소. 
    꼭 해야 한다면 나는 아마 가톨릭 교도는 될 수 있을 거요. 
    하지만 신교의 목사는---안 되지요. 얼마 안 되는 실제적인 신자는---
    나는 그런 사람을 알고 있는데---
    완강히 문자 그대로 믿고 있는 것이오. 
    그들에게 나는그리스도는 개인이 아니라 신인 동시에 인간이며, 
    신화이며, 인류가 자기 자신을 영원의 벽에다 그려놓았다고 생각하는 
    한 장의 거대한 영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시오. 
    게다가 그밖의 사람들, 현명한 설교를 듣기 위해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무슨 일에든 태만하지 않으려는 등의 이유로 
    교회에 오는 사람들에게 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소?
    그들을 개종시키라고 하고 싶소? 
    그렇지만 나는 그런 짓을하고 싶지 않은 거요. 
    목사란 개종시키려는 자는 아닌 것이오. 
    목사는 단지 신자들 사이에서, 자기와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며 
    그것으로써 우리가 신이라 여기는 감정들을 위한 지지를 표현하고자 할 따름인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