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漢字文學/[고사성어]故事成語

[살롱] 國師

好學 2010. 9. 25. 22:19

 

[살롱] 國師

 

 

 

과거에는 나라에 국사(國師)가 있었다. 국사는 ‘나라의 선생’을 가리킨다. 나라의 중대사를 결정할 때는 국왕이 직접 국사에게 자문을 구하였다. 고려시대에는 불교국가였으므로 불교의 고승(高僧)들이 국사가 되곤 하였다. 전남 순천 송광사(松廣寺)가 배출한 ‘16국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 시대에는 무학대사(無學大師)가 실질적인 국사 역할을 담당하였다.

국사의 자격 요건은 고금(古今)의 학문을 갖추어야 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인품의 소유자여야 했다. 거기에다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영적(靈的)인 능력까지 겸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신통력 가운데 숙명통(宿命通)과 천안통(天眼通) 정도는 지니고 있어야 국가 대사를 결정짓는 일에 관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이판(理判·직관적 판단)과 사판(事判·논리적 판단)에 두루 통달해야만 하였다. 학문만 하고 기도를 하지 않으면 사람이 답답해지기 쉽고, 기도만 하고 학문을 하지 않으면 허황되기 쉽다. 양쪽을 겸비하는 일이 중요하다. 논리적 분석을 위주로 하는 학문적 능력이야 일반 학자도 가능하지만, 직관적 판단을 뒷받침해주는 영적인 능력은 종교적 자질을 갖추고 도를 닦은 수도인만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국사는 종교지도자들이 맡았던 것이다.

조선시대 유교로 넘어오면서 국사 제도는 사라진다. 유교는 불교와 같은 초월적 정신세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 대신 국사는 기인(奇人)이나 이인(異人)의 형태로 민중들 가슴속에 자리잡는다. 서화담(徐花潭) 이토정(李土亭) 남사고(南師古) 이서구(李書九) 김일부(金一夫)와 같은 사람들이 조선시대의 비공식 국사급 인물들이다. 근래에 대만을 비롯한 중국문화권의 국사는 남회근(南懷瑾)인 것 같고, 일본에서는 몇 년 전 작고한 국민작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가 국사 대접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대략 20년 동안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이 비공식적인 국사였지 않나 싶다.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어려운 시기에 김수환 추기경이 사회의 중심을 잡으면서 바른 소리를 하고, 약자들의 보호막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 취임한 정진석 추기경의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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