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人生/[우주만물]세상만사

[만물상] 광고 없는 TV

好學 2010. 6. 29. 20:50

 

[만물상] 광고 없는 TV

 

 

 

광고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서비스 기능도 있다.

하지만 TV를 보는 시청자들은 광고가 너무 많고 자극적이어서 짜증이 난다.

지상파 TV에서 90분 길이의 영화를 보려면 10%인 9분간 광고세례를 받아야 한다.

케이블이나 위성은 더 심해 몰아치기와 중간광고가 인내력을 시험할 정도다.

요즘 TV시청은 리모컨으로 광고 공해(公害)를 피해가는 숨바꼭질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광고를 건너뛰고 TV를 보는 시대가 오고 있다니 귀가 번쩍 뜨인다. 미국과 한국에서 실용화단계에 접어든 ‘광고없는 TV’는 아직 비디오에 녹화저장하는 방식이다. 개인용 비디오 녹화기(PVR)를 TV 옆에 설치하거나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광고를 차단하든지 건너뛰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차단서비스에 400만 가구 넘게 가입했고, 한국의 광고 건너뛰기 기능TV가 3만대 이상 팔렸다니 비용보다는 정신건강이 우선인 모양이다.

▶이처럼 인위적으로 TV광고를 안 본다면 방송사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10년 안에 TV광고는 소멸한다’는 미디어전문가들의 예상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의 지상파 TV도 위기에 처할 것이다. 당장은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앞세워 독점적 지위를 이어가겠지만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지 않으면 방송의 정체성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지상파 방송의 위기는 수년 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방송통신융합이 기술과 산업을 변화시키고 무엇보다 수용자의 매체 이용행태를 바꿔놓고 있다. 이미 인터넷으로 TV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고, 소비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추세다. 이 같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상파 방송의 힘이 약화되고 그간 누려온 시청률 아성도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광고없는 TV’와 함께 ‘손안의 TV’ DMB, 인터넷을 이용한 IP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입에 맞는 콘텐츠를 택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 우리 지상파 방송들은 이런 변화에 무디고 방송위원회는 매체 공존보다 지상파 감싸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지상파 TV의 광고수입이 줄고 점유율이 감소되는 추세를 환경과 시장변화에서 찾기 보다는 중간광고, 가상광고 허용으로 땜질하려는 발상부터가 그렇다.

수신료를 받고 광고도 하는 KBS가 시청자를 무시하는 편성과 경영으로 적자를 냈는데도 국고보조를 하는 처사 역시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다. 정부가 지상파 방송만 무리하게 끼고도는 것은 더 큰 부작용만 일으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