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교육 3/(국어사전)國語辭典

[말글마당] 겹말과 이중표현의 오남용

好學 2010. 6. 25. 21:17

 

[말글마당] 겹말과 이중표현의 오남용

 

 

다른 사람과 얘기할 때 이미 한 말을 되풀이하고 장황하게 늘어 놓는 사람을 만나면 피곤하고 대하기가 꺼려지는 것처럼 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글을 쓸 때 같은 단어를 중복해 사용하지 않으려 하고 수식어나 서술어도 반복을 피한다. 그러나 실제 언어생활에서 겹말과 이중표현이 습관적으로 잘못 쓰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겹말은 같은 뜻이 겹쳐서 된 말을 일컬으며 종갓집, 고목나무, 생일날, 국화꽃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겹말은 주로 한자어와 우리말이 결합한 형태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한자어 단독으로는 의미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여 우리말을 덧붙여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위에서 예로 든 겹말은 오랫동안 입말로 사용되면서 관용적 표현으로 굳어져 아예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다.

요즘에는 겹말이 한자어+우리말뿐만 아니라 외국어+우리말(hit치다), 외국어+한자어(pool場, 실내interior), 외국어+외국어(carol song)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겹말과 이중표현은 한마디로 군더더기다.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겹말과 이중표현 오남용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연말(지난 연말, 지난해 말), 이 기간 동안에(이 기간에) 등은 필요 없이 같은 말을 겹쳐 쓰고 있다. 또 결실을 맺다(결실을 보다), 너무 과장되다(과장되다), 다시 재고하다(재고하다), 미리 예상하다(예상하다), 공감을 느끼다(공감하다), 피해를 입다(해를 입다) 등의 잘못된 표현도 눈에 많이 띈다. 각 나라별(나라별, 나라마다), 약 10여 명(약 10명, 10여 명), 매 분기마다(분기마다, 매분기), 좋은 호평(호평, 좋은 평가), 남은 여생(여생, 남은 생), 과반수 이상(과반수, 반수 이상) 등은 중심말 앞뒤로 중복되는 것 가운데 하나만 택해 쓰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이 같은 사례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바꿀 수 있다. 우리말과 한자어 등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어휘가 중복되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될 수 있으면 겹말과 이중표현의 오남용을 삼가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