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漢字文學/[고사성어]故事成語

[살롱]겨울철의 대구탕

好學 2010. 6. 22. 21:25

 

[살롱]겨울철의 대구탕

 

40년 라이벌인 YS와 DJ. 여러 가지로 닮은 점이 많다.
차례로 대통령을 지냈고 섬 출신이라는 점도 그렇다.
바닷가 태생이라서 그런지 두 사람은 생선탕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의도 태생인 DJ가 좋아하는 생선은 홍어, 거제도 태생인 YS는 대구이다.
DJ가 홍어탕을 먹으면서 정치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한다면, YS는 대구탕을 먹으면서 정치 의욕을 충전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어렸을 때 어머니가 끓여 주었던 음식을 먹으면서 생(生)에 대한 의욕을 회복하기 마련이다.
고향음식은 그래서 중요하다.
조선시대에 동해안을 대표하는 어류가 명태였다면, 남해안은 대구, 서해안은 조기였다.
남해안을 대표하는 대구는 12~2월에 잡히는 바닷물고기이다.
눈이 내리는 한겨울이 제철이다.
큰 놈은 100cm에 가깝다.
옛날부터 대구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한 곳은 거제도 외포리이다.
외포리 앞바다는 파도가 세게 치는 곳이고, 예로부터 이 외포의 대구를 알아주었다.
YS가 태어난 고향이 바로 여기이다.

YS의 생가는 거제도의 대계(大鷄)마을인데, 동네를 감싸는 산봉우리를 살펴보면 바가지처럼 둥그런 금체(金體) 모양이다.
산 모양이 금체 형국으로 되어 있으면 그 동네의 지명에 ‘봉(鳳)’이나 ‘계(鷄)’가 붙기 마련이다.
대계마을에서 바라다보이는 앞바다가 외포이다. 겨울이 되면 대구가 가장 많이 잡히는 지점이다.
그렇다 보니 이맘때쯤이 되면 YS의 가신(家臣)들은 외포의 질 좋은 대구를 구해다가 서울로 공수하는 일이 연례행사였던 것이다.

무를 썰어 넣고 끓인 대구탕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다. 아침 해장국으로는 더할 나위 없다. 60~70cm짜리 한 마리를 끓이면 10명도 먹을 수 있는 양이 나온다. 외포리 대구탕에 중독(?)된 통영사람들은 대구의 여러 부위 가운데 머리를 최고로 친다. 머리는 제일 먼저 제사상에 올린다. 대구 알은 소금에 한 달 정도 절였다가 밥반찬으로 먹고, 아가미는 홍어처럼 삭혀서 먹기도 한다. 뒤쪽 꼬리 부위는 노끈에 매달아서 처마 밑에 말려 놓고 한 점씩 칼로 베어 먹는다. 필자의 아파트 베란다에도 통영에 사는 친척이 보내준 대구 세 마리가 매달려 있다. 가는 세월을 붙잡으려면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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