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2부 4 - John Bunyan
★ 이의제기 4
하지만 어떤 이들은 당신이 첫 번째 사용했던 방법을 좋아하지 않더이다.
황당한 이야기라 평하고는 먼지 털듯 던져버리더이다.
만일 그런 자들을 만나게 되면 뭐라고 해야 할까요?
그들이 나를 멸시하듯 나도 그들을 멸시할까요, 아니면?
대답
사랑하는 크리스티아나,
그대가 만일 그런 이들을 만나거든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랑스런 지혜로 그들을 맞이하라.
욕설에 욕설로 그들을 대하지 말라.
그들이 얼굴을 찡그리더라도 부디 미소로 대하라.
본성이 그렇든지, 아니면 어떤 나쁜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그대를 멸시하거나 흉을 잡는 것일 테니까.
어떤 자는 치즈를 좋아하지 않고 어떤 자는 생선을 좋아하지 않으며 그리고
어떤 자는 친구나 집, 가정조차도 좋아하지 않는다.
어떤 자는 돼지고기만 보면 질색을 하고
닭고기도 싫어하고 새고기도 싫어하는가 하면
그런 자들이 도리어 뻐꾸기나 올빼미는 좋아한다.
사랑하는 크리스티아나,
그런 것들은 그들의 선택에 맡겨두고 그대에게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자들에게만 찾아가라.
어떤 일이 있든 시비하지 말고 항상 겸손한 태도로 순례자의 품격에 맞게
그들 앞에 자신을 나타내어라.
그러니 가거라, 나의 작은 책아.
너를 환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서 긴밀하게 접촉하고 모든 것을 보여주어라.
환영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침묵하라.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 영원히 축복이 있기를 기원하는 것이며,
너나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순례자가 될 수 있는 길을
그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내가 거듭 말하노니, 가라.
가서 그대가 누구인지를 모든 사람에게 알려주어라.
내가 크리스티아나입니다 라고.
나와 나의 네 아들들이 여기 온 것은 사람들에게 있어
순례자가 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이야기해 주려 함이라고,
그렇게 말하라. 모든 사람들에게.
또한 그들에게 말하라.
지금 그대와 함께 순례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인지를.
여기 이분은 나의 이웃 '자비심'인데 나와 함께 순례의 길에 오른 지 아주 오래 되었답니다.
오셔서 이 깨끗한 동정녀의 순결한 얼굴을 보세요.
보시고 게으름뱅이와 순례자를 식별하는 법을 배우세요.
그렇다, 젊은 처녀들로 하여금 그녀를 보고
다가올 세상을 이 자비심이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배우게 하라.
명랑한 처녀들이 하나님을 따르려고 벌 받을 늙은 죄인들을 내버리는 때가
늙은이들의 비웃음을 받으면서 젊은이들이 호산나를 외치던 그때와 같은 것이다.
다음에는 늙은 '정직함'에 대해 그들에게 말하라.
그대가 처음 만났을 때 하얀 백발을 흩날리며
터벅터벅 순례의 길을 걷던 그 정직함을
그렇다, 그들에게 말하라.
그 노인이 얼마나 솔직담백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자기의 선한 주님을 본받아 어떻게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졌는지를.
어쩌면 그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늙은이들이 사랑에 빠져
자신이 지은 죄를 몹시 슬퍼하도록 그리스도께 설복 당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또한 그들에게 말하라.
'두려움'이라는 이가 어떻게 해서 순례의 길을 떠났으며
고독을 느낄 때마다 어떻게 두려움과 눈물로 보냈는지,
그리고 최후에 어떻게 기쁨에 넘치는 상을 받았는지를.
영혼은 비록 의기소침했으나 그는 선한 사람이었고
선한 사람이기에 생명을 상속받았다고.
그리고 또한 '심약한 마음'에 대해서도 말해 주어라.
남보다 앞서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뒤따르고 있는 자에 대하여도.
그가 어떻게 해서 죽을 뻔했는가,
'위대한 마음'이 어떻게 그의 생명을 구해 주었는가,
비록 은총은 약했으나 마음이 진실한 사람이었고
누구든 그의 얼굴에서 진실로 하나님을 공경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아울러 '망설임'에 대해서도 말해 주어라.
목발은 짚었으되 별로 헛디디는 일이 없었던 자에 대해서도 말해 주어라.
그와 '심약한 마음'이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고
어떻게 매사에 의견이 일치했는가를 모두에게 알려라.
그리고 그렇게 여유가 없는 일정에서도 때때로
한 사람은 노래 부르고, 한 사람은 춤을 추는 마음의 여유가 그들에게는 있었음을.
'진리의 용사'도 잊지 말라.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용감한 사내였나니.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주어라
그의 정신이 얼마나 강했던지 아무도 그를 후퇴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그리고 어떻게 하여 그와 위대한 마음이
의혹의 성을 함락시키고 거인 절망을 죽였는가를.
'의기소침'과 그의 딸 '겁쟁이'도 간과하지 말라.
비록 그들이 어떤 이에게는 하나님의 버림을 받은 자처럼
초라한 옷을 걸치고 누워 있었지만,그들은 조심스럽게 그러나 착실하게 걸어
결국에는 순례자들의 하나님이 자기들의 친구임을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들을 세상 사람들에게 이야기한 다음에
돌아서서 이 현악기를 연주해라, 나의 책아.
단지 만지기만 해도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나니
절름발이가 춤을 추고 거인이 떨게 되네.
네 가슴속에 도사리고 있는 수수께끼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풀어보아라.
그러고도 남아 있는 신비스런 문장들은 그대로 두어라
영리한 상상력의 독자들이 스스로 풀 수 있도록.
이제 이 작은 책이 축복을 가져다주기를 기원하나니
이 책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기원하나니 이 책을 산 사람들이 공연히 돈만 버렸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기를.
기원하나니, 이 두 번째 순례기가 열매 맺기를
모든 선한 순례자들의 환상을 만족시켜주는 그런 열매를.
그리고 기원하나니 옆길로 빠져 방황하는 이들을 설복하여
그 마음과 발길을 돌려 다시 바른 길로 들어서게 해주기를.
이것에 저자의 간절한 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