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참회록]Augustine

제8 권 생의 전환 (11~12)

好學 2009. 6. 11. 15:14

 

제8 권 생의 전환 - 11. 영(靈)과 육(肉)의 투쟁  



이처럼 나는 병들어 있었습니다.
나 스스로의 몸을 지금까지보다도 심하게 고문하면서
사슬이 끊어질 때까지 결박된 상태로 뒹굴고 있었습니다.
사슬은 이미 느슨해졌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묶여 있는 것입니다.
내 주님이시여! 당신은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를 몰아세우시고
엄하신 자비로 두려움과 부끄러움이라는 두 가지 채찍을 가하셨습니다.
그것은 혹시 내가 망설이며 가늘게 남아 있는 사슬이 끊어지지 않고
다시 굳어져서 나를 더욱 단단하게
묶어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나는 마음 속으로 "그렇다 지금부터 하자, 지금이야말로 그때다."
하고 중얼거렸으며, 말뿐 아니라 결심한 단계에 이르러
그것을 행할 만큼 굳건해졌으나 아직 실행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전 상태로 질질 끌려가는 일은 없었으며
다만 그 언저리에서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나는 다시 용기를 냈지만 아직 모자랐습니다.
조금만 더 나아갔더라면 거기에 도달해서 그곳을 차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했고 그것을 붙들지도 못한채
죽음으로 끄려들까, 아니면 다시 살아날까 망서리고 있었습니다.
이미 상습적이 된 옛날의 사악이
아직 습관화되지 못한 선보다 더 강하게 나를 강하게 제압했던 것입니다
내가 다른 것이 되어야겠다는 중요한 지금이라는 시점에
더 접근할수록 옛 질풍이 다시 내게로 더 세차게 불어닥칩니다.
그러나 나를 뒤로 넘어지지도 못하게 하고 도피하지도 못하게 하여
마침내는 엉거주춤한 상태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내가 행했던 옛날의 헛된 일과 어리석은 일들이
옷자락을 붙들고 유혹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우리를 버리고 떠날 작정이세요?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이제 당신과 영원히 헤어지게 돼요
이제부터 당신은 영원히 아무것도 못하게 돼요."

나의 하나님!
지금 이것, 저것, 하면서 유혹한 것은 도대체 무엇을 암시하는 것입니까?
제발 당신의 자비가 그러한 일들을 내 영혼으로부터 물리쳐 주십시오.
그 얼마나 불결하고 쑥스러운 속삭임인가요?
나는 이미 먼곳에 떨어져 있어 그 여자들의 목소리를 반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 여자들은 감히 정면에 나서서 말하지 못하고
등 뒤에서 소곤거리며 내가 한눈을 팔도록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처럼 그녀들은 나의 발걸음을 지체하게 만들었습니다.
습관이 성난 목소리로 "너는 여자들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라고 말했을때 나는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지쳐 있었습니다.
내가 얼굴을 번쩍 쳐들고 뛰어가려던 그쪽에
정절이 엄숙한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해맑은 정절은 방탕한 면이 없는 웃음과 고상한 태도로 나를 맞이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는데 그 손은 착한 선인의 무리로 가득했습니다.
거기에는 소년소녀들도 많았고 청년들도 많았으며
착실한 과부와 나이 많은 처녀도 있었습니다.
정절을 지킨 이 모든 사람들 가운데 자식을 가진 자도 있었는데
그녀들은 당신을 배우자로 삼아 수많은 기쁨의 자식을 낳는
풍요한 어머니였던 것임니다.
그녀는 짓궂은 격려의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남녀들이 한 일을 그대가 못하다니!
그들이 주 하나님께 맡기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았었던 가요?
그들의 하나님께서 나를 그들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대는 어찌하여 설 힘도 없는 자신에게 의탁하려 하는지요?
어서 그분께 자신을 맡기세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분은 그대가 기대면 넘어질 만큼 약하지 않습니다
마음 놓고 자신을 맡기세요 그분은 그대를 끌어안아 구원해 주실 거에요."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그 어리석은 자들의 속삭임이 귀에 쟁쟁하여 어리둥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다시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흙이 되어 죽게 될 그대의 불순한 지체의 말을 듣지 마세요
그것들이 당신에게 말하는 쾌락이란
주 하나님의 율법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도 없지요."

이와 같은 쟁론은 내 마음속에서 나 자신을 두고 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알리피우스는 잠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심상치 않은 내 거동을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제8 권 생의 전환 - 12. 개종의 눈물  

깊은 상념이 내 영혼의 밑바닥에서 나의 비참함을 들추어내어
마음의 눈앞에 쌓아 놓자 눈물이 한없이 흘렀습니다.
나는 혼자서 소리내어 마껏 울기 위해 알리피우스 곁을 빠져 나왔습니다.
나는 그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방해가 될 것 같아 아주 멀리 떨어져 나왔습니다.
그는 내가 그러한 상태였다는 것을 눈치 챘습니다.
그때 나는 무슨 말을 했는데
나의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습니다.
나는 그러한 모습으로 일어섰으며
그는 우리가 앉아 있던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나는 어느 무화과 나무 밑에 주저앉았습니다.
눈물이 폭포처럼 줄줄 흘러내렸는데 이것은 당신께서 사랑하는 제물이 되었습니다.

나는 그때 다음과 같은 말을 당신에게 되풀이해 중얼거렸습니다.
"주님이시여! 언제까지입니까? 언제까지 입니까?
나의 주님이시여! 마지막 날까지 노하실 것입니까?
제발 우리들이 그 옛날에 범한 죄악을 기억하지 마옵소서."
나는 아직도 내가 옛날의 죄에 얽매여 있는 것처럼 생각되어
애처로운 목소리로 부르짖었습니다.
"대체 언제까지, 언제까지 또 내일입니까?
왜 지금 이대로 추악한 내가 끝나지 않는 것입니까?"

이런 말을 하는 내 마음은 갈갈이 찢어지고 쓰디쓴 회한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무렵 이웃집에서 성별을 알수 없는 어린아이의
"집어서 읽어라. 집어서 읽어라." 하는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순간 나는 안색이 달라져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무슨 놀이를 하면서 저런 노래를 부를까 하고.
그러나 어디서고 그런 노래를 들어 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나는 쏟아지는 눈물을 참고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그것은 성경을 펴놓고 최초로 눈에 띈 대목을 읽으라는
하나님의 명령임에 틀림이 없다고 해석한 것입니다.
나는 안토니우스가 우연히 펼친 복음서의 한 구절즉
"네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주라
그리하면 너는 하늘에서 보화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나를 따르라."
라는 말씀을 자신에 대한 말씀으로 판단하고 이 분부를 즉시 따라
즉시 당신에게로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급히 알리피우스가 앉아 있는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거기에 사도 바울의 서간을 두고 왔기 때문입니다.
나는 말없이 그것을 집어들고는 첫눈에 들어오는 대목을 말없이 읽었습니다.
"폭식과 폭음과 음탕과 방종과 쟁론과 질투에 나아가지말고
오직 주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을지어다.
또한 정욕을 위하여 육체를 섬기지 말지어다."(롬13:13)

나는 더 읽으려하지 않았으며 읽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말씀을 읽고 난 순간, 슬픔이 가득한 내 가슴 속으로
하나의 빛과 같은 확실성이 흘러들어와서 내 마음을 환히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는 책갈피에 표시를 하고 덮은 다음,
평온한 표정으로 알리피우스에게로 돌아가 모든 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때 알리피우스는 방금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났던 일을
다음과 같이 얘기해 주었는데 내가 알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내가 읽은 대목을 보여 달라고 하기에 보여 주었더니
그는 내가 읽은 부분 보다 더 내려갔습니다.
나는 그 아래 무슨 말씀이 씌여있는지는 몰랐습니다.
그것은 "너희는 믿음이 약한 자을 받아들이라."는 말씀으로써
그는 그것을 자기에게 하신 말씀이라고 여기고 내게 말했습니다.

이 말씀에 확신을 갖게 된 그는 불안이나 망설임 없이
훌륭한 결의와 의도로 나와 일치하게 되었고
그 결의와 의도는 그의 성격에 어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로 인하여 오래 전부터 나와는 동떨어진
선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으니까요
우리는 그 길로 어머니에게로 가서 그 얘기를 했더니 어머니는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러한 일이 일어났는가를 이야기 하자, 어머니는 놀라며
"우리가 간구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시는" 당신을 찬양했습니다.
그것은 어머니가 나를 위해서 슬픔과 눈물과 한숨으로 간구하던 것 보다도
더 많은 은혜를 당신께서 내려 주신 것을 역력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당신은 나를 당신에게로 돌아가게 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이미 아내나 세속의 어떤 욕망도 찾지 않고,
다만 당신께서 몇 해 전에 어머니에게 계시하셨던 신앙의 그 자(尺)위에
꿋꿋이 서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어머니의 비탄을 즐거움으로 바꿔주셨습니다.
그것은 어머니가 바라던 것 보다도 더 풍요롭게
내 육체에서 생겨난 자식들이게 기대하던 기쁨보다
다 존귀하고 더 청순한 기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