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人生/(스포츠)이야기

제2회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

好學 2009. 3. 18. 20:51

 

 

 

"1934년이탈리아

 

개최도시 : 볼로냐, 플로렌스, 제노아, 나폴리, 밀란, 로마, 트리에스테, 튜린

 

1932년 FIFA 스톡홀름 총회에서 이탈리아가 제2회 월드컵축구대회 개최국으로 결정됐다. 1934년 월드컵대회의 개최국을 독재자 무솔리니가 지배하고 있는 이탈리아로 결정한 일은 잘 못된 결정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1회 대회의 우루과이는 유럽 나라들에게 너무 먼 곳이라는 게 문제였었다. 2회 대회의 이탈리아 개최는 파시즘과 무솔리니에게 월드컵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최고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탈리아를 개최국으로 결정하는 일은 물론 쉽지 않았다. 이탈리아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조건을 앞세운 집요한 공략과 이에 대항하는 반대가 엉겨 여덟 차례의 회의를 거듭해야 했다.

이탈리아 축구는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다. 1930년 6월부터 1948년 5월까지 홈에서 벌인 경기 중 단 한 번만 패할 정도로 막강함을 과시했다.

자신의 권위를 세계에 과시하고 싶은 무솔리니는 1회 월드컵대회 개최권을 우루과이에 빼앗긴 후, 2회 대회는 기필코 유치하기 위해 정부로 하여금 재정적인 뒷받침과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29년에 제2회 월드컵 유치 청원서를 제출해 놓고 면밀한 계획을 짰다. 또 개최권을 따내기도 전에 비토리오 포조 감독에게 월드컵 우승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새로이 월드컵본선에 출전하는 나라들은 11개국-오스트리아 체코슬로바키아 이집트 독일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루마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미국-이었다.

제2회 월드컵대회에는 처음으로 시행된 예선을 거쳐 16개국이 본선에 진출했다. 예선신청 31개국을 반으로 줄이다 보니 16개국이 됐고, 이 16개의 본선진출국 수는 이렇게 시작돼 1978년까지 유지됐다.

제2회 이탈리아월드컵대회 본선에는 남미에서 2팀, 북미 1팀,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이집트가 출전했으며, 나머지 12팀은 유럽 나라들이었다. 1930년 우루과이대회에 많은 유럽 나라들이 불참한 데 대한 반사작용으로 1934년 이탈리아대회에는 남미 나라들의 무관심이 나타났다.

이 대회는 1회 대회의 조별 리그와는 달리 1회전에 두 팀씩 8개로 짝을 지어 승자는 8강에 진출하고 패자는 탈락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8강과 준결승도 같은 넉아웃 제였다. 그래서 1회전에서 패하는 팀은 단 한 경기를 치르고 귀국하는 허망함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이탈리아에 와서 미국과의 예선을 치른 멕시코는 본선에 오르지도 못한 채 허탈한 귀국을 한 팀이었다.

웅장한 로마 토리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개막경기에서 이탈리아는 미국을 7-1로 대파했다. 구와이따, 메아짜, 스키아비오, 페라리, 오르시가 주축을 이루는 이탈리아는 처음부터 힘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스키아비오, 오르시, 메아짜가 한 골씩을 넣어 전반을 3-0으로 앞섰다. 후반에도 스키아비오가 두 골을 더 넣어 개막전 해트트릭 1호를 기록했다. 미국의 유일한 골은 이탈리아 나폴리 태생인 도넬리의 것이었다. 이 선수는 대회가 끝난 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고향인 나폴리의 프로팀에 입단했다.

남미대륙의 국가들은 모두 1회전도 통과하지 못했다. 브라질은 제노아에서 스페인에 3-1로 패했다. 브라질은 공격에 너무 힘을 쏟다가 스페인의 역습에 말려 세 골을 잃었다. 스페인의 골키퍼 자모라는 '여덟 개의 팔'을 가진 선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브라질의 계속되는 공격을 차단해냈다. 지난 대회 선수들 중 세 명(Orsi, Guaita, Monti)이 이탈리아로 가버린 아르헨티나는 2진과 다름없는 약체로 출전해 스웨덴에 3-2로 무릎을 꿇었다. 비록 2진과 다름없는 팀이라고는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그래도 1회 대회의 준우승 팀답게 잘 싸웠다. 선제골도 벨리스가 스웨덴 문전 15m 전방에서 얻은 프리킥을 바로 선제골로 연결시켰으나 콜키퍼의 능력부족으로 패할 수밖에 없었다.

1회전에서 주목받은 경기는 '기적의 팀'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대결이었다. 짧은 패스전법의 강팀으로 알려진 오스트리아와 맞선 프랑스는 1회 대회 때 턱뼈가 깨졌던 테포를 문지기로, 마틀레를 풀백으로 세우는 등 수비를 강화하면서 조심스런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전반 18분, '종이 비행기'라고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신델라가 선취골을 터뜨렸다. 프랑스도 흔들리지 않고 분투해 전반 27분 니콜라의 슛이 오스트리아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후반 23분에는 오스트리아의 비칸이 추가골을 넣었으나 프랑스의 페널티킥으로 동점이 됐다.

월드컵대회 최초의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 후반 3분, 샬의 결승골로 오스트리아가 프랑스를 3-2로 제압했다. 이 결승골은 오프사이드로 보였으나 네덜란드의 주심 반 무어젤러는 득점으로 인정했다. 골을 넣은 당사자 샬도 경기 후에 자신의 골은 오프사이드였다고 실토했다고 전한다.

이집트는 아프리카에서 월드컵본선에 출전한 최초의 나라다. 이집트는 유럽의 강호로 꼽히는 헝가리의 적수가 될 수 없어서 4-2로 패했다.

2회전에는 유럽 팀들만 진출했다. 준준결승 진출국은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스위스, 독일 그리고 스웨덴이었다.

볼로냐에서 속개된 오스트리와 헝가리의 준준결승전은 말 그대로 승리를 위한 '전투'였다. 두 팀 다 결승에 올라갈 만한 실력을 가졌으나 한 팀은 떨어져야 했다. 오스트리아가 전반 5분과 후반 8분에 득점해 2-0으로 앞섰다. 헝가리는 사로시가 후반 22분에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으나 그 직후 라이트윙 마르코스가 퇴장 당하면서 2-1로 탈락했다.

더 불꽃튀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기는 120분간의 혈전이었다. 스페인의 골키퍼 자모라와 이탈리아의 골키퍼 콤비는 신묘한 방어자들이었다. 전반 42분 레구에이로의 골로 스페인이 앞섰다. 후반 2분만에 이탈리아의 페라리가 득점해 1-1이 됐다. 연장전에 들어갔다. 더 이상의 골은 나오지 않았다. 두 시간 동안의 격돌에서 이탈리아의 라이트하프 피지올로는 다리가 부러져 들려나가는 등 양 팀에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다음날,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재경기에는 스페인의 골키퍼이자 주장인 자모라를 포함한 7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이탈리아는 5명이 뛰지 못했다. 결국 재경기에서 이탈리아는 전반 8분 메아짜의 한 골로 어려운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와 겨룰 오스트리아의 감독 유고 메이슬(Hugo Meisl)은 이 경기를 "축구가 아니라 싸움이었다"고 논평했다. 이탈리아의 준결승 상대를 짜 맞추는, 다시 말해 이탈리아를 결승에 진출시키려는 음모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혹을 받는 경기결과였다.

이탈리아는 5월 31일과 6월 1일 이틀에 걸쳐 스페인과 재경기까지 치른 2일 후에 가장 두려운 상대 오스트리아를 대적하게 됐다. 1930년대 들어 무패의 행진을 계속해 온 오스트리아도 헝가리와의 '전투'에서 부상당하고 지쳐있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씨였다. 이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아르헨티나에서 데려온 구아이타의 덕을 톡톡히 봤다. 그가 전반 19분에 결승골을 넣은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전반에는 슛다운 슛 한 번 못했고, 후반에는 계속 압박을 가했지만 이탈리아의 골키퍼 콤비에 의해 번번이 좌절됐다. 이탈리아는 점점 우승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무솔리니를 비롯한 이탈리아 관중들은 열광했다.

다른 준결승에서, 네예들리가 3골을 넣은 체코슬로바키아가, 조직력은 있지만 활력이 부족한 독일을 3-1로 물리쳐 결승에 진출했다.

3위결정전에서 독일은 그때까지 월드컵축구에서 가장 빠른 30초만에 베르너가 첫 골을 기록하면서 오스트리아를 3-2로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드디어 결승전. 열광하는 대관중의 응원과 무솔리니의 아낌없는 지원을 등에 업은 이탈리아는 포조 감독의 전술과 재능 있는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체코슬로바키아 선수들도 전에 이탈리아를 이긴 경력이 있었고 조직력도 갖추고 있었다.

 

34이탈리아선수들

 

(오른쪽 사진 : 결승전을 앞두고 본부석을 향해 경례하고 있는 이탈리아 선수들)

 

결승전이 시작되자 체코슬로바키아가 이탈리아를 압도했다. 20분에는 스보보다와 소보르카 콤비가 골대를 맞추는 슛을 날려 이탈리아 대관중의 심장을 얼어붙게 했다. 그러나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후반. 체코슬로바키아가 선취골을 넣었다. 후반 26분, 푸치였다. 이후 체코슬로바키아는 두 번의 기회를 잡았으나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후반 36분에 이탈리아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에서 돌아온 구아이타로부터 패스를 받은 오르시가 수비진을 파고 들어가 슛을 때렸다. 빗맞은 슛이었으나 몸을 날린 체코슬로바키아의 골키퍼 플라니카의 손가락 끝을 스치면서 공은 골 안으로 들어갔다. 결승전은 연장전에 들어갔다.

경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체력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비진은 몸이 둔해지고 있었다. 연장 5분, 메아짜가 공을 몰고 골라인까지 들어가 구아이타에게 꺾어줬고, 구아이타는 다시 스키아비오에게 연결했다. 스키아비오는 수비 한 명과 골키퍼를 제치고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이탈리아가 제2회 월드컵대회의 우승을 차지했고, 주장인 골키퍼 콤비가 우승컵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모든 경기를 직접 참관한 무솔리니는 우승한 선수들에게 보내는 관중들의 환호를 자신을 향한 열광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1934년 이탈리아월드컵은 독재자의 위세를 과시한 최초의 정치적 월드컵축구대회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것이 마지막은 아니었다.

순수한 경기 측면으로 본다면 이탈리아는 우승할 만한 팀이었다. 그들은 세 번의 힘든 상대를 만났으나 잘 극복해왔다. 체력의 빠른 회복과 굳건한 용기는 오로지 우승을 향한 이탈리아 선수들을 지탱해 준 원동력이었다.

1934년 5월 27일부터 6월 10일까지 17개의 경기가 8개 경기장에서 치러졌다.

이 월드컵대회는 관중 수와 수입 면으로 보면 성공이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난폭한 경기가 난무했다는 오점을 남겼다.

1회 우루과이대회는 18개 경기가 한 도시에서 열린 반면에 2회 이탈리아대회는 17개 경기가 8개 도시에 분산돼 월드컵축구대회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시작이었다. 이탈리아 월드컵대회는 또 전 대회 챔피언이 출전하지 않은 유일한 대회였다.


 

본선경기들(16국)

 

19)이탈리아 7-1 미국(전반전 3-0)

 

20)체코슬로바키아 2-1 루마니아(전반전 0-1)

 

21)스페인 3-1 브라질(전반전 3-1)

 

22)스위스 3-2 네덜란드(전반전 2-1)

 

23)스웨덴 3-2 아르헨티나(전반전 1-1)

 

24)독일 5-2 벨기에(전반전 1-2)

 

25)오스트리아 3-2 프랑스(전반전 1-1. 연장전 2-1)

 

26)헝가리 4-2 이집트(전반전 2-2)

 

 

준준결승전

 

27)독일 2-1 스웨덴(전반전 0-0)

 

28)체코슬로바키아 3-2 스위스(전반전 1-1)

 

29)오스트리아 2-1 헝가리(전반전 1-0)

 

30)이탈리아 1-1 스페인(전반전 0-1)

 

31)이탈리아 1-0 스페인(전반전 1-0. 경기)

 

 

준결승전

 

32)체코슬로바키아 3-1 독일(전반전 1-0)

 

33)이탈리아 1-0 오스트리아(전반전 1-0)

 

 

3위결정전

 

34)독일 3-2 오스트리아(전반전 3-1)

 

 

결승전

 

35)이탈리아 2-1 체코슬로바키아(전반전 1-1. 연장전 1-0)

 


1934 최종순위

 

나라(감독)

승점

경기

1

이탈리아(POZZO Vittorio)

9

5

4

1

0

12

3

+9

2

체코슬로바키아(PETRU Karel)

6

4

3

0

1

9

6

+3

3

독일(Hugo Otto)

6

4

3

0

1

11

8

+3

4

오스트리아(MEISL Hugo)

4

4

2

0

2

7

7

0

5

스페인(SALAZAR Amedeo Garcia)

3

3

1

1

1

4

3

+1

6

헝가리(NADAS Odon)

2

2

1

0

1

5

4

+1

7

스위스(MULLER Heni)

2

2

1

0

1

5

5

0

8

스웨덴(NAGY Jozsef)

2

2

1

0

1

4

4

0

9

아르헨티나(PASCUCCI Felipe)

0

1

0

0

1

2

3

-1

10

프랑스(KIMPTON George)

0

1

0

0

1

2

3

-1

11

네덜란드(GLENDENNING Bob)

0

1

0

0

1

2

3

-1

12

루마니아(URIDIL Jozsef)

0

1

0

0

1

1

2

-1

13

이집트(McREA James)

0

1

0

0

1

2

4

-2

14

브라질(VINHAIS Luiz Augusto)

0

1

0

0

1

1

3

-2

15

벨기에(GOETINCK Hector)

0

1

0

0

1

2

5

-3

16

미국(GOULD David)

0

1

0

0

1

1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