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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사 5

好學 2012. 11. 4. 18:13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사 5

-2008년 12월 현재

 

이스라엘의 지도에는 팔레스타인이 없다. 1967년 이후 동예루살렘을 포함하는 서안지구, 가자지구를 표기하는 것이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이 동, 서로 나뉘어져 있고 동예루살렘은 이스라엘에 의해 군사통치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땅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팔레스타인들의 저항에 의해 자치권이 주어졌다 하나 그것은 허울일 뿐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실질적인 경제권을 쥐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었다. 이스라엘은 점령 지역에서 이스라엘 기업과 경쟁할 만한 공장이나 기업에게는 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팔레스타인 경제를 통제해 왔다.

 

1993년 오슬로 협정 이후 이스라엘의 특별한 허가 없이는 팔레스타인 상품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그리고 이들 점령지와 이스라엘 지역을 서로 오갈 수 없게 만들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통되는 공산품은 대부분 이스라엘산과 중국산이며, 산업 기반이 약해 고용기회가 적은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은 이스라엘 기업에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고 거기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다시 이스라엘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을 구매한다. 점령지역에서 쓰이는 화폐도 이스라엘 화폐이며 조세권도 이스라엘이 행사한 후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겨진다. 팔레스타인 경제가 이스라엘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 동예루살렘         


1947년 유엔은 예루살렘에 ‘특별한 국제체제’라는 지위를 부여했고 이에 따라 예루살렘은 국제법상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보호구역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1948년 전쟁 요르단과의 휴전 이후 예루살렘 서쪽 지역을 수도로 선포했고 1967년에는 서안지구에 속해있던 동쪽 지역까지 점령하고 1980년 동․서 예루살렘 전체를 영원히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하는 법률까지 발효시켰다. 유엔은 예루살렘을 유대국가의 수도로 변경하는 모든 조처는 무효라는 1968년 5월 21일 안보리 결의 252호, 1971년 9월 25일 안보리 결의 298호를 통과시켰으나 이를 무시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어떤 제재도 하지 하지 않고 있다.

 

동예루살렘에 있는 구도시는 헤롯왕궁, 다윗성 등 기독교 유적과 알 아크사 사원 등 이슬람 유적 등이 있는 곳으로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의 성지로 비잔틴 제국을 격퇴한 7세기 이후 1967년까지 아랍 무슬림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1967년 전쟁으로 이 지역을 점령한 이스라엘은 토착 팔레스타인들을 대거 추방하고 유대교 성지(통곡의벽)를 위한 광장을 만들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 살고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들과 건물을 몰수하거나 압수하여 주거권을 박탈, 추방하고 있다. 동예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의 수를 최대한 줄이고 유대인 수를 늘리며 서안지구로부터 동예루살렘을 분리시켜 완벽하게 합병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것이 이스라엘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통일된 예루살렘(United Jerusalem), 대 예루살렘(Greater Jerusalem) 정책이다.

 

그 결과 동예루살렘의 아랍인 지역 건물들은 40여년 전 그 모습 그대로다. 이스라엘이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4년간 5,300여건의 건축허가 중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허가된 것은 481건에 불과했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의 약 40%에 이르는 땅을 그린벨트 혹은 공공택지로 묶어놓고 유대인 점령촌이나 유대인만을 위한 도로 건설에 사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건축이 가능한 땅은 도시 전체 면적의 7.25%밖에 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들 사람들은 주택이 부족하여 이스라엘의 허가 없이 집을 지을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동예루살렘 가옥 중 37%인 1만 5천여채가 불법가옥인 이유이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건축물들을 ‘불법’이라며 파괴하고 철거하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밀어내고 있다.

 

특히 2002년부터 감시탑과 전기가 흐르는 철장이 있는 콘크리트 분리장벽을 세워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는 검문소를 통해서만 통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서안으로부터 완전히 분리․고립시키려 한다. 70만 예루살렘 인구 중 33%를 차지하는(2007년 기준) 23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 시민권이 아닌 ‘영주권’만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들에게 쓰는 예산은 8.48%로 상하수도 시설, 가로등, 도로 등의 공공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2. 서안지구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인구를 분리하기 위해 2002년 6월부터 높이 8m에 이르는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 이외에도 철조망이나 장애물 등을 설치하여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거주지역을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장벽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 장벽이 설치된 지역 중 한 곳인 툴카렘은 시 전체의 실업률이 2000년 18%에서 장벽건설 후 78%로 치솟았다. 장벽으로 사방이 막힌 채 이스라엘 군인들이 감시하는 한 곳의 검문소를 통해서만 외부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검문소는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해 팔레스타인 인의 이동이 감시되고 통제되는 곳이다. 장벽과 마찬가지로 검문소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이동을 극도로 제한하여 생활을 통제하고 있다. 고정된 검문소가 운영되기는 하지만 운영의 방식은 이스라엘 군인들의 마음대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스라엘 군인들이 차를 대고 서있으면 그 곳이 간이 검문소가 될 정도이다.

2004년 7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의 장벽 건설이 불법이라고 공식 판결했고 유엔총회 또한 장벽을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으나 이스라엘은 고립장벽의 건설을 멈추지 않고 있다.

 

3. 가자지구        


가자는 길이 40km, 폭 4~10km, 면적 360㎢의 땅이다. 라파 13만 명, 칸유니스 20만 명, 가자시티 40만 명 등 150만 명이 살고있으며 인구밀도는 1㎢당 5천 명으로 매우 높다.

2006년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 정당이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집권하자, 이스라엘과 미국, 유럽연합은 하마스를 고립시키기 위한 압박정책을 본격화 한다. 그러나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큰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구성된 이후, 소수의 관료집단들이 생겨남에 따라 민중들이 가지게 된 불만과 오랫동안 교육과 의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온 하마스에 대한 민중들의 지지의 결과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조세권을 갖지 못하고 이스라엘이 분배해주는 세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재선거를 요구하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세금을 넘겨주지 않았다. 동시에 파타와는 대화를 하고 하마스는 압박하는 이중정책을 실행하고 파타와 하마스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였다.

파타 소속의 자치정부의 경찰들이 하마스 대원들을 고문하고 폭행하는 일이 벌어지는 한편 파타가 일방적으로 하마스-파타가 연립으로 구성한 정부를 해체하면서 2007년 파타와 하마스 사이에 교전이 발생하였다. 미국이 파타에 200만 달러를 원조했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 6월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장악하였다. 파타는 서안지구만을 통치하게 된다.

2008년 1월, 봉쇄로 인한 생필품 부족과 인도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집트 국경 벽을 허물고 식량과 의약품, 연료를 들여오는 상황이 되고 하마스는 6월, 봉쇄해제를 기대하며 이스라엘과 휴전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봉쇄조치를 계속 유지하였고 가자 인구 150만 명 중 절반이 외부에서 들여오는 구호물품에 의존해 생활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11월, 가자지구로 공급되는 구호식량과 의약품, 연료를 완전히 차단하고 지역의 하나뿐인 발전소 가동도 중단하였으며 외신 기자들의 출입도 완전히 금지였다. 봉쇄강화로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이 극에 달하자 12월 16일,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휴전 중단을 선언하고 이스라엘은 27일,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인 공습을 시작하였다. 

 

이스라엘은 첨단무기를 이용하여 가자지구의 정부기관 건물과 대학교, 이슬람 사원, 방송국, 난민촌은 물론이고 유엔학교까지 무차별 폭격하였으며 백린탄과 열화우라늄탄 등 사용금지 무기까지 사용하면서 22일 동안 가자지구 주민 1,300명을 살해하고 5,000명 이상에게 중상을 입혔다.

 

침공 22일 만에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군대가 "철수"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군대를 가자지구 내에서 가자지구 접경 지역으로 재배치한 것에 불과하다. 휴전선언 후에도 이스라엘은 여러 차례 미사일을 발사하였으며 하마스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유력 일간지 하레츠는 이스라엘 정부가 2008년 6월 맺은 하마스와의 휴전도 이번 공격을 기획하고 준비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전쟁 준비는 휴전협정이 끝나기 한 달 전에 완성되었고 가자지구에 대한 완전한 봉쇄도 계산된 전쟁 계획의 일부였다. 즉, 이스라엘 정부의 침공 의도는 가자지구 주민 전체를 무자비하게 공격해 그들의 생명과 재산을 철저히 파괴함으로써,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선택된 합법정당인 하마스를 고립시키고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저항의지를 꺾어놓기 위함인 것이다. 또한 2009년 2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공책을 펼침으로써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자 했다. 실제로 가자지구에 공습을 시작하자 바로 집권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어떻게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어떻게 추방하고 살해했으며 지금도 살해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많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난민 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이스라엘에 의해 살던 곳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수는 약 720만 명(2005년 통계)으로, 전 세계에 있는 약 97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 중 74%가량이 난민이다. 팔레스타인난민구제사업기구(UNRWA)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난민의 60%가 빈곤선 이하의 수준에서 살고 있으며 난민촌의 실업률은 70%에 이른다. 난민들이 다시 팔레스타인 땅으로 돌아가기 위한 권리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평화협상을 할 때마다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 중 하나이지만 아직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팔레스타인 아랍민족을 조직적으로 추방하고 학살하며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세워지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이 제기된다.

먼저, 오랜 문화와 역사, 전통을 가진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있던 한 지역을 아랍과 유대민족 두 개의 나라로 분할하는 권한을 서구 열강과 강대국의 입김이 작용하는 유엔이 가질 수 있는가.

둘째, 토지의 87%, 인구의 68%를 차지하는 민족에게 영토의 42%를 주고 토지의 6%,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민족에게 영토의 56%를 주는 유엔 결의안을 따라야 하는가.

셋째, 불평등한 유엔 결의안조차 어기고 1967년 이후 동예루살렘, 서안지구, 가자지구를 점령․봉쇄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제재를 가할 방법이 세계 민중에게는 없는가.

넷째, 이스라엘에 의해 외부의 지원금마저 관리당하고 이동과 거주, 경제활동마저 관리․통제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들의 ‘자치’가 가능한가, 그들이 살아갈 방법은 무엇인가.


태어난 제 땅에서 가족과 이웃과 소박하게 살고싶은 것은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 살고있든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의 소망이다. 그 가장 작은 소망을 이루기 가장  어렵고 힘든 것으로 만드는 것은 강자의 탐욕과 오만, 잔인성이다.

특히 60년에 걸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추방되고 학살되는 과정에는 종교적․인종적 우월주의가 바탕에 있고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제국주의의 탐욕과 피를 먹고 자라는 군수산업의 야만성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근대국가의 성립과 더불어 우리는 ‘국가’ ‘국민’ ‘국민성’ ‘애국심’ 등을 교육받고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였다. 이제 근원적 질문을 던져보아야 할 때다. 내가 서있는, 내가 속해있는 ‘국가’는 누구의 국가인가, 누가 주체가 되는 국가인가. 누가 ‘국가’를 내세워 개인의 존엄성을 파괴하는가, 누가 ‘애국심’을 내세워 가장 아름다운 인생의 절정기를 누릴 젊은 청년들을 피의 전장으로 내모는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는 ‘저 먼’ ‘그들’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남북분단 '휴전‘ 상황에 있는, 오갈데 없는 아이들의 둥지가 되는 작은 공부방마저 지원금이 끊겨 폐쇄되는 반면 세계 11위의 천문학적인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군사력 강화‘ ’강한 국방력‘이라는 말로 정당화되고 있는, 국방의 의무가 군대에 복무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대한민국‘에 살고있기 때문이다.

 

로마의 네로 황제가 기독교인들을 사자에게 던져 잡아먹히게 할 때 드넓은 광장의 구경꾼들은 환호했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지구를 폭격하여 죄없는 아이들을 산산조각낼 때 국경 근처로 몰려간 이스라엘 국민들은 환호했다.

우리는 이것을 보면서 ‘어쩜 그럴 수가...’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러나 만약 그토록 오랫동안 호전적이고 위협적이라는 북한이 서해 국방한계선을 넘었다면, 그리고 그것을 도발이라며 남한의 전투기가 출격하여 군사적 승리를 거두었다면 환호하지 않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군사적 승리’만 있지 ‘인간의 죽음’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과 학살에 관심을 갖고 이 땅의 상황을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으로서의 자존감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