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健康/[한의원]동의보감

한의학 이야기 2

好學 2012. 8. 24. 11:59

한의학 이야기 2

 

 

4. 허준 산부인과 - 동의보감 '부인편'

 

 * 허 원장님, 아들과 딸은 어떻게 결정되죠?

 
양기가 음기보다 셀 때 잉태하면 아들이 되고 반대인 경우 딸이 되는 것이오. 양기가 음기보다 세다는 것은 몸 안에서 아버지에게서 받은 精이 어머니에게서 받은 血을 이기는 것이라 할 수 있소.

월경이 끝난 후 1,3,5일 홀수 날이 양기가 주관하는 날이고 2,4,6일 짝수 날을 음기가 주관하는 날이오. 그러므로 홀수 날에 성생활을 하면 남자아이를 낳고 짝수 날에 성생활을 하면 여자아이를 낳게 될 것이오.
 

 * 쌍둥이가 생기는 까닭은 뭔가요?


 精氣가 남아서 갈라지고 혈도 그것에 따라 갈라져서 받아들이기 때문이오. 남녀쌍둥이가 생기는 것은 양이 주관하는 일시와 음이 주관하는 일시에 동시에 감응되기 때문이오.
 

 * 아들인지 딸인지 알아내는 방법이 있나요?


첫째 임부의 배를 만져보아 술잔을 엎어놓은 듯하면 아들이고 팔굽이나 목같이 울퉁불퉁하면 딸이오.
둘째 임부의 왼쪽 젖에 멍울이 있으면 아들이고 오른쪽 젖에 멍울이 있으면 딸이오.
셋째 임부를 남쪽으로 걸어가게 한 후 뒤에서 불러보아 왼쪽으로 머리를 돌리면 아들이고 오른쪽으로 머리를 돌리면 딸이오.(대체로 남자태아는 왼쪽에 있어 왼쪽이 무겁기 때문에 고개를 돌릴 때 무거운 쪽을 보호하기 위해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여자아이는 그 반대라오.
 

 * 여자의 병이 남자와 다른 까닭은 뭐죠?


여자는 남자와 달리 음기가 많은 체질인데다가 주로 습한 곳에서 일을 하지 않소? 열 다섯이 넘으면 음기가 왕성해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 오장이 상하게 되오. 그래서 얼굴이 축나고 월경이 있었다가도 없어지기도 하고 빨랐다가도 늦어지기도 하며 어혈이 생겨 피가 뭉치기도 하고 월경이 끊어지고 태아가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 증상이 있을 것이오. 여자들에 대한 치료법이 달라지는 이유는 여자들은 남자에 비해 기혈이 고르지 못하고 임신, 출산 등 생리변화를 겪기 때문이오. 또한 감정의 변화가 심하므로 병의 근원이 남자보다 깊다고 할 수 있소.

5. 부인병의 특효약인 당귀에 얽힌 이야기


당귀는 모든 혈병에 기본이 되는 약이다. 이 약에 천궁, 백작양, 숙지황을 넣어 사물탕이라는 처방을 만들었는데 월경 불순과 생리통을 치료할 때 혈허가 끼었을 때 가미하여 사용하는 약이다.

조선시대 내의원 의사에 이겸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내의원에 약초를 캐오는 노인이 어린 여식을 데리고 다니는데 어찌나 모습이 아름다운지 그 비결을 물어보았다.

여식 나이 16세에 초경을 치렀는데 생리통으로 고생을 하는 것이 딱하여 남장을 시켜 산으로 데리고 다니며 생약을 캐어 먹이고 산 생활을 시켰더니 생리통이 없어짐은 물론 얼굴이 고와졌다고 노인이 말했다.

이겸의 딸이 생리통으로 고생하고 있던 차라 노인에게 딸을 부탁하였다. 노인은 이겸의 딸을 데리고 산 속을 누비며 산 생활을 시작했다. 노인은 이겸의 딸에게 동지섣달 눈이 많이 올 때 산 속토막집에 기거하다가 이른 봄 눈 곳에서 돋아나는 약초를 캐어 먹어야만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겸의 딸은 열심히 가파른 산 속을 누비며 노인이 일러 준 약초를 찾아 헤맸다. 하루는 눈이 쌓인 바위 밑에 이상하게도 둥그렇게 눈이 녹아 있기에 파보았더니 1백년이 넘은 산삼이었다. 사람하고 너무 닮아 있어  신기하게 생각하여 그 산삼을 먹었다. 그날 밤 이겸의 딸이 토막집에서 꿈을 꾸는데 한 청년이 나타나 '처자가 내 몸을 만졌고 더욱이 내 몸의 일부를 씹어먹었으니 처자는 나와 결혼하여 산중에서 살아야 합니다'하고 사라졌다. 아침에 일어나 약을 캐는 할아버지께 해몽을 부탁하려고 찾아보았지만 할아버지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말았다.

이겸의 딸은 이 산 저 산을 찾아 헤매면서 덫으로 사냥을 하며 연명하고 여름에는 약초와 나무열매를 캐먹으며 한해를 지내고 전에 산삼을 캐어먹었던 바위를 지나다 보니 그 곳에 푸른 잎을 가진 약초가 있어 캐어 보니 전에 자신이 캐어먹은 산삼과 너무나도 비슷하여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인 내의원 이겸에게 보였더니 그 약초는 당귀라고 하는 것으로 부인병에 특효한 약이라는 것이었다. 아울러 각종 혈액과 관련되는 모든 병에는 당귀를 기본으로 하여 사물탕을 만들며 피를 만드는 조혈제의 기본으로 삼는다는 말도 하는 것이었다.

이겸의 딸은 어느덧 그 고을에서 찾아보기 드문 절색의 미모를 갖추고 피부도 고와져 성숙한 여성으로 변하여 있었다. 이겸이 말하기는 '네가 산중에서 산 정기를 마시며 좋은 약초를 캐어 먹은 덕분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고 더욱이 네가 그렇게도 고통스러워하던 생리통도 고쳤으니 아마 산신령께서 네 꿈에 나타나 당귀라는 약을 발견하게 하여 집으로 오게 하였나 보다. 마땅히 돌아가야 한다는 뜻으로 귀(歸)를 쓰는 당귀가 그 자리에 돋아난 것이다' 라고 해석하여 주었다는 일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