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먼저 보약을 떠올리곤 하는데 그것은 한의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약은 몸이 허약할 때 허약한 부분은 보충해 주기 위해서 먹는 약으로 한방치료의 한 부분이다.
한방치료법을 보(補)와 사(瀉)로 나눠 볼 때 '보'는 인체의 생리기능의 부족현상에서 오는 허약 상태를 도와주는 것이며 '사'는 여러 가지 병의 원인들이 인체에 쌓여 있을 때 그 상태를 깎아내는 방법이다. 즉 '보'가 병의 원인들과 싸워내는 우리 인체의 정기(正氣)를 보충시키고(면역기능을 향상시키시는 것), '사'는 나쁜 기운(사기, 邪氣)을 제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약은 좋은 약이기 때문에 아무나 먹어서 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한방 전문의의 진찰 없이 복용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보사(補瀉)의 방법은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 보약을 먹을 때도 자신의 체질, 병의 상태 등을 고려해서 올바르게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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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흔히 어려서 녹용을 많이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고들 말씀하신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것은 체질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한 한의사의 오진으로 생기는 1%의 부작용이다. 그러면 왜 그런 말이 생겼을까?
철저한 신분사회였던 그 옛날 일반 민초들이 녹용을 구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희소가치로 인해 생산되는 녹용은 모두 왕궁으로 상납되었다. 왕궁 안에서도 후궁들이나 왕손들 사이에 각자 자신의 자식들에게 녹용을 먹이기 위해 심한 쟁탈전이 벌어지곤 했다. 창고에 보관해 둔 녹용이 온갖 방법으로 유출되자 고민 끝에 녹용을 지나치게 먹이면 바보가 된다는 경고문을 써 붙였다. 그것이 잘못 전해져 그렇게 된 것이라 한다.
또 다른 주장은 해방이 되면서 녹용이 돈 있는 사람들의 차지가 되면서 생겼다고 한다. 그때는 어린아이에게 녹용 한 번 먹이지 못하면 부모 노릇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간주되던 시절이었다. 이웃에 사는 부잣집 며느리가 자기 아이에게 먹일 녹용을 지으러 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한숨짓는 가난한집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는 이렇게 위로했다. '녹용 잘못 먹이면 바보가 된단다. 속상해 하지 말아라' 그것이 잘못 전해 졌다고 한다.
녹용은 정확한 감별 하에 적당량을 복용하면 조혈작용과 성장발육을 돕고 뇌 기능을 높이고 면역력을 높여 잔병치레를 하지 않게 한다. 아이의 증상과 체질에 맞게 먹이면 체력을 증강시키고 두뇌활동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부작용이 난 경우를 보면 아이가 열병을 앓고 있는데 투여해서 뇌 손상이 난 경우이다. 녹용은 따뜻하고 양적인 약이기 때문이다.
3) 한약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머리가 희게 되는가? |
그 말의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 그런 말이 왜 나왔나 하면 한약 중에 숙지황이라는 약재에서 비롯되었다. 숙지황은 색이 검고 성질은 무겁고 탁하면서 보혈, 강장작용이 뛰어난 약재이다. 그런데 간혹 소화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소화가 안될 때 무씨가 처방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숙지황과 무는 함께 처방하면 약효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그런 이유로 숙지황이 들어간 한약을 먹을 때 무를 함께 먹지 말라고 당부하게 된 것이 과장되어 후세에 전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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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황청심환은 만병통치약인가? |
어느 집이건 우황청심환 한, 두 알쯤 구비해두고 있는 것 같다. 우황청심환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호흡곤란, 정신불안, 급ㆍ만성 경풍, 인사불성, 심계항진 등의 증세에는 부작용이 없이 좋은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황청심환은 뇌신경흥분을 풀어내려 막힌 것을 소통되도록 하는 약이다. 따라서 구급약으로 사용하면 좋다. 하지만 신경통이나 숙취, 소화불량 등에 사용하는 것은 약의 오용과 남용이다. 그리고 단기간 사용하는 약이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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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보약은 비쌀수록 좋은가? |
왜 물건값이 비싼가.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희소가치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비싼 것일수록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무의식으로 가지게 되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특히 약은 자신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것이다. 체질과 증상에 맞지 않는 것인데도 무턱대고 비싸다고 해서 먹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만 생긴다. 인삼과 녹용도 몸에 맞아야 복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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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임신 중에 한약을 먹어도 되는가? |
가능하다. 임신 중에는 새 생명을 몸 안에 잉태하고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임신부가 섭취한 음식물은 탯줄을 통해 전달되므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일 임산부가 정상상태가 아닌 유산징후나 임신중독증 등 비정상적인 상황에 처해 있을 때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수태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약을 써야 한다. 그래서 임신 상태를 가능한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극심한 입덧으로 인해 태아는 물론이고 임산부의 영양상태가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거나 하혈 등으로 유산징조를 보이거나 감기가 오래되어 기침이 심하거나 몸이 부었을 때 등에는 알맞은 한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한약은 자연에서 얻는 약재들이므로 임산부나 태아에게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임신부가 잠 잘 자고 밥 잘 먹으면서 순조롭게 임신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머리 좋은 아이를 만들거나 건강한 아이를 만들기 위한 욕심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현명하다. 부득이 한 경우 한약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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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름철에 한약을 먹으면 땀으로 빠져나가는가? |
여름철에 날씨가 더워지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이때 먹은 한약은 땀으로 빠져나가 버리므로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여름철에 먹은 한약은 모두 땀으로 빠져나가는 것일까? 간단히 말해 그렇지 않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일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몸이 지쳐 나른해지기가 쉬우므로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닭에 인삼, 황기, 대추 등을 넣어 삼계탕을 해서 먹었다. 그런데 삼계탕을 먹으면서도 이것이 땀으로 빠져나갈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단지 한약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일이며 자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한약은 1년 중 어느 때라도 당시의 건강 상태와 증상에 맞춰 복용하면 되는 것이지 계절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때로는 여름의 고온 다습한 기후 조건에 따라 더위로 인한 질병이 많이 발생하므로 보약을 쓸 경우 서늘한 성질을 가진 보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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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임신했을 때 한약조차 먹어서는 안 되는가? |
임신 시에는 독성이 있는 약물들은 기피해야 한다. 기피 약물들은 평상시에도 신중히 사용해야 하지만 임신 시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특정 약물을 제외한 대다수의 한약들은 임신에 전혀 해를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태기를 견고하게 하며 순산을 도와주고 임신 중에 나타나는 각종 질병들을 효과적으로 예방하여 치유케 하는 처방들도 상당히 연구, 개발되어 있다.
심한 입덧, 임신 중에 감기로 인한 심한 기침, 태기(胎氣)가 불안하고 하혈하는 경우 등에는 급히 한의사의 진찰을 받고 적합한 처방으로 치료를 받아야 유산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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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한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
일부 여성 환자나 비만한 사람들은 한약을 먹으면 살이 쪄서 미용 또는 건강상 좋지 않다며 복용을 주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살이 찌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있다.
어떤 비만한 여성은 반드시 한약을 먹어야 될만큼 기혈이 허약한 상태이지만 약을 먹어서 병이 낫는 것보다 살이 찌는 것을 더 걱정하는가하면 어떤 비만한 사람은 자신의 비만을 약점이라고 보아 자기 몸에 이상이 있어 치료용으로 먹는 약조차 살을 더 찌게 할까봐 걱정하는 등 일종의 노이로제에 빠져 있기도 하다.
평소 소화기가 약한 사람이 비장과 위장을 튼튼히 하는 한약을 먹어 밥맛이 좋아지고 소화가 잘되어 살이 찌는 경우도 있으나 한약이 모두 살을 찌게 하거나 한약자체가 살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한약으로 병적인 비만을 치료하여 우수한 효과를 얻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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