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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지도 않았는데 산속 기도원 조그만 방에 들어와 주인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낮이 떠나가며 남겨놓은 붉은 빛 저녁노을을 마음에 담아두기 위해 창문을 열어놓고 서녘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어느덧 어둠이 들어와 버렸습니다. 어둠은 빛의 속도만큼 빨리 방을 나가버렸습니다. 잘 가란 인사조차 할 겨를도 없이 떠나가는 어둠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낯선 사람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순박한 시골아낙같이 느껴집니다. 숲 속에 깨어 있는 존재들은 빛으로 날아와 희망을 얻고 싶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창문에 붙어 있는 방충망 때문에 방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계속 문만 두드리고 있습니다. 창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들어올 수 없다면 차라리 함께하고 싶어 다시 불을 껐습니다. 찾고 구하고 두드리는 것이 인생이라면 빛을 향해 가는 것만으로도 새로움의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어둠이 인생을 다 덮어버린다 할지라도 빛을 향해 가는 동안 새로운 새벽은 밝아 올 것이라고 어둠을 가르고 찾아오는 시원한 숲의 바람이 나뭇잎 스치는 소리 속에 들려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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