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時事/[시사 칼럼]

牧師 자리 물려준 것 悔改합니다

好學 2012. 6. 15. 23:40

牧師 자리 물려준 것 悔改합니다

 

 

올해 96세인 김창인 서울 충현교회 원로목사는 1953년 서울 중구 인현동에 개척교회를 열어 34년 만에 3만5000여 신도를 가진 한국의 대표적 개신교회로 키웠다. 김 원로목사가 87년 은퇴한 뒤 담임목사 자리는 두 사람의 목사를 거쳐 97년 아들이 물려받았다. 이 대물림은 교계는 물론 사회의 논란이 됐고 다른 대형 교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김 원로목사가 13일 이천에서 열린 원로목사 모임에서 “하나님 앞에 깊이 나의 잘못을 회개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는 “목회 경험이 없고 목사 기본 자질이 돼 있지 않은 아들을 무리하게 담임목사로 세운 것은 일생일대의 실수였다”며 “신도들 가슴에 씻기 어려운 아픔과 상처를 줬다”고 했다.

김 원로목사의 아들은 은행원으로 일하다 뒤늦게 신학을 공부해 목사가 됐다. 김 원로목사가 아들을 후계자로 삼았지만 부자(父子) 사이는 좋지 않았고 교역자·신자들 사이 갈등과 분란도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신자들이 잇따라 교회를 떠나면서 신도 숫자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통계청 종교인구 조사에서 2005년 개신교 신자는 10년 전보다 14만명 줄어든 860만명으로 나왔다. 1960년 60만명이던 개신교 신자는 30년 만에 1000만명에 이르며 폭발적 성장을 했었다. 초기 개척교회 때부터 헌신적인 목사와 신도의 결합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전국 6만여 교회 중에 80% 이상이 헌금으로 교회를 꾸려가기 힘들 만큼 어렵다.

작년 말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가 교회를 떠난 신자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절반 이상이 ‘교회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배타적·이기적·물질중심주의적 성직자’ 때문에 마음의 변화를 겪게 됐다는 답이 많았다. 교계에선 일부 교회의 대물림이 개신교의 도덕적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선 교회가 후임 목사를 선출할 때 후보자의 목회활동 경력이 교회 전통과 비전에 맞는지 따져보고 신도들 뜻을 모으는 민주적 절차를 거친다. 우리에게도 좋은 전례가 있다. 고(故) 옥한흠 목사는 사랑의교회를 대표적 교회로 키우고 은퇴하면서 젊고 유능한 목사를 찾아 맡겼다. 온누리교회는 작년 설립자 하용조 목사가 소천(召天)하자 장로들로 이뤄진 청빙(請聘)위원회가 후보를 압축한 뒤 교인들의 총투표로 후임 목사를 결정했다. 큰 교회들이 대물림 문제에서부터 모범을 보이면 신도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