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교육 3/(국어사전)國語辭典

굴착기(掘鑿機)와 굴삭기(掘削機)

好學 2012. 4. 18. 20:57

굴착기(掘鑿機)와 굴삭기(掘削機)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대강 사업 덕분에 굴착기(굴삭기) 생산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지난 3분기까지 국내에서 판매한 굴착기만 8669대에 달해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고 연말까지 1만대 이상 팔 것으로 보여 휘파람을 불고 있다는 것이다.

굴착기(掘鑿機)와 굴삭기(掘削機)가 헷갈린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굴착기는 `땅이나 암석 따위를 파거나, 파낸 것을 처리하는 기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토사 암석 따위를 채굴하는 기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굴삭기는 굴착기로 순화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굴삭기는 굴착기로 써야 바른 표기법이다.

그런데 문제가 간단치 않다. 이들 기계 생산업체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대부분 제품명에 굴삭기라 되어 있고, 또 그렇게 써달라고 간혹 기자들이 압력(?)을 가해 온다. 업자들 모임 이름도 `굴삭기협회`이고 산업인력공단의 자격증 수첩에도 `굴삭기조종기능사`라고 버젓이 표기돼 있다. 참 난감한 일이다.

굴착기가 왜 굴삭기가 됐을까. 포크레인 포클레인의 바른 표기법은?

일반적으로 굴착기라고 부르는 엑스커베이터(excavator)는 프랑스 포크레인(poclian)사가 처음 만든 상품명이 일반명사로 굳어진 것이다. 마치 버버리, 클랙슨처럼 말이다.

굴삭기는 뚫을 착(鑿)이라는 한자가 어려워 일본 사람들이 발음(사쿠)이 같은 깎을 삭(削)으로 바꾸어 쓴 것이 그대로 들어온 일본식 표기다. 착암기(鑿岩機), 착정(鑿井)이라고 쓰지 삭암기, 삭정이라고 쓰지 않는다.

그런데 굴착기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토목공사의 종류와 규모, 토질 암반 등 현장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기계들이 투입된다. 예컨대 불도저, 그레이더, 파워셔블, 휠로더, 백호(back-hoe), TBM 따위가 그렇다. 따라서 굴착기라고 뭉뚱그리기보다는 정확한 기계 이름을 쓰는 것이 올바르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