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韓國文學感想]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6.

好學 2012. 2. 23. 21:17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6.

 

    지은이:이주향
    출판사:명진출판

 

  제1부    길들지 않은 사랑은 힘이 세다

 

5. 동성 파트너가 징징 짠 이유
 

공인되지 않는 사랑을 하는 사람의 심정은 절박하다.

그래서 때로는 신파가 묻어나기도 한다.

그 절박성이란 아무래도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는 데서 유래하는 거고

그 절박감 속에는 그 사랑이 길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들어 있을 것이다.
 

어느 날 한 여학생이 어두운 얼굴로 내게 찾아와서 물었다.
  “선생님, 동성연애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 그건 왜?”

부산이 고향인 이 여학생은 자취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자취방에 들여놓을 간단한 가구들은 사기 위해 여학생은 가구점에 들렀다.

그런데 가구점
여종업원이 그녀에게 아주 친절했다. 

알고 보니 그 종업원은 여학생보다 세 살이 더 많았다.

그후로 둘은 언니, 동생 하면서 친자매 이상으로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여종업원은 동성연애자였고 자연스럽게 둘은 일 년 동안 동성연애를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처음엔 그 종업원 때문에 시작했지만 이제는 그 여학생이 더 절실했다.

그런데  일 년여가 지난 지금 종업원은

“나는 정상적으로 살 수 있었는데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며

이 여학생에게 언어 폭력을 휘둘렀다.

처음엔 기가 막혔지만 같은 말을 자주 듣는 동안 ‘그런가’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종업원은 “난 정상적으로 살아야 하니까 헤어지자”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버릇처럼 헤어지자고 하는 사람은 헤어질 마음과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 종업원은 스스로 감당해야 하지만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를

그 여학생에게 언어  폭력으로 전가함으로써 그 여학생을 괴롭혔다.

참다 못해 여학생이 “그럼, 헤어지자고”고 하면

 “네가 맘이 변했구나”고 한탄하면서 울기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연민과 안도감이 동시에 생긴다고 했다.
 

분명 그 종업원은 이중 규범을 적용받고 있는 것이다.

공인되지 않은 생활양식에 대한 두려움과 그 생활양식에 대한 사랑이 그것이다.
종업원은 이 여학생을 만나기 전에도 동일한 형태를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지나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이중 규범을 변증법적으로 통일해 내지 못해

말로는 자기가 버리고 실제로는 버림을 당한 관계를 경험했을 확률이 높다.

성숙하지 못한 태도는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는 한 영원히 반복된다.

그럼으로써 운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성격이 운명’이라는 옛날 어른들의 말을 진리로 확인시킨다.

나는 학생에게 어떻게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학생이 말했다. “그냥 힘들어요, 언니가 나 때문에 괴로워 하는 것 같아서.”
 

나는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그것은 학생 때문이 아니라 그 언니 자신의 문제라고.
자신을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이 사랑을 지켜가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


내가 어떻게 얘기하든 그 사랑의 운명은 불 보듯 훤하다.

그런 상대라면 그들은 헤어지게 되어 있다.
내가 그 여학생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가 책임질 필요 없는 죄책감에 빠지지 않게 도와 주는 일 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