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人生/[우주만물]세상만사

Act 3. 하늘의 정찰병 (Sky scout)

好學 2012. 2. 11. 04:45

Act 3. 하늘의 정찰병 (Sky scout)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마 정찰병을 대신할 수단이 필요했다. 전장의 상황을 알수 있는 방법으로 전선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비행기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드디어 전선에 등장한 비행기, 참호전의 벽을 넘을 유일한 돌파구였다.]

참호로 이루어진 전선의 상공에 속도도 느렸고, 튼튼하지도 못했고 무장도 없었던 초기의 비행기들이 전선을 누비면서 정찰기마병의 역할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비행기의 잠재력을 이해하지 못했던 장군들은 이 새로운 무기에 대해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단지 정찰에는 조금 쓸모가 있는 기계정도로 생각이 되었던 것이다. 전쟁전에 비행기들의 속도 경주대회를 본적이 있던 연합군 장성들 중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비행기는 스포츠에는 매우 요긴한 것이군, 그러나 군에게는 쓸데 없는 것이야."

반면 일선의 장교들은 이 비행기야말로 이 전쟁에 꼭 필요한 장비라고 생각했고 지상의 병사들은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 다니는 아군 혹은 적의 비행기들을 보면서 두려움과 경외로움을 느꼈다. 곧 수많은 민간기들이 개조되어 전장에 투입되었다. 이 정찰기와 조종사들은 적진위를 날면서 군세와 위치, 아군의 상황등을 한눈에 굽어보면서 정찰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영국의 초기기체- B.E 2a]

독일의 아비아틱 B 1, 에트리히 타우베, 영국의 B.E. 2a , 솝위드 타블로이드, 프랑스의 모랑솔니에 L형등의 초기형 기체들이 그 임무를 수행하기위해 전선에 투입되었다. 이들 정찰기들은 비무장에다 속도도 느렸고 조종하기에도 어려웠다. 전선의 최전방에서 상공을 가로지르면서 적군의 상황을 정찰하는 이러한 임무가 이들이 수행하던 전부였다.

[독일의 초기형 - 아비아틱 B 1 ; 역사상 최초의 공중전에서 격추된 기체이다.]

그러나 전선의 일선 장교들이나 병사들은 적의 정찰기가 바로 머리위를 날아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해했다. 물론 이런 공중정찰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비행기들이 상공을 누빈후에는 곧 적의 포격이나 공격이 시작되었다. 야전의 지휘관들은 적의 비행기들이 자신의 상황을 지상의 적병들에게 알린다고 믿었으며 이것은 더욱 불안감을 조장했다.

[프랑스의 모랑솔니에 L형]

게다가 가끔씩 비행기에서 떨어뜨리는 폭탄으로 인해 (사실 폭격의 정확성은 거의 없었다.) 불안감은 증폭되었다. 상공을 누비는 비행기들에게 공포감을 가진 나머지 총을 쏘아대는 병사들이 속출하게 되었다. 물론 비행기들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그들의 임무를 다했다. 야전에서의 비행기의 역할이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나 당시의 장군들이 이러한 비행기들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 6 최초의 공중전 (First Dogfight) *

양측이 정찰기의 수를 늘려가자 하늘에서 양군의 비행기들이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로 무장도 없는 상태였으므로 이들이 하늘에서 만나면 욕을 해대거나 이리저리 회전을 하면서 서로의 비행기술을 과시하거나 가속하여 따돌리는 일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조종사들은 적기를 공격할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후 하늘에는 서로 돌이나 칼을 던져대면서 싸우거나 권총 또는 수류탄까지 동원해서 서로 공격을 시작했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 격추된 재수없는 비행기도 소수 있었다.

1914년 10월경에 프랑스군이 후방석에 자유조준식 기관총이 장착된 2인승 비행기를 투입하여 후방석의 승무원이 정찰사진을 찍다가 적기가 나타나면 사격 하도록 했다. 사실 이것은 비행기의 무게를 늘려서 공중에서의 기동술에 손해를 보게되는 것이었지만, 조종사에 의해서 발사되는 고정식 총기가 나타나지 않았던 이 시점에서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반면 독일측에서는 후방석에 권총이나 장총을 휴대한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다.

10월 5일 드디어 최초의 진정한 공중전이 벌어졌다. 프랑스의 브와종(Voison) 정찰기와 독일군의 아비아틱(Aviatik)기가 하늘에서 만난것이었다. 이 두 기체는 한치도 물러섬이 없이 상대방을 공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하늘에서 비행을 했다. 브와종에는 후방석에 가동식 호치키스 기관총이 장착되어 있었고 아비아틱기는 후방석의 승무원이 장총을 가지고 있었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명중시키기 위한 시도가 있었고 짧은 시간동안의 총격후에 아비아틱기가 엔진에 명중탄을 맞았다. 그리고 기체는 원을 그리면서 연기를 끌고 지상으로 떨어져갔다. 최초의 공대공 전투에서 승리자가 탄생한 순간이었고, 그 주인공은 조종사인 요세프 프란츠와 사격수 루이스 쾨놀트였다. 드디어 하늘이 또하나의 전장이 되었음을 명백하게 증명한 사건이었다. 이 전투후에 양군은 적기를 격추시키기 위해서 골몰하게 되었고 각종 신무장을 장비한 비행기들이 등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