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神學/[韓國信仰人]

이성봉 목사의 생애와 설교 8

好學 2012. 1. 29. 14:58

이성봉 목사의 생애와 설교 8

 

- 그의 부흥설교에 대한 설교학적 분석 - 정인교 박사(본 대학, 실천신학)

 

Ⅳ. 나오는 말

 

- 한국교회 부흥운동에서의 이 성봉 목사의 의미와 부흥 설교를 위한 발전적 제안-


 

이상에서 우리는 이 성봉 목사의 생애와 신학 그리고 부흥사로서의 그의 부 흥설교를 살펴보았다. 그의 설교가 설교사에서 드러나는 부흥설교의 제 특징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의 설교가 부흥설교의 전형임을 살필 수 있 었고, 무엇보다 이성봉 목사의 생애로부터 성직자로서의 삶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받을 수 있었음은 본 소고의 가장 큰 수확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제 1세기를 넘어선 한국 개신교사에서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부흥운동과 부흥회가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또 양적 질적 성장과 변화를 가져오는 데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은 주지하는 사실이라고 한다면, 이 맥락에서 우뚝 서 있는 이 목사의 의미가 무엇이었는가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본 소고를 정리하는 시점에서 만만치 않은 이러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 절치 못하지만, 다음과 같은 약술은 반드시 언급되어야 할 대목이다.

 

우선 민경배 교수가 분류하는 것처럼, 조선 교회의 부흥회가 한국 최초의 부 흥사인 영계 길 선주(1869-1935년)의 제 1기와 김익두(1874-1950년)의 제 2기로 이어진다면, 제 3기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성봉 목사라 할 수 있다. 이 세 인물들이 민족의 수난시대를 몸으로 겪으면서 사역을 감당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그들의 신학이 근본주의에 가까운 보수-복음주의를 지향하였고, 그들이 예수를 영접하게 된 것도 독특한 체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대 단히 유사하다.

 

하지만 부흥사로서의 활동과 부흥설교의 강조점에서는 - 세 사람이 모두 회 개와 삶의 변화라는 강조점에서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 미세한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가령 길선주 목사가 요한계시록에 근거한 종말론, 예수의 재림과 종말신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김익두 목사는 무엇보다 기적의 신유와 성령의 내적 임재를 강조하였다. 이에 반해 이성봉 목사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의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였다. 물론 그에게서 주의 재림은 그의 메시지와 성 도의 삶을 규정하는 절대적인 틀이지만, 길 선주 목사와는 달리 요한계시록으로 부터 그 개념을 이끌어내지 않았고, 또 주의 재림을 강조하면서도 이 틀을 만족 시키기 위해 성도의 성결한 삶으로의 변화와 성장을 역설한 것은 이 목사만의 특징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특히 이 목사가 스스로 신유의 능력을 강조하고 몸소 체험했으면서도, 일체의 방언이나 신비적 은사를 배제하였던 점과 부흥회의 주안점을 신비적 은사보다 는 말씀에 두었던 점은 부흥사역의 한 전기와 모범을 제시한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즉 무분별한 성령의 강조와 은사의 강조, 탈역사적, 정신적 영역으로의 신앙의 이탈을 차단하면서, 말씀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 라는 새로운 가치의 정립과 이를 위한 변화된 삶을 제시함으로써, 부흥회의 성 격을 더욱 더 '건전'하게 방향지웠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목사가 부흥사역에서 애용한 천로역정이나 명심도 강화는 부흥회의 새로운 형식과 시청각의 효과를 부흥회에 도입하는 전기(轉機)로 평가할 수 있 다. 현재의 부흥회가 은사집회나 설교 이외에 말씀의 효과적인 선포를 위한 특 별한 해법이나 방식을 갖고 있지 못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이 목사가 시각자 료를 이용한 명심도 강화와 시리즈로 엮어가는 천로역정 강화를 말씀증거의 한 수단과 도구로 삼은 것은 부흥집회의 인도와 관련한 새로운 틀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볼거리'가 귀했던 그 당시의 회중에 대한 적절한 배려였다는 면 에서 이미 시대를 앞서가는 그의 혜안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이성봉 목사에게서는 소위 오늘날 불건전한 부흥회로 인하여 교회가 병 들고 성도들이 상처받게 만드는 폐단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초창기 부흥회 와 관련해 긍정적 평가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서 광선 교수는 한국교회 초기의 부흥운동이 "사회적 변화와 역사의식이 결여된" 성서적 근본주의에 입각한 "복 음을 복리와 축복으로 환원시켜 단순화한 탈지성의 신앙형태"라고 평가하였고, "성령의 이름으로 무속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신학적 우려를 낳게 한다"고 비판하였다.

 

아마도 이런 평가는 오히려 오늘 날의 부흥회에 더 적 합한 비판이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이런 평가가 갖는 타당성을 인정하고 미 래의 모든 부흥운동의 한 지표로 삼아야 하지만, 이러한 신학적 평가에는 언제 나 그 당시의 상황과는 분명한 시간적 거리를 둔 채, 분석적 여유를 가진 입장 에서 내릴 수 있는 한가로움이 스며있음도 역시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민족주의 적 성향이 강했던 이 목사가 3.1 만세 운동으로 인해 체포될 위기에까지 처했던 과거가 있었으면서도, 비판자들이 말하는 소위 '사회적 역사적 차원을 배제한' 복음을 전했던 것은, 그의 신학적 입장은 차치하고라도, 그 방향이 최고의, 그리 고 최선의 몸부림일 수 밖에 없었던 그 당시의 상황이 있었다는 것을 과소평가 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신앙은 일차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개인을 문제삼을 수 밖에 없고, 이 개인의 신앙 성격화에 부흥사가 한 역할을 감당했다고 할 때, 우리는 그 부흥사 가 설 수 밖에 없었던 '물려받은 운명적 신앙유산'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국난의 시대에 도탄에 빠진 백성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복음화의 첨병역할을 함으로써 긍정적 평가를 받아오던 부흥회와 부흥설교가 오늘에 이 르러서는 최초의 순기능을 상실한 채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성경보다 기도와 기도를 통한 성령받음이 강조되고, 신비적 체험에 대한 지나친 집착, 부흥사의 영적 체험 위주와 독선적 교만을 지적한 우 완 용의 비판, 500명의 응답자 중 30%가 영적 갈등을 느낀다는 목회와 신학 의 설문조사, 그리고 종교에 대한 감정적 접근, 신학의 무시, 말세적-피안적 관심 그리고 일상을 통한 은혜의 경시 등으로 부흥사를 파악하는 김 정준의 평 가 등은 오늘의 부흥회와 부흥사에 대한 시각이 어떠한가를 웅변해주고 있 다. 무엇보다도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구원사적 차원의 관심에서 나오는 선포 대 신에 복음을 물질적, 이생적 복락으로 치환시키는 탈복음화와 교회건축 등과 같 은 외형적 동기로부터 성회를 개최하는 등은 성회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비판과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존재하는 한 교회의 부 흥에 대한 염원은 지속될 것이고, 기독교가 말씀의 종교인 한, 설교도 역시 그 위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또 개인을 하나님 앞에 바로 세워야 한다는 당위 와 복음의 횡적 차원, 사회적 차원도 역시 계속 제기되어질 것이다. 복음이 가 진 사회적 차원의 결여가 지금까지의 부흥운동과 부흥설교가 가진 결점 가운데 하나였다면, 이러한 비판의 겸허한 수용과 함께 기존의 복음이 지켜온 '영적 차 원'이라는 또 다른 면을 상실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부흥사역에 헌신하는 사역자들은 이 성봉 목사가 걸었던 그 모범 을 따라 진실하고 전인적인 성직자의 상을 회복하여야 한다. 소명의 투철함이 인격의 결여와 상업적 발상으로 대치되어 있는 한, 부흥사역은 언제나 개혁의 당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수많은 부흥집회와 부흥사가 있으면서도, 이 성봉 목 사를 이을 만한 4세대 인물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동시에 부흥설교의 내용이 깊이 있는 성서연구에 기초하기보다는 설교 자 자신의 재능과 인위적 카리스마, 그리고 회중을 웃기려는 시도로 일관되는 현재의 일반적 경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지금까지는 부흥설교가 감정에 호 소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으나, 그런 방식이 뿌리깊은 신앙인을 양육하는 데 한계가 있었음을 우리는 익히 경험해 왔다. 따라서 이제는 설교자 가 주체가 되지 않고 말씀이 주체가 되는 설교의 진행, 그리고 지, 정, 의의 요 소를 충족시키는 '연구하는' 부흥설교가 자리잡아야 한다. 또한 전통적으로 부흥 설교의 주제로서 애용되어온 죄, 회개, 구원, 믿음, 삶의 변화만이 아니라 다함 께 어울려 사는 사회 속에서 성도가 그리스도의 정신으로써 왜곡된 것을 바로 잡고 개혁해 나가는 주체로서의 역할, 그리고 성도가 역사적-사회적 존재로서 져야하는 복음의 공동적 성격과 연대적 책무도 역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강조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흥설교의 구성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애용되어 왔던 천편일률적 제목설교, 주제설교 외에도 이야기로서의 설교, Storytelling 등과 같은 다양한 설교패턴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오디오에서 비디오로의 변화, 그리 고 총체적 영상매체의 등장 등 전달매체의 급격한 변화를 염두에 둘 때, 설교의 전달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에 대한 연구와 관심은 필수적이 라 하겠다.

또 지금까지는 부흥설교라는 것이 부흥집회라는 특정한 기회에만 행 해지는 것으로 고정되어 있었지만, 설교의 프로그램화를 통해 평상시의 예배에 서도 이 형태의 설교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중의 경향이란 언제나 지 적인 면을 선호하는 방향과 영적인 방향을 추구하는 방향의 혼재(混在)라는 특 징을 갖고 있고, 또 이것이 과학의 발전과 무관하게 항상 존재하는 요소임을 생 각하면, 설교의 프로그램화를 통한 부흥설교의 평시화는 깊이 고려되어야 할 측 면이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어 내려온 유산 위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동시에 변화하 는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진행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 지극히 평범한 상식은 부흥설교에서도 여전히 상식으로 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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