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을 필두로 시작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열풍이 `나는 가수다`로 꽃을 피우더니 각 분야와 장르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다.
세련된 연예인이 아닌 평범하지만 재능 있는 인재를 발굴한다는 취지는 훈훈했으나 지나치게 팽팽한 경쟁으로 보는 사람조차 피로감을 느끼게 됐다.
마음 졸이지 않고 편안하게 쉬면서 볼 만한 프로그램을 찾다보니 눈길이 가는 것이 `생활의 달인`이다. 붕어빵 만들기의 달인, 자동차 세차기술의 달인, 유리공예의 달인, 노래방의 달인….
지루하고 고달플 것만 같은 밥벌이 노동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려 소화해내는 발상의 기막힌 전환과 놀라운 능력에 나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지게 된다.
`생활의 달인`이 시청자에게 안겨주는 또 하나의 선물은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가식 없고 겸손한 태도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줄 모르는 소박한 인간미는 잔잔하지만 진한 감동을 준다.
제작진의 카메라 앞에 선 달인들은 한결같이 `제가 무슨 달인이라고…`하며 수줍어하는 모습으로 촬영에 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자신 안에서 끊임없이 고개를 들던 좌절, 실망, 나태와의 치열한 싸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얻은 성취는 험난한 극복 과정 끝에 열매를 맺은 것이다.
거창한 승리자의 타이틀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주어진 `오늘`만을 성실히 살면서 누군가를 이겨야 주어지는 승리가 아니면서도 어떤 것보다 값진 승리를 얻어낸 것이다. 우직하게 한길을 걸어온 바보스럽지만 지혜로운 `달인`들의 삶이다.
일본에도 하나의 전문 분야에서 바보스럽게 몰입하는 사람을 일컫는 `센몬바카`라는 말이 있다. 센몬바카의 정신이야말로 일본이 기초과학 분야에서만 10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내면서 경제대국을 건설한 원천이었다고 한다.
바보스러운 몰입, 순수한 열정으로 우리의 일상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생활의 달인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풀뿌리 저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박영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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