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歷史,宗敎,哲學/[동양철학]한국·中國·인도

장자 잡편 29 도척(盜跖) 6

好學 2011. 7. 16. 06:43

 

장자 잡편 29 도척(盜跖) 6

 

 

 

도척 6




무족이 말했다.




"사람은 자기의 명예를 유지하려고 자신을 괴롭히고 단것도 먹지 않으며 몸의 보양을 아낌으로써 생활만을 지탱해갑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오랫동안 앓으면서 오랫동안 곤궁하게 죽지 않고 사는 것이나 같은 것입니다."

지화가 말했다.

"평범한 것이 행복이 되고, 남음이 있으면 해가 된다는 것은 모든 물건이 그렇지만 재물에 있어서는 더욱 심합니다. 지금 부자들은 귀로는 종, 북, 저, 피리의 소리를 들으며 즐기고, 입으로는 짐승 고기와 맛있는 술맛을 실컷 봄으로써 그의 뜻을 만족시키는 한편 그의 할 일은 잊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이 혼란이라 말할 만한 것입니다.

자신의 성한 기운에 빠져 들어가 무거운 짐을 지고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고통이라 말할 만한 일입니다. 재물을 탐내어 병에 걸리고, 권력을 탐내어 정력을 다 쓰며, 고요히 살게 되면 정욕에 빠지고, 몸이 윤택해지면 정력을 낭비합니다. 그러니 이것이 질병이라 말할 만한 일입니다.

부를 바라고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마음 가득히 담이 둘러쳐진 것처럼 장애가 생기지만 그것을 피할 줄은 모릅니다. 그대로 정력을 사용하여 그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치욕이라 할 만한 일입니다. 재물이 쌓여도 쓸데가 없는데도 재물을 모을 생각을 품은 채 버리지 않습니다. 마음 가득히 번뇌로 가득 차는데도 이익을 추구하여 마지않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우환이라 말할 만한 일입니다.

집안에 있으면 강도가 들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밖에 나가면 도적들에게 해를 입지나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집에는 망루와 내다보는 창을 만들어 놓고 밖에는 홀로 다니지 못합니다. 그러니 이것은 두려움이라 말할 만한 것입니다.

이 여섯 가지는 천하의 지극한 피해인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들 이것을 잊고서 살필 줄 모릅니다. 그 환란이 닥쳐야만 그의 삶을 다하고 재물을 다 바쳐서라도 단 하루의 무고한 날로라도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명예란 관점에서 추구해도 얻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얽매고 자기 몸을 해치면서까지 이런 것을 다투고 있으니 또한 미혹된 일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