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과 신명기(6): 모세의 세 번째 설교-언약갱신(27-30장) 6 |
2-2. 불순종에 따른 저주(15-68)
여기에 나오는 저주는 시내 산에서 선포한 것에 비해 더 종류가 많은데 이것은 틀림없이 하나님의 영께서 이 백성의 태만 때문에 더 예리한 자극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절제하는 마음으로 순응했더라면 이미 그들이 들은 것만으로도 그들을 경고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타성과 망각 때문에 그들에 대한 경고를 배가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고 계속 그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가. 어디에서나 (성읍에서나, 들에서나), 언제나(들어가도, 나가도), 무엇에나(광주리, 떡반죽 그릇, 자녀, 토지 소산, 우양의 새끼까지) 저주가 임함(16-19).
말씀에 불순종하는 자들은 집 안팎으로 저주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요, 또 씨앗의 종자와 음식이 모두 저주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세 가지 결실, 곧 자손, 땅의 소출, 짐승의 새끼들에 대한 저주가 따르고 있다. 성경에서는 이 모든 것을 '열매'라는 말로 부르고 있다.
나. 저주와 공구(큰 소동, 당황함)와 견책을 주어 망하며 속히 파멸케 하심.(20)
다. 질병 (염병, 폐병, 열병, 상한, 학질, 한재, 풍재, 썩는 재앙)(21-22), (애굽의 종기, 치질, 괴혈병, 개창, 미침, 눈멂, 경심증(27-28), 무릎과 다리를 쳐서 고치지 못할 심한 종기를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나게 하심.(35)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이 계속 완강하게 불경건을 고집할 경우 여러 질병을 그의 선발대로 보낼 것을 말씀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염병을 보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그들에게 일단 밀착되면 떼어 낼 수 없게 만들 것을 선언하고 있다. 곧 이 염병이 그들에게 척 달라붙어서, 아니 풀칠해져서 성지에 있는 그들을 전부 소멸시키고 말 것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여러 가지 질병이 나열되고 있는 것은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재앙을 집행하기로 준비태세를 갖춘 숱한 사역자들(satellites)이라는 이야기이다. 폐병(솨헤페트)은 '여위게하다', '소모하다'란 뜻의 '솨하프'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이는 몸의 정력을 소진시켜 사람을 죽게 하는 병으로서 일명 '결핵'(tuberculosis)으로도 불리운다. 열병(달레케트)은 '불붙다'는 뜻의 '달라크'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심한 열을 발생시키는 '염증'(inflammation)을 가리킨다(Delitzsch, Keil, Lange). 종기(쉐힌)는 부스럼(Living Bible, boil)이나 염증, 독종 따위를 가리킨다. 치질은 '항문의 질병'이며, 괴혈병은 비타민 C의 결핍으로 인해 빈혈이나 출혈 증상이 생기고, 전신 피로 혹은 무기력 증세가 따르는 병이다(레 21:20). 개창은 애굽, 수리아 등 고대 중.근동 지역에 흔한 질병으로서 일반적으로 피부가 마르므로 인해 생기는 '가려움증'(KJV, itch)을 가리킨다. 여호와께서 또 너를 미침과 눈멂과 경심증으로 치신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악한 자들을 현기증과 광기로 후려치셔서 그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시는 것을 말한다. 경심증(타마)은 '간담이 서늘하도록 놀라다'는 뜻으로, 터무니없이 자주 깜짝깜짝 놀라는 증세를 가리킨다.
라. 자연 재해 : 비 대신 티끌과 모래를 내리심(23-24)
한재(헤렙) 는 '황폐하다', '파멸하다'란 말에서 온 단어로 '칼'이나 '예리한 도구'를 가리키기도 한다(13:15;창 27:40;수 5:2). 그러나 여기서는 '아주 극심한 가뭄'을 의미한다. 풍재(쉬다폰)는 '말라 죽게 하다'는 뜻의 '솨다프'에서 파생된 단어로 마르고 시드는 '고조병'(枯凋炳)을 가리킨다. 이는 농작물을 시들게 하는 건조한 바람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므로 공동 번역은 '열풍'으로도 번역하고 있다(창 41:23). 썩는 재앙(예라콘)은 '창백'이란 뜻의 '예레크'에서 온 단어로서, 찬이슬로 젖어 있는 잎사귀가 사막의 뜨거운 바람이나 태양열로 인해 썩어버리는 현상을 가리킨다(Keil). 한편 대부분의 영어 성경은 '곰팡이'(mildew)로 번역하고 있다(KJV, NIV, RSV).
너를 치신다는 말에서 '치다'에 해당하는 '나카'는 '살해하다'는 뜻도 지니고 있는 단어이다. 따라서 이 말은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심한 적대 행위를 의미한다. 하늘은 놋이 되고 땅은 철이 될 것이라는 말은 오랫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아 땅이 쇠 덩이처럼 굳어 버리는 극심한 한발(旱魃) 현상을 수사학적으로 표현한 말이다(레 26:19). 팔레스타인은 비교적 우기(10-4월)와 건기(5-10월)가 명확히 구분된다(11:14). 따라서 우기(雨期)에 적당한 양의 비가 오지 않으면 흉년이 들기 쉽다. 또한 건기(乾期)에는 이따금씩 내리는 비와 이슬만이 식물에게 수분을 제공하는 공급원이 될 뿐이다. 따라서 그러한 때 가뭄이 들게 되면 초목들은 말라죽고 땅은 메말라 갈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때를 따라 적절히 내리는 비가 곧 하나님의 은혜를 상징하는 표현이라면(12절), 본 절의 표현은 하나님의 저주를 상징하는 말이다.
티끌과 모래는 황폐한 토양에 바람이 급하게 불 때 일어나는 흙먼지를 가리킨다. 팔레스틴에는 아프리카에서 지중해 쪽으로 부는 뜨거운 바람인 '시로코'(sirocco) 때문에 이러한 먼지가 자주 일어난다(Robinson, Thomson). 그러므로 이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안질이나 오한(惡寒) 등의 병에 걸리기 쉽다. 40년 동안의 광야 생활에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별 어려움 없이 지내왔던(8:4)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탓에 결국 가나안 땅에서 이러한 현상에 시달리게 된다면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마. 패배(25-26)-한 길로 치러 갔다가 일곱 길로 도망함. 온 땅에 흩어짐. 그들의 시체가 새나 짐승의 밥이 되나 그들을 쫓아 줄 사람이 없음.
율법을 순종하지 않는 자는 일곱 길로 도망할 것이다. 이는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할 경우 누리게 되는 축복과는 정반대 되는 저주이다(7절). 세계 만국 중에 흩음을 당한다는 말에서 '흩음을 당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레자아와'의 기본형 '제와아'는 '진동하다', '움직이다'란 의미이다. 여기서부터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란 의미가 파생되어 결국 본 절의 의미는 땅의 모든 나라들이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공의 신세가 될 것이란 뜻이다. 그들이 '세계 만국 중에서 따돌림감'(a remoring)이 될 것이라는 표현은 두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것을 우리가 남을 모욕할 때는 고개를 이리저리 흔든다는 점을 들어, 그들이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는 뜻으로 보는가 하면 다른 편에서는 그들이 알지 못하는 나라에 유배되어 방랑자와 유랑자가 될 것이라는 뜻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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