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과 신명기(6): 모세의 세 번째 설교-언약갱신(27-30장) 1 |
모세는 그의 실수로 인해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모압 평야에서 가나안을 바라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는 그 곳에서 가나안에 들어갈 새로운 세대들에게 마지막 설교인 신명기를 남겼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모세의 첫 번째 설교와(1-4장), 두 번째 설교(5-26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모세의 세 번째 설교(27-30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모세의 세 번째 설교는 신명기의 결론이며 또한 모세 오경 전체의 결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모세의 3차 설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호렙산 언약의 갱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순종과 축복, 불순종과 저주(28장)
3) 율법을 잘 지켜 축복받는 민족이 될 것을 권고함(29장)
4) 심판 때에 죄에서 돌이서면 회복될 수 있음을 일깨움(30장)
1. 가나안 땅에서의 율법의 설치에 대하여(27장)
이 부분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언약의 땅 가나안에 들어간 후 반드시 행해야 할 두 가지 의식 이 기록되어 있다. 첫째는 큰돌을 세우고 석회를 바른 후, 그 위에 율법을 기록하고, 그 곳에 하나님께 드릴 제단을 쌓을 것(1-8). 둘째는 그리심 산과 에발 산에 양편으로 갈라서서, 율법을 순종하는 자들에 대한 축복과, 율법을 불순종하는 자들에 대한 저주를 선포할 것(11-26). 모세가 이러한 의식을 시행토록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백성들에게 율법에 대한 인상을 깊이 그리고 감동적으로 심어주어 그들로 하여금 율법을 영원토록 잊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며,
2) 율법에 대한 순종과 불순종 여부가 삶과 죽음의 분기점이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고 율법만 그들의 삶의 기준으로 삼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1-1. 가나안 땅에서 먼저 할 일(1-8)
이스라엘 사회에서 장로 제도는 하나님의 뜻을 회중 전체에게 매우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통신 체계였다(출 12:21-28). 모세가 이 말을 할 때 이스라엘은 아직 모압 평지에 진을 치고 있었다(1:1, 5;34:1). 이스라엘이 출애굽 한 때는 B. C. 1446년 아빕월(종교력 제 1월, 태양력 3-4월)이다(출 13:4). 그리고 여호수아의 인도 하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 강을 건너 최초로 가나안 땅에 들어간 때는 B. C. 1405년 아빕월(일명 니산월)이었다(수 4:19, 20). 따라서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생활했던 기간은 약 40년 가량이라고 할 수 있다(민 14:33, 34). 한편 여기서 '날'(욤)은 '바로 그 날'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때', '즈음', 연후'(창 2:4;민 3:1; 전 12:3) 등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Keil, Pulpit Commentary).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큰돌들을 세우라고 하신 것은, 율법을 기록하기 위한 기념비를 세우라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책이 없었던 고대 사회에서는 돌에다 기념비적인 사건이나 법을 기록하여 여러 지방에 세워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게 하는 습관이 성행했었다(수7:26; 8:29; 24:26,27; 삼상 7:12; 삼하 18:17). 그 대표적인 것으로 1902년 몰간(M.J. Morgan, 1857-1924, 프랑스 출신의 고고학자)이 수사(Susa)에서 발굴해 낸 함무라비 법전(Hammurabi's Code)이다. 팔레스틴에는 돌이 많았으므로, 그러한 돌 비를 세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석회를 바르는 것은 글자를 새기는 데 편리할 뿐 아니라, 새긴 글자가 선명하게 드러나게 하기 위해서였다(Pulpit Commentary). 그러나 석회(시드)는 내구성(耐久性)이 강하지 못하므로 이것을 발라서 만든 돌 비는 후손을 위한 것이기보다, 당시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을 것으로 보인다(Keil, Lange). 본문에서 말하는 '율법의 모든 말씀'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 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견해가 있다.
1) 15-26절에 언급된 축복과 저주의 말씀을 가리킨다(Josephus, Masius, Clericus).
2) 신명기 율법을 가리킨다(J. Gerhard, A. Osiander, Vater).
3) 모세 율법 전부를 가리킨다(Keil, W. L. lexader).
세 번째 견해를 주장하는 유대 랍비들은 모세 율법의 총 항목 수는 613개라고 하였는데, 그것을 많은 돌 비에 기록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나안 땅서 돌에다 석회를 바르고 하나님의 율법을 기록하는 의식은 가나안 땅에서도 하나님의 통치권이 임한다는 것을 포고하는 상징적 행위이다. 따라서 이 의식은 향후 가나안에서 펼쳐질 이스라엘의 역사는 율법 준수 여부에 따라 흥망 성쇠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했다.
본문은 가나안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가나안 본토가 '풍요롭고 기름진 땅'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 표현이 단순한 수사학적 표현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여기 '젖'은 우유나 버터를 가리키는데, 이것은 소나 양 등 가축들에게서 실제로 많이 얻을 수 있는 것이었고, 또한 '꿀'은 가나안의 토산품이 될 정도로 야산과 나무 그리고 꽃등에서 많이 채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삿 14:8; 삼상 14:25; 대하 31:5). 그러나 이 말은 자연 적인 조건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가나안 땅은 일부 비옥한 지대를 제외하고는, 사실 물이 넉넉하지 못하고 기온 차가 심하며 곳곳에 불모지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국 이 표현은 그 땅의 언약적 위치를 드러내는 말로서,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는 복스럽고 살기 좋은 땅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축복과 약속이 임하는 곳이야말로 진정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되기 때문이다. 일찍이 B. C. 2,000년경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조상 아브라함에게 가나안 땅을 그의 후손에게 주리라고 약속하셨다(창 12:7). 그런데 B. C. 1,400년경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완전 정복함으로써(수 12장), 이 약속은 약 600년만에 그대로 성취되었다.
에발 산은 이스라엘이 저주를 선포하도록 되어 있는 산이었다(13절). 율법을 기록할 돌 비와 하나님께 제사드릴 제단(5-6)을 에발 산에 세운 것은 아마도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으로 인하여 초래될 저주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며, 죄와 저주가 희생 제사로 말미암아 속함을 얻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Keil). 사마리아 사본(Samaritan Codex)은 여기 '에발 산'을 '그리심 산'으로 대체시켜 놓고 있으나, 이는 사마리아인들이 자신들의 성산(聖山)인 '그리심 산'을 부각시킬 목적에서 자의로 변경시킨 것으로 보인다. 율법을 새긴 돌 비를 세우는 것을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하여 인간을 찾아오시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면, 제단을 쌓는 것은 인간이 희생 제사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을 상징한다(Matthew Henry).
'다듬지 않은 돌로 제단을 쌓으라'는 말은 외적인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신경을 쓰지 말고 '오직 신령과 진정으로' 온전한 제사를 드려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철 연장은 사람의 피를 흘리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준(準)무기이다. 따라서 그 같은 부정한 도구로는 구원의 단이 될 여호와의 거룩한 제단을 만들 수 없다(출 20:25). 번제는 죄의 속죄 및 하나님과의 정상적인 관계 유지와 그 분께 대한 온전한 헌신, 봉사를 상징하는 제사이다. 화목제는 하나님의 축복과 구원에 대하여 감사하며, 하나님과 인간 상호 화목과 친교를 간구 하는 제사이다. 광야 생활 동안 하나님께 범죄하고 불화 했던 이스라엘은 가나안에 입성한 후에 가장 먼저 번제로서 속죄와, 헌신, 봉사, 그리고 충성을 다짐했으며, 화목제를 통해 하나님과 불목 했던 관계가 회복되어 기쁨과 평화의 관계로 변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러한 기쁨을 제사를 드려준 제사장들과 함께 같이 나누었다.
여기서 율법을 '명백히' 새기라고 했는데, 이는 '뚜렷하게 새기다'는 뜻의 '바아르'와 '자세히'란 뜻의 '야타브'가 합쳐진 말로,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뚜렷하게 기록하라'는 강조적 의미가 들어 있다. 이처럼 율법을 기록하라는 말이 3절에 이어 재차 그리고 분명하게 언급되고 있는 것은 돌 비에 새겨진 율법을 백성들이 심비(心碑)에 새겨서 철저히 지켜야 할 의무가 있음을 말해준다(Hengstenbery). 이 명령은 후에 여호수아를 통해서 수행되었다(수 8: 30-31).
< 적 용 >
1.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항상 지켜 행할 수 있도록 눈에 띄는 곳이나 가까운 곳에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말씀을 가까이 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말해보자.
2.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과 불순종 여부에 따라 성도들의 축복과 저주가 결정된다. 순종하여 축복을 받은 일과 불순종하여 징계를 받은 경험이 있으면 나누어 보자.
3. 하나님의 단은 외형적으로는 소박하고,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채로 만들어졌다. 이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 소박하게 드리기를 원하시며, 결코 인위적으로 꾸미거나, 화려하게 만든 외형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갈 때에 외형을 중요시 하는가? 아니면 중심을 중요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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