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世界文學感想]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9. - 스펜서 존슨

好學 2011. 2. 3. 22:15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9.  - 스펜서 존슨

2장 이야기
모험의 즐거움  


어두운 통로를 내다보니 또 다시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저 앞에 무엇이 있을까?
텅 빈 공간일까? 아니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공포가 그의 상상을 자극했다.
이제 더는 앞으로 나갈 수 없을것만 같았다.
허는 잔뜩 몸을 웅크리고 서있는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우스꽝스럽게 여겨졌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두려움에 짓눌려 있던 자신감이 살아났다.
그는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였다.
어두운 복도로 뛰어내려가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허는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의 영혼을 튼튼하게 만드는 자양분을 발견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허는 점점 기분이 유쾌해졌다.
"내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나는 치즈도 없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 지 못하는데."
그는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고, 친구를 위해 기꺼이 글을 남겼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움직이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허는 자신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그를 두려움에서 풀어주었다.
시원한 미풍이 미로 저쪽에서 불어왔다.
신선한 바람이었다.
심호흡을 하고 나니 한결 기운이 솟는 것 같았다.
두려움을 떨치고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가슴 가득 기쁨이 넘쳤다. 허는 참으로 오랜만에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기억 저편에 숨어있던 기쁨이 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허는 마음속으로 하나의 그림을 그리면서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산더미처럼 쌓인 치즈, 헤엄을 치즈 치즈 속을 누비는 자신의 모습,
상큼한 치즈향이 코끝에서 느껴졌다.
허는 구체화된 그림을 꼭 실현하고 싶다는 의욕을 되새겼다.
그러자 그 치즈창고를 다음 공간 혹은 다음 통로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솟구쳤다.

새로운 치즈를 마음속으로 그리면 치즈가 더 가까워진다.

'왜 전에는 이렇게 해 보지 않았을까?'
허는 자신에게 물었다. 그는 힘을 내어 경쾌하게 미로 속을 달렸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치즈창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치즈 몇 조각이 입구에 있는 것을 보고 허는 흥분했다.
먹어보니 맛이 있었다. 몇 조각의 치즈는 그에게 힘을 주었다.
여러 가지 치즈를 먹고, 그 중 몇 개는 나중을 위해 또 헴을 위해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다.
그는 기대에 부풀어 치즈창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창고는 비어있었다.
누군가 이미 그곳에 와서 새 치즈 몇 조각만 남겨놓고 떠난 것이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엄청난 양의 새 치즈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즈는 부지런한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인 거야.'
허는 후회를 접고 혹시 헴이 이제 자신과 함께
떠날 준비가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금까지 온 길을 되짚어 가다가 멈춰 서서 벽에 글을 썼다.

사라져버린 치즈에 대한 미련을 빨리 버릴수록 새 치즈를 빨리 찾을 수 있다.

치즈를 찾아서 

잠시 후 허는 C창고로 돌아가 헴을 만났다.
그는 헴에게 새 치즈 몇 조각을 주었지만 헴은 거절했다.
헴은 친구의 호의에 감사하다고 말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나는 새 치즈를 좋아하지 않아.
그건 내가 먹던 치즈가 아니야.
전에 먹던 치즈가 먹고 싶어.
내가 좋아하는 치즈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거야."

허는 실망해서 고개를 흔들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길을 떠났다.
이제 그는 C창고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와있다.
그는 친구가 그리웠지만, 서로가 가고자 하는 길을 너무도 달랐다.
허는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왜냐하면 그가 가야 할 길을 아직도 멀기에...
그는 가능하다면 많은 치즈를 소유하고 싶었지만,
치즈가 행복의 절대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느낀 행복의 순간은 두려움에 압도되어 있지 않을 때였다.
점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새 치즈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친구를 만나 우울했던 기분이 사라져버렸다.
허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성취감과
새로운 방향으로 전진하면서 느껴지는 흥분에 자신을 맡기기로 했다.
이제 원하는 것을 찾는 일은 오직 시간문제였다.
그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져나갔다.
자신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던 상황이
상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이 그를 더욱 자유롭게 했다.
불리한 상황보다 그의 마음속에서 알게 모르게 자라난 두려움이
치즈를 찾아가는 길에 장애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