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世界文學感想]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7. - 스펜서 존슨

好學 2011. 2. 3. 22:14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7.  - 스펜서 존슨

2장 이야기
다시 미로 속으로  


날이 갈수록 꼬마인간들은 굶주림과 스트레스로 인해 약해졌다.
허는 사태가 호전되리라는 기대로 시간을 허비하는 일에 싫증이 났다.
그는 이내 사라진 치즈에 대해 집착하면 할수록 상황은 악화되기만 할 뿐
자신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치즈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불투명한 현실에 안주하고 있던 자신의 모습이 너무도 한심했다.
"내 말을 들어봐. 우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해.
치즈는 이곳에 없어. 매일 같은 일만 반복하고 있지.
텅 빈 창고에서 기약없는 미래를 기다리며 우리 자신을 속이고 있어."

허 역시 미로 속을 다시 달리고 싶지 않았다.
치즈가 어디에 있을지 정확히 예측할 수도 없고,
그 속에서 길을 잃을 위험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복과 신발을 어디에 두었지?"

C창고에서 만끽한 안락에 취해,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던 그들은 운동화마저 어디에 두었는지조차 잊어버렸다.
한참을 뒤져서야 그것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다시는 필요가 없을 것처럼 느껴졌던 운동복과 신발을 보자 허는 갑자기 목이 메었다.
운동복으로 갈아입는 허는 물끄러미 바라보던 헴은 초조한 기색을 보이며 물었다.
"설마 다시 미로로 가려는 건 아니겠지?
사람들이 치즈를 가져다 놓을 때까 지 나와 함께 기다리는 것이 어때?"
"너는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허가 말했다.
"아무도 우리가 먹던 치즈를 다시 가져다 놓지 않을 거야.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없어. 이제는 새 치즈를 찾아야 해."
헴이 대들었다.
"그렇지만 다른 곳에도 치즈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
만일 다른 곳에 있다 해 도 우리가 찾을 수 없으면 어떻게 할 거야?"
"나도 몰라."

허는 그때까지 수없이 자신을 괴롭히던 질문을 무시하기로 했다.
두려움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대신 새 치즈를 찾았을 때의 여러 가지 행복을 떠올리기로 했다.
포만감이 주는 안식과 정신적인 풍요로움이 그의 뇌리를 가득 채웠다.
"우리 주위의 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항상 그대로 있길 원하 지.
이번에도 그랬던 것 같아. 그게 삶이 아닐까?
봐, 인생은 변하고 계속 앞 으로 나아가고 있잖아. 우리도 그렇게 해야 돼."

허는 그의 쇠약해진 친구를 바라보며 설득하려고 노력했지만
헴은 두려움의 분노로 바뀌어 허가 하는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허는 그의 친구에게 무례하게 행동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헴이 완강한 태도를 버리지 않았기에 냉정히 그의 애원을 거절했다.
헴과 자신의 어리석었던 행동이 부끄러웠다.
왠지 모를 후련함이 그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떠날 채비를 마치자 허는 더욱 힘이 솟았다.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어리석음을 웃어넘길 수 있게 되었어기 때문이다.

"자, 이제 미로로 떠날 시간이야."
헴은 허를 비난하며 대꾸조차 하지 않으려 들었다.
허는 작고 날카로운 돌 조각을 들어 헴을 위해
늘 하던 대로 치즈그림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벽에 썼다.
헴이 마음을 바꿔 새 치즈를 찾아나서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헴은 그것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허는 머리를 밖으로 내밀고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미로를 응시했다.
그는 어쩌다 자신이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지 곰곰히 생각했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이전까지는 미로 속에 더 이상 치즈가 없거나.
있어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 믿었다.
두려움이 그 자신을 어찌 할 바를 모르게 만들고 무기력한 공포를 느끼게 했다.
헴은 아직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하는 어리석을 질문에 빠져있지만,
허는 이제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나고자 한다.
'왜 좀더 일찍 자리를 박차고 나서지 못했는가?' 하는
후회를 마음속에 품고서.허는 미로를 향해 출발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 있을 때 느꼈던 평온함이 떠올랐다.
한동안 굶주림에 떨던 시간도 있었지만,
그 친근한 곳이 여전히 자신의 발목을 죄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허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정말 미로 속으로 가고 싶은지 한 번 더 고민해 보았다.
그가 예전에 써놓았던 글귀가 시야에 들어왔다.

두려움을 없앤다면 성공의 길은 반드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