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과. 성경이 우리에게 들어오게 된 과정(1) |
둘째 단계: 영감
하나님은 이와 같이 특별한 사람들을 통해서 말씀하신 후에, 그 내용을 기록해서 보존하라고 명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이 그 계시를 기록할 때에 자신의 뜻을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성령으로 특별하게 인도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성령의 역사를 가리켜 "성령의 영감"이라고 부릅니다. 사도 바울은 (딤후 3:16)에서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고 말하였으며, 사도 베드로 역시 (벧후 1:21)에서 "모든 예언은 성령의 감동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유대인과 이방인을 대표하는 사도인 베드로와 바울이 모두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되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감동"이라고 번역된 말은 헬라어 "떼오프뉴스토스"란 단어를 번역한 말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이란 말과 "영"이란 말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합성어입니다. 그런데 히브리어의 경우 "영"이란 단어는 동시에 "바람"이나 "호흡"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바울은 성경이 하나님의 영, 또는 하나님의 호흡이 불어넣어진 책이라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이 계시를 기록할 때에 성령의 호흡을 통해 오류가 없도록 보호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성령의 인도를 '영감', 즉 "Inspiration" 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아담을 창조하실 때에 흙으로 빚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어 아담을 살아 있는 생명체로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하게 하나님은 성경의 저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할 때에 성령의 숨결을 통해 그들을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비록 사람의 손을 통해 기록되었지만, 그 근원은 하나님(성령)으로부터 나온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성경 저자의 인격과 지식, 그리고 그의 모든 경험을 사용해서 성경을 기록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에는 각 책마다 독특하고 다양한 문체와 특성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온전하고 오류 없이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성경은 약 1600년에 걸쳐서 수십 명의 손을 통해 기록된 책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전체적으로 볼 때에 한 사람이 쓴 것처럼, 목적과 프로그램에 있어서 놀라운 통일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성경의 근원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강력한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마 5:18)에서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룰 것이라"고 하셨고, (요10:35)에서는 "성경은 폐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히브리어 성경사본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은 사해 사본입니다. 이 사본은 1947년 사해 근처에 있는 쿰란 동굴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학자들은 이 사본들이 B.C. 3-2세기경에 기록되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해 사본에는 이사야, 하박국, 신명기, 사무엘, 예레미야, 소 선지서, 출애굽기, 민수기 시편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경 원본은 원래 자음으로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히브리인들은 자음으로만 기록을 해도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약 7-10세기경에 맛소라(전통이란 뜻)라는 유대인 전통학자들이 성경 내용을 정확하게 보존하기 위해서 모음 부호를 만들어서 성경에 첨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성경본문을 MT(맛소라 본문)이라고 부릅니다(500-1000년).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맛소라 성경'은 1099년에 Ben Asher이란 사람이 기록한 것인데, 그는 이 성경에서 처음으로 성경을 장과 절로 구분했습니다. 구약 성경 전체가 기록된 사본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레닌그라드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레닌그라드 사본"입니다(B). 현재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번역성경들은 대부분 이 레닌그라드 사본의 본문 비평 자료인BHK(Biblia Hebraica Kittel; 1937)와, BHS(Biblia Hebraica Stuttgartercia; 1977)를 기초로 해서 만든 것입니다. 우리 나라의 공동 번역 성경도 이 BHK를 기초로 해서 번역한 것이며, 개신교 개역 성경은 BHS를 기초로 해서 번역한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성경이 우리에게 주어지게 된 4가지 단계, 즉 계시, 영감, 성경원본, 그리고 성경사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섯 번째 단계인 "정경화 작업"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다섯 번째 단계는 왜 교회가 수많은 책들 중에서 66권만을 성경으로 인정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면 왜 교회가 수많은 책 중에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66권만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했는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히브리 성경의 순서는 우리말 성경의 순서와 많이 다릅니다. 유대인들은 구약 성경을 세 부분, 즉 율법과 선지서, 그리고 성문서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히브리 성경에서 제일 앞에 나오는 책은 모세가 기록한 다섯 권의 책입니다. 유대인들은 이 책들을 율법서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책들은 모세를 통해 기록된 순간부터 즉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거룩한 책으로 인정을 받았었습니다. (신 31:24-26)을 보면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율법의 말씀을 기록한 후에 레위인들에게 "그 기록들을 언약궤 곁에 두어 증거가 되게 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여호수아가 지도자가 되었을 때에도 이 율법 책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모세가 기록한 율법 책을 주야로 묵상하고, 그 가운데 기록한 대로 다 지켜 행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수 1:8). 이 다섯 권의 책은 다윗이 왕으로 있을 때인 주전 1000년경에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요시아 왕 18년인 주전 621년에 제사장들은 성전을 보수하다가 이 율법 책을 다시 발견하였습니다(왕하 22장). 이때에 요시야 왕은 이 율법 책의 권위를 인정했으며 그 안에 기록한 대로 지켜 행했습니다(왕하 23:3). 주전 586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벨론의 포로가 되었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주전 536년에 다시 본국으로 귀환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에 나라를 잃은 유대인들은 유대 민족의 신앙의 기초가 되는 율법 책을 매우 귀중하게 여겼습니다. 에스라는 주전 400년경에 고국에 돌아온 후에 무너진 유대인의 전통을 세우기 위해서, 이 율법 책들을 다섯 권으로 묶고 정경으로 인정했습니다.
히브리 성경에서 선지서 뒤에 나오는 책들은 "성문서", 즉 "거룩한 문서들"로 알려진 책들입니다 히브리 성경에 나오는 성문서들은 셋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가 시가서라고 부르는 욥기, 시편, 잠언서이며, 둘째는 특별한 절기 때에 읽혀졌던 다섯권의 책들, 즉 아가서, 룻기, 애가, 전도서, 에스더서입니다. 유대인들은 아가서를 유월절에 읽었고, 룻기는 오순절에, 애가는 예루살렘 멸망의 날에, 전도서는 초막절에, 그리고 에스더는 부림절에 읽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책들은 바벨론 포로 때부터 다시 고국에 귀환하기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다니엘서, 에스라-느헤미야서, 그리고 역대기입니다. 우리 나라 구약 성경은 메시아의 오심을 예견하는 말라기가 가장 뒤에 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인의 구약 성경은 잃었던 다윗의 전통을 다시 수립하는 역대기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들이 거룩한 문서에 포함된 이유는 다양합니다. 시편과 룻기는 다윗과 연결되어 있으며, 잠언, 전도서, 아가는 솔로몬과 연결되어 있고, 애가는 예레미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욥과 다니엘은 자체적으로 거룩한 책으로 인정을 받았고, 에스라-느헤미야와 역대기도 저자인 에스라로 인해 거룩한 책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책들의 대부분은 주전 550년 이후에 수집되기 시작했습니다. 주전 175-165년경에 수리아 왕 에피파네스는 유대인을 헬라화하기 위해서 유대인의 성경을 없애려고 했습니다. 이때에 유대인들은 큰 위협을 느끼고 그들이 사용해 온 거룩한 문서들을 보존하려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계기가 되어 주전 150년경에는 "성문서"로 분류되는 책들이 정경에 편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정경에 관한 논의는 그 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이 일 후에 논의된 정경성 문제는 주로 에스더, 전도서, 아가서, 잠언, 그리고 에스겔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에스더가 문제가 된 것은 그 책 안에 하나님이란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도서는 회의주의와 쾌락주의에 대한 암시가 있다고 생각되었고, 아가서는 노골적인 성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어서 정경 체택에 논란이 있었습니다. 또한 잠언에는 서로 상충되어 보이는 내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며, 에스겔은 모세 오경의 내용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는 주장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다가 이스라엘은 70년에 로마에게 점령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유대인들은 성전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이때에 기독교가 일어나 유대 종교를 크게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은 안전과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성경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대인들은 정경을 선정하는 일이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유대인들은 90년에 얌니야에서 열린 종교회의에서 우리가 가진 구약 39권을 정경으로 체택하였습니다. 이때에 유대인들이 이 책들을 정경으로 선택한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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