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人生/[우주만물]세상만사

[일사일언] “나만이 세상 구하겠다”

好學 2010. 11. 13. 22:04

[일사일언] “나만이 세상 구하겠다”

 

 

오래 전 아이들과 함께 본 만화영화 ‘뮬란’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세상을 구하겠다는 정의감으로 가득 찬 아이들에게 뮬란은 친절하게 이야기한다. “세상은 서로 반대 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고 물론 우리도 마찬가지야. 그 모든 상반된 것들의 균형이 꼭 필요 하단다. 땅과 하늘, 낮과 밤, 소리와 침묵, 어둠과 밝음 이런 것들은 하나로 충분치 않아. 우리는 둘 다가 필요 하거든.”

요즘은 조화는커녕 내가 원하는 덕목만이 미덕이요, 내가 원하는 대로만 세상을 만들려고 저마다 너무 바쁜 듯싶다. 나와 다른 의견은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묵살하거나 매도하고, 무조건 강하고 잘나야 하며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든지 간에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

나 역시 가끔씩 고장난 브레이크 마냥 생각이 가속을 밟으며 한쪽으로만 달려갈 때가 있다. 위험한 일인 줄 알면서도 한쪽으로 치닫기만 하는 감정의 속도를 정지시키고 균형을 잡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용기를 내어 한번만 고개를 돌려보자!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은 없다. 그것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어 내느냐를 생각해 보자. 지금껏 가져온 어둠에 대한 심한 두려움이나 빛에 대한 절대적 선망에서 벗어나 보자. 용기를 내어 고개를 돌려보는 순간 우리의 수많은 편견이 사라지고 사고는 자유로워지며 생각은 유연함이라는 날개를 달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은 양팔저울에 올린 진동처럼 생각의 기울기를 왔다 갔다 하게 만든다. 한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가 누가 또 아니다 외치면 반대쪽으로 급격히 다시 쏠리는, 양극을 치닫는 그 어지럼증의 구토 증세에서 벗어나는 길은 뮬란의 교훈을 잊지 않는 일인 것 같다.

(진양혜·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