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제 21장 1

 

Seneca De vita beata 행복론 제 21장 1  

철학적인 견지에서 죽음을 멸시하고 생명에 대한 본연의 애착을 
억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죽음이 전혀 해롭지 않음을 납득시켜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품어온 사고방식(즉 죽음이 두렵다는 관념)을 
분쇄해버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은 인간의 약점에 대하여 담대하게 대처해 나가라. 
어떻게 사나운 불길 속에서 날카로운 칼날을 받고도 개의치 말고 
용감히 돌진하도록 격려하며 또 어떤 도움으로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큰 착각이라는 것을 일반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어떤 수사법을 적용시켜야 효과적인 명문을 구사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여러 가지 학파가 있어 오묘한 진리를 주장하고 
정교한 이론을 내세워 언쟁을 하고 있지만, 이 어려운 일을 수행할 힘은 없다. 
여러 학파의 주장에는 날카로운 면도 있지만, 
거의가 전혀 불필요한 것뿐이어서 실효를 거둘 수 없다. 
세상 사람들은 오직 하나의 사슬에 얽매인 노예가 되어 있다. 
그 사슬은 삶에 대한 애착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하여 책상머리에서 예컨대 인간의 머리칼은 
짝수냐 홀수냐 하는 따위의, 생사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문제를 연구하지 않는다. 
인간의 자기 자신을 아끼며, 또 무슨 일이든지 있는 그대로 
영구히 보존하고 싶은 욕구를 아울러 갖고 있으므로, 
신체와 정신의 오랜 우의를 떼어 놓으면 마치 친구가 헤어지는 것보다 
더 괴로우며, 죽음 자체는 전혀 악하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매우 악하게 보이는 것이다. 
또한 죽으면 미지의 암흑 세계로 가야 한다거나, 
내세의 모습이 너무나 불안하다는 이유로 세상 사람들은 
두려운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