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주 동양명언 : 삶의 가치를 사회적 가치로 승화할 수 있는 건강한 실천력을 되짚어 봅니다.
◈ [금주 명언] - 寧塞無底缸이언정 難塞鼻下橫이니라.
◆ [독음] - 영색무저항 난색비하횡.
◆ [한자] - 차라리 녕/ 막을 색/ 없을 무/ 밑 저/ 항아리 항// 어려울 난/ 막을 색/ 코 비/ 아래 하/ 가로 횡
▶ [출전] - 『明心寶鑑(명심보감)』〈省心篇(성심편)〉
◈ [해석] - 차라리 밑이 없는 항아리는 막을 수 있을지언정, 코 아래 가로 질어 있는 입은 막기 어려운 것이다..
▶ [어구풀이]
☞ 寧塞無底缸(영색무저항) : ‘차리리 밑이 뚫어진 항아리는 막을 수 있을지언정’이라는 뜻으로, 외형적이고 가치부여를 할 필요성이 없는 사물이나 현상들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수정과 변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상적 틀을 수정하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는 것이지 그 자체가 중심에서 본질을 왜곡할 수 있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밑 빠진 항아리에 비유든 것인데, 여기서 항아리를 비유로 제시한 것은 밑이 빠진 항아리는 어떤 것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교체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평범한 질그릇마저도 그것을 수정하고 고치기란 간단하지 않음을 제시함으로써 다음 구절의 언행의 신중함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할 것입니다.
※ 寧(녕)~ : 차라리 ~할지언정
☞ 難塞鼻下橫(난색비하횡) : ‘코 아래 가로질러 있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뜻으로, 입에서 나온 말은 다시 담을 수 없기에 언행의 신중함을 강조하는 의미인데, ‘입’이라는 의미를 ‘코 아래 가로질러 있는 것’이라는 다소 희화시켜 표현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입에서 나오는 말의 신중함을 새삼 강조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찮은 곳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해설] -
말의 신중함이나 소중함에 대한 고전의 글귀는 다양합니다. ‘口禍之門(구화지문)’으로 대별되는 말의 신중함에 대한 성어나 ‘男兒一言重千金(남아일언중천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말의 소중함에 대한 구절들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고금을 막론하고 절대 가치로 그 지위와 의무를 다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잠언(箴言)이나 경구(驚句)들이 단순히 개인에게 국한된 선악의 판단 기준으로만 작용해 오고 있는 평가에서는 보다 거시적인 차원으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미흡함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행의 신중함과 소중함에 대한 화두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건강 척도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바른 인식과 실천력의 배가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맹목적 반목과 질시를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가치 척도의 기준이 사회적 구심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미 왜곡될 대로 왜곡된 모순 구조에 대한 반성이나 재정립 과정도 없이 과거의 악습과 병폐를 적당히 묻어버리면서 가면을 쓴 듯한 화합은 특히 경계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근자에 회자(膾炙)되고 있는 ‘상생(相生)’ 논리가 자칫 왜곡된 사회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까 염려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철저한 자기반성의 과정과 왜곡된 모순 구조의 재정립을 위한 노력이 동반될 때 그 변화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정신적 가치와 올바른 실천력을 배가시켜야 합니다. 또한 우리 전통의 이상적 ‘선비정신’ 역시 그 강고(强固)한 자기단속과 사회 공헌의 최우선 실천력 등을 ‘安貧樂道(안빈낙도)’의 정신을 통해 그 가치를 충분히 공유해 왔습니다. 우리 시대의 도덕적 건강성을 값진 전통의 가치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고착(固着)이 아닌 ‘隨時處中(수시처중)’의 가치 수단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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