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교육 3/(국어사전)國語辭典

[말글마당] 보존과 보전

好學 2010. 7. 31. 12:24

 

[말글마당] 보존과 보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재테크 상품에도 안전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원금 보존(保存), 원금 보전(補塡ㆍ부족한 것을 보충해 채움)' 등을 강조한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일상에서 많이 쓰는 어휘지만 '보존'과 '보전'은 의미가 비슷한 것 같아도 사용하는 데 조금 차이가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보존(保存)'을 '잘 보호하고 간수하여 남김'이라고, '보전(保全)'은 '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함'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즉 보존은 구체적인 사물을 잘 보호하여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유물이나 공문서 등을 잘 간수해서 남긴다'고 할 때는 보존을 써서 유물 보존, 종족 보존, 영토 보존, 공문서 보존 등으로 써야 한다. 반면 보전은 추상적인 것을 원래 상태대로 온전하게 보호해 후세에까지 물려준다는 뜻이므로 생태계 보전, 환경 보전, 목숨 보전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보존과 보전은 쓰임새가 모호할 때가 많은데, 구체적인 사물인지 아닌지로 구분해 쓴다.

신문 등 언론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조종과 조정, 조절'도 많이 헷갈리는 어휘다. '시세 조종'을 '시세 조정'으로, '버스 노선 조정'을 '버스 노선 조절'로, '수급 조절'을 '수급 조정'으로 잘못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조종(操縱)은 비행기나 선박, 자동차 따위 기계를 다루어 부리거나 다른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어 부린다는 뜻이다. 비행기나 시세, 배후 등에는 조종을 써서 '비행기 조종' '시세 조종' '배후 조종'이라고 해야 한다.

조정(調整)은 어떤 기준이나 실정에 맞게 정돈함을 의미하므로 '선거구 조정, 시내버스 노선 조정, 기업 구조조정과 증권시장에서는 조정장 등으로 표현한다. 균형이 맞게 바로잡거나 적당하게 맞추어 나간다는 뜻의 조절(調節)은 '인구, 식사량, 컨디션, 수급 등과 어울려 많이 쓰인다.

올바른 언어생활은 어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내용을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