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大暑)다. 소서(小署)와 입추(立秋) 사이의 1년 중 열두 번째 절기(節氣)다. 이글거리는 태양(日)아래 사람(者)이 서있으니 더위 먹기[中暑·暑暍] 쉬울 때다. 사계절은 사립(四立, 입춘·입하·입추·입동)에서 시작한다. 사립 전 18일간은 흙기운(土氣)이 왕성한 토왕지절(土旺之節)로 더위나 추위가 극에 달한 뒤 계절이 바뀐다. 대서부터 입추까지를 5일씩 끊어 삼후(三候)라 불렀다. 초후(初候)에는 썩은 풀에서 반딧불이 나오고(腐草爲萤), 차후(次候)에는 흙에 습기가 많고 무더우며(土潤溽暑), 말후(末候)에는 큰비가 때때로 온다(大雨時行)고 했다. 무더위는 삼복(三伏) 즈음이 최고다. 하지(夏至) 후 천간(天干)이 세 번째 경(庚)인 날을 초복, 그 다음 경일(庚日)이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으로 계산한다. 당(唐)나라 두목(杜牧)은 ‘초가을에(早秋)’라는 시에서 ‘무더위는 혹독한 관리 떠나듯 물러가고(大暑去酷吏), 맑은 바람은 옛 친구 찾아오듯 불어오네(淸風來故人)’라며 지기(知己)를 닮은 청량한 바람을 찾았다. 시성(詩聖) 두보(杜甫)는 ‘남쪽을 바라보니 푸른 소나무가 골짜기에 걸쳐 있는데(南望靑松架短壑), 어찌하면 맨발로 두터운 얼음을 밟을 수 있을까(安得赤脚踏層氷)’라며 서늘한 상상으로 더위를 이겼다. 그는 ‘여덟 가지 피서법(消暑八事)’을 제시했다. 송단호시(松壇弧矢, 솔밭에서 활쏘기), 괴음추천(槐陰鞦遷, 느티나무 아래에서 그네타기), 허각투호(虛閣投壺, 넓은 정각에서 투호하기), 청점혁기(淸簟奕棋,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서지상하(西池賞荷,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동림청선(東林聽蟬, 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우일사운(雨日射韻, 비 오는 날 한시 짓기), 월야탁족(月夜濯足, 달밤에 탁족하기)이 바로 그것. 지난 6월 전국 최고기온이 체계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지구촌 평균기온도 최근 131년 이래 최고치였다고 한다. 원활한 전력 수급을 위해 냉방 온도까지 통제할 정도다. 지혜로운 친환경 더위 사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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