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漢字文學/[생활한자]

[한자 이야기]<910>

好學 2010. 7. 10. 08:10

 

[한자 이야기]<910>

 

子張曰, 執德不弘하며 信道不篤이면...





‘論語’ ‘子張’의 제2장에서 자장은 인간으로서 덕을 잡아 지킴이 넓지 못하고 도를 믿음이 독실하지 못하면 존재감을 상실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執德의 執은 붙잡아 지킴, 德은 도를 體得(체득)함이다.

不弘은 德量(덕량)이 좁음이다.

道는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理를 말한다. 不篤은 두텁지 못함이다.

焉能爲有는 어찌 능히 있다고 하겠는가라는 뜻으로, 반어법이다.

焉能爲亡는 어찌 능히 없다고 하겠는가라는 뜻으로, 역시 반어법이다.

亡은 無와 같다.

‘焉能爲有 焉能爲亡’은 그런 도와 덕을 어찌 있다고 하겠고 어찌 없다고 하겠는가라고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남송의 饒魯(요로)는, 이런 사람은 살아도 當世(당세)의 중함이 될 수 없고 없어도 당세의 가벼움이 될 수 없다고 풀었다.

그 사람 자체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어서 당세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말한 것이 된다.

조선후기의 魏伯珪(위백규)도 饒魯의 설을 따랐다. 그리고 사람이 멀쩡히 살아 있으면서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식으로 간주된다면 그 생명은 이미 죽은 것이라고 했다. 누군가가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살아 있는 것은 물체로서 존재하는 것이어서 개나 돼지도 반드시 있다든가 없다든가 하는 식으로 물체로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면서도 존재감을 상실한다면 이미 물체의 속성도 지니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 경우 하루에 일만 번을 죽는다고 해도 누가 그 사람이 죽고 없다는 사실을 알겠는가. 그렇다면 음식을 먹고 편히 쉬고 있을 때라도 그 사람은 이미 죽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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